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공장장으로 변신한 SK 최정 (사진=연합뉴스 제공)
올시즌 최다홈런 부문 1위에 올라있는 최정은 '홈런 공장장'으로 변신했고 '로-맥아더 장군'은 늠름한 위용을 자랑했다. 최근 은퇴한 '꽃' 이범호는 KBO의 초청으로 1루 명예코치를 맡아 야구장을 화사하게 빛냈다.
태풍 '다나스'의 영향으로 하루 뒤로 밀린 21일 오후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올스타전은 승부의 중압감을 잠시 내려두고 야구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별들의 축제 그 자체였다.
전반기를 1위로 마친 SK 선수들의 통통 튀는 아이디어가 올스타전 초반을 뜨겁게 달궜다. 올해 신설된 베스트 퍼포먼스상의 경쟁이 치열했다.
최정은 공사 현장의 소장을 떠올리게 하는 근무복과 안전모를 쓰고 1회 첫 타석에 등장했다. 유니폼 뒤에는 '홍런 공장장'이라고 적혀 있었다. 의상과 철모가 너무 잘 어울려 반응이 뜨거웠다.
SK 구단은 아이디어가 처음 나왔을 때 선수단 사이에서 "최정이 착용하는 상상 만으로도 웃기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소개했다.
SK 거포 로맥은 '로-맥아더' 장군으로 변신했다. 한국 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했던 미국의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을 연상케 하는 담배 파이프를 입에 물고 가죽 점퍼와 모자,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한껏 멋을 냈다.
로맥은 5회말이 끝나고 진행된 홈런 레이스에서 홈런 7개를 기록, 대포 2방에 그친 샌즈를 제치고 올스타전 홈런왕의 영예를 차지했다.
창원에 '로-맥아더' 장군이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외국인 타자만큼이나 힘이 좋다고 해서 '동미니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한동민은 도미니카 공화국 국기가 그려진 유니폼을 입고 나왔다. 원정 유니폼에 도미니카 공화국의 국기를 리폼한 아이디어는 한동민이 직접 냈다.
고종욱은 자메이카 국기 디자인에 '고볼트'라는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3회초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자메이카 출신의 육상 영웅 우사인 볼트 특유의 세리머니 자세를 따라 했다. 공교롭게도 고종욱은 빠른 발을 활용해 2루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고종욱은 구단 자체 방송에 출연해 올스타 선정시 팬들의 원하는 아이디어를 직접 실행하겠다고 공약했다. 당시 팬들은 '보노보노' 캐릭터를 원했지만 고종욱은 최근 한일 이슈를 고려해 '고볼트' 아이디어를 선택했다.
현장 뿐만 아니라 TV를 통해 관람하는 팬들을 위해 올스타전에서나 볼 수 있는 다채로운 이벤트가 끊임없이 펼쳐졌다.
TV 생중계를 실시한 SBS 스포츠는 경기 초반 양팀 포수에게 마이크를 달아 경기 중 선수끼리 어떤 말을 주고 받는지 궁금해하는 야구 팬들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풀어줬다.
드림올스타 포수 강민호(삼성)는 2회말 린드블럼(두산)이 최재훈(한화)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고 이닝을 끝내자 날카로웠던 제구력을 칭찬하는 의미로 "굿 컨트롤(good control)"이라는 말을 연발했다.
드림올스타 한동민이 4회초 2타점 적시타 때 멜 로하스 주니어(KT)가 홈에서 기막힌 슬라이딩으로 포수의 태그를 피했다. 이때 비디오 판독이 실시됐는데 주심 뿐만 아니라 나눔올스타 포수 한승택(KIA)이 직접 헤드셋을 쓰는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로하스 주니어는 올스타전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았다. 6회초 한동민의 안타 때 또 한번 홈에서 몸을 날렸다.
원심은 아웃이었지만 로하스 주니어는 즉각 직접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그리고 주심과 함께 나란히 헤드셋을 착용하고 판독 결과를 들었다. 판독 결과는 세이프로 판정 번복이었지만 심판도, 선수도 그리고 팬들도 모두 유쾌하게 웃을 수 있었다.
드림올스타 이학주(삼성)는 6회초 자신의 첫 타석 때 응원 단장 의상을 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자신의 응원곡에 맞춰 춤을 추면서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