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호사카 유지(세종대 교수)
딱 이틀 후면. 그러니까 8월 2일이면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 즉 수출 심사 우대 국가에서 제외할지 말지를 결정하는데요. 지금으로서는 제외가 될 가능성이 아주 커 보입니다. 만약에 실제로 제외가 된다면 1100여 개 품목을 우리가 일본에서 수입할 때 일일이, 건건이 일본 정부 허가를 받아야 되는 거죠. 물론 1100여 개 품목을 다 일본이 적용시킬지 아닐지는 이것도 일본 마음인 겁니다.
그렇게 되면 절차가 엄청 까다로워지겠네, 번거로워지겠네 차원의 문제가 아니고요. 그 차원 정도가 아니고요. 만약 일본이 딴죽을 걸어서 허가 자체를 안 내주면 우리 기업들은 발을 동동 구르면서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는 우리 기업들의 목줄을 죄는 상황이 벌어지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 4일에 반도체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가 시행된 뒤로요. 지금까지 일본이 그 3개 품목에 대해 수출을 허가한 건 1건도 없습니다. 한 달 동안 0건입니다, 제로.
3개만 해도 이런데 1100여 개 품목에 적용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이거죠. 일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어제 화이트리스트 제외 가능성이 높다고 공개적으로 이야기를 한 마당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고민을 좀 심각하게, 더 진지하게 해 봐야 될 것 같아서 세종대학교 호사카 유지 교수 오늘 스튜디오에 모셨어요. 교수님, 어서 오세요.
◆ 호사카 유지>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강경화 장관마저 가능성을 높게 본 걸로 봐서는 교수님도 그렇게 전망하시는 겁니까?
◆ 호사카 유지> 일단 일본 쪽에서는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다, 이것을 처음부터 하나의 목표로 삼고 왔기 때문에. 그러니까 3개 먼저 수출 규제했지 않습니까? 이것을 먼저 맛보고 한국이 어떻게 나올지를 보고 그다음에 화이트리스트. 이러한 순서로 가는데요. 그러나 일단 일본 쪽에서는 아직 이틀 남아 있기 때문에 어제의 상황에서는 산케이신문을 통해서 어느 정도의 해결책을 조금 제시하기는 했습니다.
◇ 김현정> 산케이신문이라면 우익 신문이잖아요?
◆ 호사카 유지> 그러니까 자민당의 기관지 같은.
◇ 김현정> 여당의 기관지.
◆ 호사카 유지> 네, 그러니까 그런 데를 통해서 정부의 어느 정도의 방침을 흘릴 적이 상당히 많은 게 일본입니다.
◇ 김현정> 늘 방침을 흘려 왔어요, 사실 산케이를 통해서 아베 정부는.
◆ 호사카 유지> 그렇습니다. 산케이나 요미우리도 그랬지만요. 산케이는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일단 정상 회담을 하기 위한 조건이 있다. 그것은 강제 징용자 판결 문제.
◇ 김현정> 강제 징용자 배상 판결.
◆ 호사카 유지> 역시 강제 징용자 판결 문제를 거론하면서, "한국의 법원의 판결은 일본에서 존중한다." 이 말을 일단 했거든요.
◇ 김현정> 존중한다?
◆ 호사카 유지> 네, 존중한다.
◇ 김현정> 대법원 판결 존중한다.
◆ 호사카 유지> 네, 그러나 그것뿐이고요. 그러나 존중하지만 배상금이라든가 이런 것은 한국에서 모두 해결해라. 그러한 내용이 있으면 정상 회담의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아마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했는데요. 존중한다는 것은 그냥 한국의 판결이기 때문에 일본은 관여하지 않고. 그러나 일본 기업이라든가 그렇게 일본에게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막아야 된다.
◇ 김현정> 아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존중은 하는데 배상은 못 해 주겠다는 게 말입니까?
◆ 호사카 유지> 그것은 결국은 65년도에 모두 끝났다는 것을 인정해라, 다른 말로. 일단 한국의 법원의 판결은 현재까지 고노 외상이라든가 이건 있을 수 없는 판결이라든가 상당히 무례한 말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일단 존중한다는 말로 회유하려고 그런 식으로 나섰어요. 이것으로 볼 때 화이트리스트 배제라는 것은 일본도 부담이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 김현정> 지금 굉장히 중요한 대목 지적하셨네요. 지금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 이틀을 앞두고 산케이의 논조가 약간 달라졌다.
◆ 호사카 유지> 그렇죠.
◇ 김현정> 여러분 고노 외무상 아시잖아요, 무례하게 우리에게 굴었던. 그 사람 같은 경우는 아예 배상 판결 자체도 인정을 안 했었는데.
◆ 호사카 유지> 지금까지 아베 신조도 그랬습니다. 이건 국제법을 위반한 판결이다.
◇ 김현정> 아베도 그랬죠.
◆ 호사카 유지> 네, 계속 그랬어요. 그러나 일단 "존중한다"라는 말이 나왔다라는 것은 일본에서 화이트리스트 제외까지 하면 이게 파국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일본 쪽에서도 한일 관계를 어느 정도 걱정한다라는. 그러니까 일본 쪽에서는 세 품목을 이제 수출 규제하면 한국이 손을 들 것이다.
◇ 김현정> 그렇게 생각했을까요?
◆ 호사카 유지> 그랬을 거예요. 왜냐하면 그러니까 반도체의 핵심적인 내용이잖아요. 이게 한국의 경제를 사실상 망가뜨릴 수 있는 그런 급소죠. 그러니까 급소를 찔렀기 때문에 이제 완전히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 김현정> 손들 줄 알았는데.
◆ 호사카 유지> 그런데 죽지 않고 버티면서 오히려 지금 일본의 지역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고.
◇ 김현정> 불매 운동이요. 여행 안 가는 거.
◆ 호사카 유지> 그러니까 여행 안 가는 것이라든가 먼저 실제적인 피해는 일본에서 발생되고 있습니다. 한국이 아닙니다, 아직은요. 이런 부분을 생각할 때 일본 정부로서도 조금 생각해야 되는 부분들이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래서 여러분, 살짝 바뀌었답니다. 이틀 남았다, 한국. 우리가 대법원 판결까지는 존중해 줄게. 대신 기업이 돈은 못 줘. 이 정도로 타협하자라는 타협책을 하나 제시했다. 이 얘기는 우리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마는 중요한 건 그만큼 화이트리스트 배제는 일본에도 부담이라는 거. 이게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고요.
교수님, 일본 당국이 국민 의견을 수렴했다잖아요. 그랬는데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시켜야 된다. 이런 의견이 4만 건 정도가 들어왔는데 그중에 3만 건 정도가 제외시키자는 의견이 들어왔다. 이렇게 얘기가 되고 있어요. 이건 사실일까요?
◆ 호사카 유지> 일단 사실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서 전체 70% 정도가 일본의 조치,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다, 한국을. 거기에 찬성한다. 이러한 내용을 이메일로 주로 보내 왔다는 것인데요. 그러나 그중에 전문가들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전문가들, 그러니까…
◇ 김현정> 지식인들.
◆ 호사카 유지> 지식인들이자 그런 수출 규제에 관한 전문가라든가 또 경제인 그리고 경제 연합이라든가 많이 있잖아요. 그쪽에서 전경련 같은 게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모두 이것은 절대 하면 안 되는 조치다. 물론 소수이지만. 그래서 나머지 분들은 대중적인, 아베 정권의 혐한 분위기, 혐한 발언. 그런 데 일단 한국에 대해서 화가 난 사람들 그렇게 볼 수가 있는데 또 하나 말할 수가 있는 것은 이럴 때 움직이는 사람들은 아베 정권의 응원 부대들이죠.
◇ 김현정> 응원 부대들이.
◆ 호사카 유지> 적극적으로 이메일 보냈을 거예요.
◇ 김현정> 저도 지금 그 생각한 게 아니, 이 문제에 대해서 4만 명이나 이메일을 보내? 이렇게 관심이 높아? 듣기로는 일본 국민들이 크게 관심 없었다고 알고 있는데. 그런데 일종의 댓글 부대 같은 게 있다는 거예요? 우리 예전 댓글 부대같이?
◆ 호사카 유지> 댓글 부대뿐만 아니라 아베 정권의 사상적인 내용을 모두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 일본회의라고 알려져 있고요.
◇ 김현정> 일본회의라고 있죠.
◆ 호사카 유지> 그 사람들 중에 열성적인 정치 활동을 하는 사람들 4만 명 정도로 알려져 있어요. 그러니까 이번에 4만 건의 이메일이 들어왔다는 게 그런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왜냐하면 아베 정권은 그러한 뭐라고 할까. 여론 몰이를 자신들의 지지 단체에 많이 시키는 경우가 대단히 많습니다.
◇ 김현정> 여론 몰이를.
◆ 호사카 유지> 그러니까 보통 일본에서도 이럴 경우는 그냥 이메일만 받고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다음에 공청회를 열어요. 공청회를 열어가지고 사실상 그때 정식적인 여론 수렴을 하는 거죠. 대표자라든가 시민 대표도 오고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그다음에 해야 되는데 그것을 제외하고 이메일의 결과만 보고 이제 화이트리스트를 제외한다.
◇ 김현정> 공청회 없네요, 진짜 이번에는 보니까?
◆ 호사카 유지> 이것은 사실상 있을 수 없는 포퓰리즘. 그것을 그러니까 여론 조사를 해도 그러니까 산케이가 할 때는 70%라 하고 다른 데가 하면 57%, 45%로 낮아집니다. 이런 것을 볼 때 상당히 여론적인 조작을 충분히 했다고 저는 보거든요.
◇ 김현정> 여론 조작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아베 정권의 응원 부대. 우리 예전에 마치 댓글 부대 같은 이런 데서 조직적으로 움직여서 이메일을 보냈을 가능성을 호사카 유지 교수는 보시는 거고요.
◆ 호사카 유지> 아까 말씀하셨잖아요. 일본 사람들이 많이 관심 없어요, 이 문제에 대해서.
◇ 김현정> 그러니까요. 관심 없다면서요, 크게.
◆ 호사카 유지> 또 젊은 사람들은 특히 한국이 선진국인데 왜 일본 제품을 아직도 사나요? 그럴 정도니까.
◇ 김현정> 그럴 정도로.
◆ 호사카 유지> 그러니까 K-POP을 좋아하는 애들은 한국의 제품이 오히려 좋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일본 제품을 아직 써서 이번에 그렇게 난리를 치냐. 이해가 안 된대요.
◇ 김현정> 그 정도 상황. 알겠습니다. 교수님, 그러면 제가 궁금한 건 일본이 아까 화이트리스트 사실상 배제하려고 드니까 일본도 좀 겁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왜 이렇게까지 나오는 것인가. 좀 근본적인 얘기를 하고 싶어요. 우리가 처음에는 참의원 선거용인 줄 알았잖아요. 내부 정치용인 줄 알았는데 참의원 선거 끝났는데도 이렇게 가는 거. 이거 단순히 아베 총리가 평화 헌법 개정하기 위한 그 목표 하나만인가. 더 있는가. 의견들이 분분합니다. 교수님은 어떻게 보세요?
◆ 호사카 유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있죠.
◇ 김현정> 복합으로 보십니까?
◆ 호사카 유지> 그러나 기본적으로 남북이 평화와 공존을 하는 이러한 방향에 대해서 일본도 일단 인정했죠. 그러나 현재 아베 정권에 있어서는 남북이 평화 공존으로 가는 것을 상당히 싫어하는 것입니다.
◇ 김현정> 우리가 커지고 하나가 되는 게 두려운 겁니까?
◆ 호사카 유지> 네, 다른 전통적인 보수 정권이면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한국과 평화 공존하고 북한하고도 평화 공존하는 그 일본이 대단히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베 정부는 그렇지 않습니다. 아베 정부의 생각은 한반도를 일본의 영향 하에 계속 두고 싶다는 것이 있기 때문에.
◇ 김현정> 그러려면 갈라져 있어야 돼요.
◆ 호사카 유지> 그렇게 해서 따로따로 북과 남에 영향을 주고 싶은 생각이고 또 앞으로 또 북한을 계속 도울 수가 있는 남한이라는 것을 경제적으로도 망가뜨려야만이 이제 남북이 경제적으로 부상하는 것을 막을 수가 있고. 앞으로 일본이 지금 노령화도 30% 이상이 65세 이상이기 때문에.
◇ 김현정> 심각하죠.
◆ 호사카 유지> 엄청나게 심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한반도가 그렇게 될 경우는 일본의 경제력으로 충분히 추월을 한다. 이런 장기적인 눈으로 보고 이제 이 참에 좀 망가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 김현정> 망가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면 강제 징용 배상 판결은 거기에 하나의 빌미일 뿐이군요, 그들이 삼은.
◆ 호사카 유지> 네, 물론 그것도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고요. 왜냐하면 배상을 인정하면 북일 수교 때 북한이 배상을 요구하기 때문에.
◇ 김현정> 북한도.
◆ 호사카 유지> 그때는 천문학적인 배상을 해야 됩니다. 보상하고 다르거든요, 배상하고. 그것도 역시 일본의 경제에 엄청난 직격탄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강제 징용자 판결은 배상이라고 나왔기 때문에 이것을 절대 인정하면 안 된다. 바로 이런 식으로 나온 것입니다.
◇ 김현정> 상당히 복합적인 이유에 의해서 지금 움직이고 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갈 거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는 거군요.
◆ 호사카 유지> 그리고 또 하나는 역시 한국의 경제를 망가뜨리게 되면 어차피 이게 군사력하고도 연결되기 때문에 한국의 군사력도 망가뜨릴 생각인 거예요.
◇ 김현정> 그렇군요.
◆ 호사카 유지> 그렇게 되면 이제 한국은 중국 편이기 때문에 일본의 군사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논리가 되는 것입니다. 이게 미국하고 일본의 미일 동맹을 강화한다. 이것은 트럼프가 좋아하는 이야기고요. 또 일본군을 강화한다. 지금은 자위대지만 그럴 경우는 미국도 개헌에 동조해 달라. 개헌하여서 일본군을 만드는 이게 아베의 개인적인 숙원이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호사카 유지> 이것도 다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다 연결되어 있는 이거 한방으로 다 해결되겠구나라고 아베 총리 머릿속에 계산이 있군요. 알겠습니다.
◆ 호사카 유지> 그러니까 올인한 거죠.
◇ 김현정> 교수님, 지금 1분 남았는데 해법을 놓고 정말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집니다. 특사 보내자, 지소미아 폐기하자, WTO 제소하자. 개인 의견. 어떤 게 제일 필요하다고 보세요?
◆ 호사카 유지> 저는 개인 의견으로서는 일단 강경으로 계속 가야 된다.
◇ 김현정> 강경으로.
◆ 호사카 유지> 그러니까 하나가 아니고요. 총동원해서 모든 수단을 강구하여서 일본이 양보하도록 만들어야 되고 그리고 또 지금 일본의 경제계가 엄청난 걱정을 하고 있어요.
◇ 김현정> 엄청 걱정해요?
◆ 호사카 유지> 일본의 제조업이 망가진대요. 중국에 대한 수출도 안 되는 그 상황이에요, 지금. 미국의 여러 가지 경고 때문에. 그런데 그다음에 한국한테도 여러 가지 수출 규제가 들어가면 일본의 전통적인 제조업이 많이 망가진대요. 이게 일본 제조업계의 굉장한 고민입니다.
◇ 김현정> 강경하게 가자. 할 수 있는 걸 다 해야 될 때다.
◆ 호사카 유지> 물론 외교의 문도 열어놓고 있으면서도.
◇ 김현정> 외교도 물론이고요.
◆ 호사카 유지> 해야 되는 것이고요.
◇ 김현정> 강경하게 가는 게 외교에도 도움이 되겠죠, 외교 카드로서.
◆ 호사카 유지> 그러니까 경제라는 것은 외교의 연장이기 때문에 모두가 하나로 생각해서 강경하게. 그리고 문을 열어놓고.
◇ 김현정> 알겠습니다. 호사카 유지 교수님 고맙습니다.
◆ 호사카 유지> 감사합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