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핵합의 파기로 이란과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미국의 중국과 벌여놓은 또다른 '전선'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11일 한국은행 해외경제포커스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간 긴장으로 중동발 원유 가격 상승 압력이 있으나, 미중 무역갈등 심화로 인해 아예 수요가 둔화되는 양상이다.
한은은 최근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동 산유국들의 원유 수출차질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의 대이란 경제제재 유예조치 중단 이후 이란이 6월 미군 무인정찰기 격추 등으로 적극 대응하고, 미국이 다시 호르무즈 해협에서 대이란 군사연합체를 추진하고 나서면서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다.
이란과 유조선 억류조치를 주고받은 영국이 참여 방침을 드러낸 호르무즈 군사연합체에 대해 미국은 독일, 일본, 우리나라를 향해 군함 파견 등을 종용하고 있다.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은 전세계 석유소비의 21%에 상당하는 일평균 2070만배럴의 석유가 운반되는 세계 최대의 원유 수송루트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국제유가는 8월 이후 하락하는 모습이다.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가 상승 압력으로 잠재하고 있으나,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하락세라는 얘기다.
한은은 "최근 국제유가는 글로벌 수요 둔화가 기조적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미중 무역협상의 진행양상에 좌우되고 있다"며 "향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이곳의 원유수송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유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