한국과 일본 교회가 오늘(11일) 서울복음교회에서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한 한일 공동시국기도회’를 열고,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 아베정부의 경제보복을 규탄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일본기독교협의회(NCCJ)는 아베정부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조치가 자유로운 경제 질서를 해치고, 나아가 한일 양국의 민주주의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최형묵 목사는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 “아베정부가 안보상의 이유를 들고 있지만, 이는 일본의 평화헌법을 개정하기 위한 정치적 책략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제국주의 침략의 불행한 역사를 온전히 청산하고 평화를 이뤄내야 하는 역사적 책무를 방기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최형묵 목사는 강제징용노동자 배상 판결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정의와 평화, 인도주의에 입각해 해법을 찾아야 할 사안들”이라면서 “보편적 가치와 국제적 규범에 근거해 해법을 찾아야지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의 감정에 편승해 다뤄선 안된다”고 선언했다.
최목사는 일본정부에 대한 수출규제를 즉각 철회하고, 나아가 과거 제국주의 시대의 과오를 철저히 사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의 몫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일본기독교협의회를 대표해 방문한 세키타 히로오 목사는 “일본정부는 자기의 전쟁 책임을 윤리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경제보복을 가하고 있다”면서 “일본 그리스도인으로서 진정으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아베정권의 교만한 외교정책의 실태를 비판하고 한일관계의 올바른 회복을 원한다”고 말했다.
세키타 목사는 “기독교를 비롯한 여러 정의감 있는 일본인들은 아베정권을 강하게 경계하고, 한국과의 화해와 공생을 진심으로 원하고 있음을 이해해달라”고 말하고, “일본구 위안부 문제, 조선학교 민족교육 후원 문제, 헤이트 스피치(의도적 차별, 혐오 발언) 철폐 등의 노력을 계속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기도회에 참가한 한일 두 나라 그리스도인들은 공동기도를 통해 한일 관계의 회복을 기도했다.
NCCJ 부의장인 야하기 신이치 신부는 “1965년 한일협정을 두 나라 간의 정치적, 경제적 거래로 끝내버린 것을 두 나라가 참회해야 할 것”이라면서, 전후 74년 간 일본이 한국과 북한에 진실한 사죄를 하지 않은데 대해 용서를 구했다.
이번 한일 기도회에는 NCCJ에서 5명이 참석했다. NCCJ 총간사인 김성제 목사는 “수출 규제의 근본에는 역사문제가 있다”면서 “일본은 성실하게 한국에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가 일본의 민주주의를 위해 협력해달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최근 일본에서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취소된 것과 관련해 “일본헌법에 나와있는 표현의 자유가 일본에서 사라졌다”면서 “과거 1970년대에는 일본 교회가 한국 민주화를 위해 협력했지만, 이제는 일본의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 한국교회가 기도하고 도와주어야 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교회협의회는 오는 15일 광복절을 맞아 한국그리스도인 시국기도회를 개최한다. 한국교회총연합을 비롯해 한국YMCA 한국YWCA , 사회선교단체들이 연대해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를 비판하고 한일갈등 해소와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 기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