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중, 길해연 연극 '미저리' 공연 사진 (사진=그룹에이트 제공)
현대 사회의 병리 현상 가운데 하나인 '스토킹'을 주제로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담은 서스펜스 스릴러 연극 '미저리'가 화려한 막을 올렸다.
연극 '미저리'는 미국의 대표 작가 스티븐 킹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미저리'를 각색한 작품으로 김상중, 안재욱, 길해연, 김성령 등 내로라 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베스트셀러 작가 '폴 셸던'을 향한 열성팬 '애니 윌크스'의 광적인 집착을 긴박감 넘치게 보여주며 심리적 공포와 긴장감을 그린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은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와 호평을 이끌어냈다.
지난 2018년 초연에 이어 또다시 '미저리' 무대에 오른 '폴 셸던' 역의 김상중은 '애니'에게서 탈출하려는 절박한 심리를 실감나게 보여준다. 또 처절함과 좌절감을 목소리와 눈빛으로 그려내는 김상중의 깊은 내면 연기는 '인간의 외로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
22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 안재욱도 '폴 셸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안재욱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애니'의 걷잡을 수 없는 심리상태에 따른 '폴'의 좌절과 절망을 섬세한 감정연기로 표현하며 밑바닥 까지 치닫는 인간의 감정에 이입하는 탁월한 기량을 보여준다.
'애니' 보다 더 '애니' 같은 집착과 광적인 모습을 보여준 배우 길해연은 외로움과 쓸쓸함 등 순간적으로 돌변하는 '애니'의 감정을 극적으로 표현하며 더욱 입체적인 캐릭터로 그려냈다.
특히 '애니'의 심리를 세밀하게 쪼개 표현하는 그의 연기는 소름 돋는 공포를 넘어 섬뜩함 마저 느껴지게 만든다.
안재욱, 김성령 연극 '미저리' 공연 사진 (사진=그룹에이트 제공)
2014년 이후 5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선 김성령은 '폴'에 대한 친절함과 부드러움, '폴'의 한마디에 변화무쌍한 '애니'의 극한 감정을 섬뜩하게 표현해냈다. 김성령은 그간 쌓아온 폭넓은 연기 내공을 선보이며 집착과 다혈질의 광기 어린 연기를 소화했다.
'폴'을 외부와 연결될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인물인 '버스터' 역을 맡은 고인배는 초연에 이어 이번 시즌에서도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며 짧은 등장이지만 극의 핵심 역할을 한다.
'버스터' 역의 더블 캐스트 손정은은 고인배와는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이며 연극 무대에 데뷔한다.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은 "배우들이 보여주는 묵직한 연기력은 감동이다", "제한된 무대라서 더욱 집중되는 것 같고,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력이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든다" 등 후기를 남기며 극의 매력에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황인뢰 연출 특유의 디테일한 미장센을 선보인 연극 '미저리'는 회전 무대를 활용하여 긴박감 넘치는 시퀀스로 심리적 공포를 그려내고, 음산한 분위기의 음악을 적재적소(適材適所)에 배치하여 극의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킨다.
2019년 최고의 화제작, 최고의 서스페선스 스릴러로 올 여름 무더위를 확실히 씻겨줄 연극 '미저리'는 오는 9월 1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