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운데)는 불성실한 태도로 많은 한국 축구팬의 실망을 유발했다. 박종민기자
‘알맹이’가 없다. K리그와 유벤투스가 대립각을 세우는 가운데 이들의 연결고리였던 로빈 장 대표와 더 페스타의 분명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
세계적인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는 최근 12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가 크게 ‘팬심(心)’을 잃었다.
호날두가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친선경기에 45분 이상 나설 것으로 알려지며 6만5000석의 입장권은 발매 2시간 30분 만에 모두 팔렸다. 그 결과 60억원의 한국 축구 역사상 전무한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렸다.
하지만 호날두는 몸 상태를 핑계로 팬 사인회에 불참한 데 이어 경기에도 끝내 불참했다. 경기 당일 많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경기장을 찾았던 6만5000명의 축구팬은 호날두가 그라운드에 나서는 모습을 단 1초도 보지 못한 채 씁쓸하게 돌아와야 했다.
불성실한 태도에 경기장을 찾은 많은 축구팬은 호날두의 라이벌인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의 이름을 외쳤고, 호날두는 인사도 없이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던 호날두는 이탈리아로 돌아가 곧바로 자신의 SNS에 운동하는 모습을 게시하자 국내 축구팬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그라운드 위에서 적으로 만났던 유벤투스와 K리그는 그라운드 밖에서도 진실 공방으로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박종민기자
이런 상황에서 유벤투스를 상대한 ‘팀 K리그’를 친선경기에 출전시켰던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유벤투스의 불성실한 태도를 지적하는 항의 서한을 유벤투스와 세리에A 사무국, 아시아축구연맹에 발송했다. 그러자 유벤투스는 오히려 방한 기간 한국에서 원활한 협조가 부족했다고 반박하며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그라운드에서 적으로 만난 유벤투스와 ‘팀 K리그’는 그라운드 밖에서도 으르렁대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 둘의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할 친선경기 주최사 더 페스타와 로빈 장 대표는 둘의 관계 개선에 나서지 않은 채 소극적인 언론 대응만 하고 있다.
유벤투스는 더 페스타와 계약해 방한을 결정했다. 프로축구연맹 역시 더 페스타와 계약해 유벤투스의 상대로 결정됐다. 유벤투스와 프로축구연맹은 서로 계약이 아닌 더 페스타와 계약을 통해 같은 경기장에 나서게 됐다.
유벤투스와 더 페스타, 프로축구연맹과 더 페스타의 계약 조항은 철저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 계약 조항이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만큼 현 상황에 대한 더 페스타의 해명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더 페스타, 그리고 로빈 장 대표는 유벤투스와 프로축구연맹의 대립 관계를 방관하는 모양새다. 기자회견을 통해 구체적인 계약에 대해 설명하겠다던 이들은 최소한의 언론 대응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고 있다. 주객이 전도된 이 상황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더 페스타와 로빈 장 대표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