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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재숙이 '외모 지상주의'에 날린 일침…그리고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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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숙 언니가 이 세상의 모든 재희들에게 보내는 편지'
24일 자신의 SNS에 글 올려
'외모의 잣대'로 평가하는 사람들에게 날리는 하재숙의 일침
"어떤 모습이든 묵묵히 살아가는 나를 사랑해주자"
배우 고원희·윤세아 비롯해 누리꾼 응원 쏟아져

배우 하재숙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다만, 완벽한 엄마로, 훌륭한 주부로, 다정한 아빠로, 한 사람의 인간으로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그놈의 '살' 때문에 '외모' 때문에, 그들의 인생에 대한 노력까지 폄하하지 말아 달라는 얘기입니다요. (중략) 도대체 "여배우답다"라는 게 뭔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배우로 살아가는 내 모습도 너무 사랑하기에. 개미허리는 못 될지언정 뭔가는 노력하고 배우고 도전하며 살아갈 것이고. 배역에 필요하다면 기꺼이 다이어트에도 또다시 목숨 걸고 달려보겠지. 그저,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모습을 조금만 예쁘게 봐주십사. 그리고 어떤 모습이든 묵묵히 살아가는 나를 사랑해주자. 뭐 그런 빤한, 빤하지만 빤하지 않은 말을 토해내고 싶은 밤이다."

배우 하재숙이 보이는 모습으로 자신과 사람을 평가하는 '외모 지상주의' 사회에 일침을 가했다. 술김에 끄적거린 글이라 하지만, 띄어쓰기 하나 없는 그의 긴 글 안에는 그간 '배우 하재숙', 혹은 '인간 하재숙'을 '하재숙'이 아닌 '외모'라는 잣대로 수없이 평가하고 옭아맨 사회를 향한 비판이 엿보인다. 그의 진심과 소신에 많은 이들이 응원을 보내고 있다.

배우 하재숙은 지난 24일 자신의 SNS에 '재희를 떠나보내며'라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재희'는 최근 종영한 KBS2 드라마 '퍼퓸'에서 하재숙이 맡았던 역할로, 극 중 '민재희'는 패션모델을 꿈꾸는 40대 주부다. 하재숙은 드라마 전개를 위해 수개월에 걸쳐 다이어트를 했고, 24㎏을 감량했다고 밝혔다.

'재희를 떠나보내며'에서 하재숙은 최근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몇 ㎏ 뺐어요?", "어떻게 뺐어요?"라고 전했다.

하재숙은 "뚱뚱한 자체를 아름답게 봐달라고 얘기한 적은 결단코 없다. 날카로운 칼날 같은 '외모의 잣대'로 냉정하게 평가당하는 직업을 갖고 살아가고 있는데. 나라고 내가 한심하고 답답한 날이 없었을까"라며 "심장을 서늘하게 만드는 악플이 있었고, 술의 힘을 빌려 크게 이야기해보고자 한다"고 전했다.

그는 "그저 날씬해지는 것이 자기 관리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게 서글펐을 뿐. 배우 일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엄청나게 독서를 했고, 악기를 배웠고, 춤을 배웠고, 운동도 참 열심히 했는데"라며 "결국 나는 자기관리를 '전혀' 하지 않은 한심하고 게으른 사람이 되는 순간들과 마주하면, 감기약 세 봉지를 물 없이 삼킨 듯한 씁쓸함을 느낄 수밖에"라고 토로했다.

배우 하재숙 (사진=하재숙 인스타그램 캡처)

 

배우로서 교양을 쌓아 올리고, 다양한 경험을 하려 노력했지만 하재숙에게 돌아온 건 '외모 평가'였다. 하재숙의 외모가 '여배우'와 어울리지 않다는 것, 결국 그의 외형은 게으름의 결과라는 이야기였다.

하재숙은 "아무것도 해보지 않겠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완벽한 엄마로, 훌륭한 주부로, 다정한 아빠로, 한 사람의 인간으로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그놈의 '살' 때문에 '외모' 때문에, 그들의 인생에 대한 노력까지 폄하하지 말아 달라는 얘기"라며 "다시 예전 몸무게로 돌아갈지 안 돌아갈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이렇게 사람 좋아하고 잘 웃고 남의 아픔에 잘 울어주는 내가 좋다"라고 말했다.

하재숙은 "도대체 '여배우답다'라는 게 뭔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배우로 살아가는 내 모습도 너무 사랑하기에"라고 덧붙였다.

'퍼퓸'에 함께 출연한 배우 고원희는 하재숙의 글에 "선배님은 그 자체로 너무나 아름답다"라고, 윤세아는 "매력덩어리 사랑둥이"라고 댓글을 남겼다. 누리꾼들도 "마지막 문단으로 이 새벽에 왜 눈물이 나는지. 위안받고 갑니다", "너무 사이다! 항상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계시든 응원합니다" 등의 응원글을 남기고 있다.

하재숙은 지금도 어디선가 '외모 지상주의'로 인해 숨 막힐 듯 압박 받는 모든 '재희'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해주라고, 그리고 세상 앞에 당당하라고 말이다.

"그저,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모습을 조금만 예쁘게 봐주십사. 그리고 어떤 모습이든 묵묵히 살아가는 나를 사랑해주자. 뭐 그런 빤한, 빤하지만 빤하지 않은 말을 토해내고 싶은 밤이다. (중략) 이 세상의 모든 재희야! 너 정말 열심히 잘 살아왔다! (중략) 그러니 앞으로도 헛짓거리 하지 말고, 그 어떤 시련이 닥쳐와도 잘 살아가자! 알았지? 세상? 그거 못 바꾼다! 그냥 네가 바뀌어라! 네가 바뀌면 언젠가 세상도 바뀌지 않겠니? 당당하게 살아가라! 네가 젤 예쁘다! 네가! 그 누구보다! 제일! 소중하다."

KBS2 드라마 '퍼퓸'에서 민재희 역에로 출연한 배우 하재숙 (사진=방송화면 캡처)

 

다음은 배우 하재숙이 이 세상 모든 '재희'에게 보내는 글 전문.

재희를 떠나보내며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얘기. "몇 kg 뺐어요?", "어떻게 뺐어요?"

하필이면! 재희의 꿈이 패션모델일 줄이야. 그럼 빼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봐야 한다. 재희의 꿈을 위해서!

나에게 종교 같았던 탄수화물과 신념 같았던 소주와 완벽하게 생이별하고. 굳이 만나고 싶지 않던 각종 채소와 단백질의 대환장 콜라보로 닭똥 냄새를 석 달 넘게 풍기면서 운동까지 해댔으니. 사실 이만큼 감량했노라고, 이렇게 노력했다고 여기저기 떠들어 대고 싶은 맘이 굴뚝같지만…. ㅋ (물론 지금도 "날씬함"과는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다)

뚱뚱해도 당당하다고, 뚱뚱한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예뻐해 달라고 외쳐대던 지난날을 떠올리며. 다이어트 조금 했다고 자랑질해대기도 민망한 지금. 내가 이렇게 구구절절 서론이 길었던 이유는, 평생을 뚱뚱하게 살아왔고 현재도 개미허리를 만나려면 다시 태어나는 게 빠를 것 같은 삶을 살아가면서. 뜨겁게 느끼고 느낀 바를 '재희'를 통해 잠깐이라도 하소연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을 추억해 보고자 함이다.

'재희'는 찬란했던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기적의 향수라도 득템했지만, 모태 통통족으로 반평생 살아온 나는! 향수를 손에 쥐여줘도 돌아갈 수 있는 화려한 과거의 모습이 없다는 사실에 통탄을 금할 길이 없다. ㅋ 그렇다고 나불나불 입방정도 못 떨겠나 싶어 술김에 이렇게 끄적거리고 있다는. ㅋ

무려 석 달 만에 만난 소주야 반갑다^^ 너 참 달더라. 요 녀석!

실시간 댓글을 보면서 낄낄대는 재미로 살다가 한 번씩 심장이 서늘해지는 악플을 발견하곤 혼잣말로 시원하게 욕지거리를 해줬는데…. 오늘 한 번 큰소리로 외쳐 보련다.

"뚱뚱한 걸 미화하지 말라고?!" 애초에 아름답게 봐줄 맘이 0.00001%도 없으면서. 그놈의 '미화(美化)'가 되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뚱뚱한 자체를 아름답게 봐달라고 얘기한 적은 결단코 없다. 날카로운 칼날 같은 '외모의 잣대'로 냉정하게 평가당하는 직업을 갖고 살아가고 있는데. 나라고 내가 한심하고 답답한 날이 없었을까. ㅜㅜ 그저 날씬해지는 것이 자기 관리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게 서글펐을 뿐. 배우 일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엄청나게 독서를 했고, 악기를 배웠고, 춤을 배웠고, 운동도 참 열심히 했는데….

결국 나는 자기관리를 '전혀' 하지 않은 한심하고 게으른 사람이 되는 순간들과 마주하면, 감기약 세 봉지를 물 없이 삼킨 듯한 씁쓸함을 느낄 수밖에^^;;

이쯤 되면 들리는 얘기. "다~너의 건강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 주접떨지 마! 내 건강 내가 챙긴다! 그런 말은 다이어트 곤약 젤리라도 한 봉지 손에 쥐어주면서 해야 하는 말이다! 인마!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뚱뚱한 걸 미화하려고 시작한 얘기가 아니다. 다 안다. 건강에도 안 좋고 블라블라블라….

알지만 잘 안 된다. 숱하게 시도해봤는데, 나한테는 그게 유독 힘들더라. 너는 안다고 다 되더냐. 그렇다고 배 째라는 것도, 아무것도 해보지 않겠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완벽한 엄마로, 훌륭한 주부로, 다정한 아빠로, 한 사람의 인간으로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그놈의 '살' 때문에 '외모' 때문에, 그들의 인생에 대한 노력까지 폄하하지 말아 달라는 얘기입니다요. 네?!

'재희'와 헤어지고 다시 인간 하재숙으로 돌아가면 동네 해녀 엄마들과 쭈그리고 앉아서 수다 떨고. 동네 선장님께서 좋은 안줏거리 생겼다고 한 잔 찌끄리자 하시면 거나하게 취하는 날도 생기면서. 다시 예전 몸무게로 돌아갈지 안 돌아갈지 잘 모르겠다만. 나는 이렇게 사람 좋아하고 잘 웃고 남의 아픔에 잘 울어주는 내가 좋다.

도대체 "여배우답다"라는 게 뭔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배우로 살아가는 내 모습도 너무 사랑하기에. 개미허리는 못 될지언정 뭔가는 노력하고 배우고 도전하며 살아갈 것이고. 배역에 필요하다면 기꺼이 다이어트에도 또다시 목숨 걸고 달려보겠지.

그저,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모습을 조금만 예쁘게 봐주십사. 그리고 어떤 모습이든 묵묵히 살아가는 나를 사랑해주자. 뭐 그런 빤한, 빤하지만 빤하지 않은 말을 토해내고 싶은 밤이다.

끝으로, 뜬금없지만. 큼큼. 내가 100kg이든, 50kg이든, 결혼하고 30kg이나 찐 것도 타박 한 번 하지 않고 나를 '있는 그대로' 한결같이 예쁘다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응원해주는 나의 '이스방'. 당신은 진짜 내 인생에 '서이도'보다 멋진 남자야♡ 감사합니당! 사랑하고 존경합니다!(여러분~뜬금없다고 전제를 깔아 놨으니 쫌만 봐줘요잉! ㅋ 넘 멋있는데 어쩌란 말이냐!)

이 세상의 모든 재희야! 너 정말 열심히 잘 살아왔다! 너도 한때 누군가가 그토록 절절하게 그리워하던 첫사랑이었다니 이 얼마나 심장 떨리게 멋진 일이냐! 첫사랑까지 갈 것도 없다.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난 순간 감격에 겨워 터져 나오는 울음을 삼키던 부모님이 있고, 세상에 깨지고 넘어지면 조용히 소주잔 기울여주는 친구가 있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저릿할 정도로 심장이 뜨거워지는 일 아니냐!

그러니 앞으로도 헛짓거리 하지 말고, 그 어떤 시련이 닥쳐와도 잘 살아가자! 알았지? 세상? 그거 못 바꾼다! 그냥 네가 바뀌어라! 네가 바뀌면 언젠가 세상도 바뀌지 않겄니? 당당하게 살아가라! 네가 젤 이뿌다! 네가! 그 누구보다! 제일! 소중하다♡

written by 재숙 언니가. 이 세상의 모든 재희들에게.
배우 하재숙 (사진=하재숙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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