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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엄단' 강조했던 김성준, 대중에겐 배신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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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얼마나 성폭력에 관대했는지를 지적해 왔다" 빛바랜 과거 발언

김성준 전 SBS 앵커 (사진=방송화면 캡처)

 

8일 오전 김성준 SBS 보도본부 논설위원이 지하철에서 몰래 여성을 촬영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자 대중은 큰 충격에 빠졌다.

그간 SBS 8뉴스와 시사프로그램 등 굵직한 사건에 소신 코멘트를 남기며 지지를 얻은 그였던 터라 허탈감과 배신감은 더욱 컸다.

1991년 SBS에 입사한 김성준 논설위원은 보도본부 기자를 거쳐 정치부장, 보도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김 논설위원은 시청자들에게 앵커로 잘 알려져 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간 SBS 8뉴스의 메인 앵커로 활동했고, 약 2년 뒤인 2016년 12월 다시 SBS 8뉴스에 복귀해 안방을 찾았다.

하지만 2017년 대선 전 터진 SBS의 '해수부의 세월호 인양 고의 지연 의혹' 보도는 엄청난 파문으로 번졌고, 결국 그는 앵커직에서 물러났다.

김 논설위원은 앵커를 맡은 기간 동안 촌철한 클로징 멘트로 화제를 모았고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앵커 자리에서 떠난 뒤에도 라디오 등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로 두각을 나타내며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하지만 김 논설위원은 SNS에 정제되지 않은 글을 올리며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특히 성폭력에 대한 소신 발언을 이어가며 엄단의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 2017년 정려원의 수상소감을 거론하며 구설에 오른 것과 관련해서 김 논설위원은 SNS에 사과의 글을 올리며 "제게 쏟아진 비난 중에 '성폭력 문제에 무딘 것 아니냐'는 등의 내용이 적지 않다"면서도 "저는 그동안 뉴스와 SNS를 통해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성폭력에 관대했는지를 여러 차례 비판적으로 지적해왔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해왔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5월 자신이 진행하던 라디오 방송에서 '몰래 카메라 범죄를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김 논설위원은 '몰래카메라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가 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피해자들은) 평생 멍에가 돼서 살아야 하는 고통일 텐데 벌금 얼마 내고 나온다. 이건 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얼마나 성폭력에 관대했는지를 계속해서 지적해 왔다"는 김 논설위원의 주장과 그간 그가 강조했던 촌철한 소신 발언은 결국 몰카 촬영 혐의에 빛이 바래버렸다.

또 평소 그의 소신 발언을 응원하며 지지했던 대중들에게는 김 논설위원의 '몰카 촬영 혐의로 현행범 체포'된 사실이 배신감과 함께 돌아왔다.

한편,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김성준 논설위원을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논설위원은 지난 3일 오후 11시 55분쯤 지하철 영등포구청역에서 여성의 하체 부위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논설위원은 이를 목격한 시민들에 쫓겼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후 SBS는 "김 논설위원이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고, 오늘 날짜로 수리됐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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