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아내와 6살짜리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가장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강동혁)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안모(39)씨에 대해 징역 25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안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잘못된 인식을 엄벌해 이 같은 범행을 막아야 한다며 검찰이 요청한 형량보다 무겁게 처벌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아내와 아들이 고통 속에 살 것을 염려해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인간의 생명을 빼앗는 범행은 회복할 수 업고 어떤 방법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어려운 형편을 아내와 상의하지 않았고 범행 전날 외식을 하는 등 평범한 일상을 보냈다"며 "잠을 자다 사랑하는 남편에게 목이 졸린 아내의 고통을 짐작할 수조차 없고 어린 아들은 꽃을 피워보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족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 피고인은 일방적이고 잘못된 판단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아내와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한 그릇된 인식에 대해 엄벌해 사회에서 이 같은 범행을 막아야 한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안 씨는 지난 3월18일 오전 경기도 양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잠자던 아내 A(34)씨와 아들 B(6)군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안 씨는 8천만원이 넘는 빚과 월세를 내지 못해 이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집을 구하지 못하자 가족들과 함께 죽으려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안 씨는 범행 직후 자신의 차를 타고 부친의 산소가 있는 양평으로 달아났으나 추격한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차가 접근하자 안 씨는 차 안에 있던 부탄가스에 불을 붙이는 등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 심한 화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