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10일 미국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내셔널리그 선발투수로 등판해 1회말 DJ 르메이휴의 투수 앞 땅볼 타구를 처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무런 고민없이 선발투수를 정했다"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선택은 옳았다. 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한 류현진(32·LA 다저스)을 선발로 앞세운 내셔널리그(NL) 올스타의 출발은 순조로웠다.
하지만 올스타전에서 아메리칸리그(AL)의 강세는 계속 됐다. 공교롭게도 다저스의 동료 투수들이 내준 실점이 패배로 이어졌다.
류현진은 10일(한국시간) 미국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선발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올스타전 출전은 데뷔 후 처음이고 한국인 선수로는 박찬호, 김병현, 추신수에 이어 역대 4번째. 한국인 투수가 올스타전에 선발 등판한 것은 류현진이 최초다.
팀 동료 클레이튼 커쇼와 워커 뷸러,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 제이콥 디그롬 등 쟁쟁한 동료들을 제치고 선발 등판의 영예를 차지한 류현진은 별들의 축제에서도 '괴물'다웠다.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ERA 1.73) 선수답게 자신에게 주어진 1이닝을 실점없이 매듭지었다. 득점권 위기를 가볍게 넘겼고 특히 땅볼 유도 능력이 뛰어났다. 정규리그 때 모습 그대로였다.
류현진은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의 1번타자 조지 스프링어에게 중전안타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침착하게 맞섰다. DJ 르메이휴를 투수 앞 땅볼로 잡아냈다. 타구가 짧았지만 류현진이 직접 타자 주자를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쳤다.
계속된 1사 2루 득점권 상황에서 마이크 트라웃이 타석에 섰다.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트라웃을 10타수 무안타로 묶었던 류현진은 또 한번 판정승을 거뒀다. 트라웃을 2루 땅볼로 처리했다.
류현진은 클리블랜드 소속의 4번타자 카를로스 산타나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고 생애 첫 올스타전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출발은 좋았지만 결국 승리는 아메리칸리그의 몫이었다. 내셔널리그 올스타에 4대3으로 이겼다.
올스타전은 현재 뉴욕 양키스 소속이자 클리블랜드에서 전성기를 보냈던 C.C 사바시아의 시구와 함께 막을 올렸다.
초반 주도권은 아메리칸리그가 잡았다. 경기 초반 실점은 모두 다저스 투수들에게서 비롯됐다.
아메리칸리그는 2회말 클레이튼 커쇼를 상대로 선취점을 뽑았다. 휴스턴 타자들이 힘을 냈다. 알렉스 브레그먼이 1사 후 내야안타로 출루했고 마이클 브랜틀리가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아메리칸리그는 5회말 1점을 추가해 2대0으로 달아났다. 이번에는 워커 뷸러가 실점했다. 선두타자 개리 산체스가 2루타를 쳤고 계속된 1사 3루에서 호르헤 폴랑코는 맥스 먼시가 지킨 2루 방면으로 내야안타를 때려 타점을 올렸다.
내셔널리그는 6회초 찰리 블랙먼의 솔로포로 반격했다. 그러자 아메리칸리그는 8회말 2점을 추가해 4대1로 앞서갔다. 무사 1,3루에서 잰더 보가츠의 병살타 때 1점을 올렸고 추신수의 팀 동료 조이 갈로가 솔로포를 때렸다.
올스타전답게 승부는 마지막까지 팽팽했다. 홈런 더비 챔피언 피트 알론소가 8회초 2사 만루에서 2타점 중전안타를 쳐 점수차를 1점으로 좁혔다.
하지만 아메리칸리그에는 '파이어볼러' 아롤디스 채프먼이 있었다. 리그의 간판 마무리 투수인 채프먼은 최고 구속 160.8km(99.9마일)의 빠른 공을 앞세워 세 타자를 연거푸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 1점차 승리를 지켰다.
아메리칸리그는 올스타전 맞대결에서 7연승을 질주했다. 통산 전적에서 45승43패2무 우위를 이어갔다.
5회초 등판해 홈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으며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한 클리블랜드 소속의 세인 비버는 올스타전 MVP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