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연극 '미저리'프레스콜에서 배우 안재욱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배우 안재욱이 자숙 후 5개월 만에 연극 '미저리'로 무대에 복귀하며 심경을 밝혔다.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는 연극 '미저리'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프레스콜에는 황인뢰 연출을 비롯해 배우 김상중, 안재욱, 길해연, 김성령, 고인배, 손정은이 참석했다.
행사 중 연극 '미저리'의 주요 장면 시연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재욱은 음주운전 논란 후 복귀작으로 연극 '미저리'를 택한 이유 등을 설명하며 입을 열었다.
안재욱은 연극 '미저리'에서 주인공인 '폴 셸던' 역을 맡았다.
안재욱은 "많이 죄송스럽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부끄럽기도 하고 해서 연기를 그만둘까 생각도 했었다"라며 "근데 제가 연기 이외에는 달리 할 줄 아는 재주가 없더라"고 운을 뗐다.
이어 "언젠가는 좋은 모습, 성실한 모습으로 보답해야 하는데, 마치 숨어있고 피해있는 것으로만 하루하루 임하면 답이 없을 것 같았다"라며 "이른감이 없지 않나 질타를 받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또다시 최선을 다하면서 어떤 방법이든 기회가 된다면 보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5개월 만에 연극 복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배우는 올라설 수 없는 무대가 없으면 끝이 아니냐"라며 "이번에 주어진 기회에 너무나 소중하게 생각하고 연습때부터 집중하면서 많이 준비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안재욱은 지난 2월 9일 밤 지방 일정을 마친 후 동료와 술을 마시고, 충분한 휴식을 가지지 않은 채 다음날 오전 서울로 향하던 중 음주 단속에 적발돼 면허 정지 처분을 받았다. 당시 안재욱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096% 였다.
이후 안재욱은 출연중이었던 뮤지컬 '광화문 연가'와 출연이 예정된 공연 '영웅'에서 하차하며 자숙기간에 들어갔다.
안재욱은 "(당시) 작품에서 하차하면서 공연 진행을 계속해야 할 컴퍼니 측에 가진 미안한 마음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라며 "근데 이번 7~8월 예술의전당에서 하는 '영웅' 공연도 하차하게 된 마당에 또 다른 극장에서 작품을 올려도 되는지에 대해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변명이 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함께 하기로 했던 팀들과 컴퍼니, 그리고 배우들이 응원도 해주고 격려도 해주고 해서 감히 그 힘을 등에 업고 한다라는 명분으로 무대에 서기는 하는데, 사실 저의 무거운 마음은 제가 알고 있는 어떤 단어나, 어법으로 표현할 방법이 없을 정도로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에겐 미워보이고 용서가 안되는 부분이 있을지 모르지만, 작은 응원이라도 힘이 된다면 발판삼아 더욱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행동을 취하는 것이 더욱 더 옳다고 생각했다"며 "비난과 질타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용기 아닌 용기를 내봤다. 더욱 더 사려깊게 생각해서 행동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