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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폭거마저 편드는 '조선일보', 어느 나라 신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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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방송 캡처)

 


일본이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자 배상 판결에 반발해 경제보복을 감행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제보복 문제점을 파헤쳐야 할 언론이 오히려 일본의 편을 들며 정치공세를 펼친다며 이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강제징용 손해배상청구 소송 재상고심에서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강제징용은 반인도적 불법행위이므로 1965년 한일 정부 간 청구권협정이 있었더라도 개인별 위자료를 요구할 수 있다는 취지로 전범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해당 판결에 대해 국제법 상식에 어긋났다는 취지의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일부 국내 정치인과 언론 역시 일본과 동일한 논리를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등 보수언론이 이번 일본의 경제보복 책임을 우리 정부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민족문제연구소, 민주언론시민연합, 자유언론실천재단,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15개 언론·시민사회단체는 16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의 어안을 더욱 벙벙하게 만드는 것은 이 사건에 대한 일부 국내 언론들의 보도태도"라며 "특히, 조선일보는 부당한 일본의 경제보복을 극복하고 강제징용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국면에서 도대체 어느 나라 신문인지 우리 눈을 의심케 하는 보도들을 쏟아내고 있다"라고 규탄했다.

언론·시민사회단체는 조선일보가 일본이 경제보복을 시작한 바로 다음 날부터 문재인 정부의 '외교 실패 프레임'으로 정치공세에 열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특히 더 큰 문제는 한일협정 청구권 문제와 관련한 일본 측의 일방적인 주장을 조선일보가 받아 확대재생산 한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논설위원이 쓰는 칼럼 '청구권과 사법농단'을 포함한 여러 의견 기사에서 한일협정 당시 일본이 제공한 경협 자금으로 개인 청구권이 해결됐다는 일본의 왜곡된 인식을 그대로 반복 재생산했다는 것이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 사진)

 


언론·시민사회단체는 "게다가 조선일보는 '이성적인' 일본을 이상향으로 상정하는 반면, 우리 국민들에겐 '감정적'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계몽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일본 상품 불매운동을 시작하자마자 어깃장을 놓은 것이 전형적인 사례"라며 조선일보의 13일 자 사설을 사례로 들었다.

조선일보는 지난 13일 '일 계산된 홀대 말려들지 말고 냉정하게 대처해야'라는 사설을 통해 "모든 일을 사전에 계획하고 준비하는 일본의 특성상 이번 홀대 행위도 의도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흥분하면 일본의 의도에 말려들 수 있다"라며 "냉정하고 차분하게 대처해야 한다. 우리 사회 일부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일으키려는 것도 득이 되지 못한다"라고 전했다.

언론·시민사회단체는 "더 황당한 것은 이 같은 조선일보의 보도가 조선일보 일본어판을 통해서 일본에 소개되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 정부를 비판하고 일본 측을 두둔하는 댓글까지 일본어로 번역해 제공함으로써 일본인들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쯤 되면 일본의 반한감정을 증폭시켜서 한일관계를 악화시킨 책임이 조선일보에 있는 것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반문했다.

언론·시민사회단체는 "최근 일본의 부당한 무역보복과 관련한 조선일보의 보도는 '친일 언론'이라는 부끄러운 역사에 걸맞은 또 하나의 커다란 오점을 더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일제강점기에 친일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던 조선일보가 2019년 현재에는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고 싶은 마음에 일본의 폭거마저 감싸고 나섰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 단체는 "이제 우리는 조선일보를 '보수언론'이라 칭하지 않겠다. 친일언론, 왜곡편파언론, 적폐언론 조선일보는 국민 앞에 사죄하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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