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9:05~19:50)
■ 방송일: 2019년 7월 5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김선영 평론가, 위근우 칼럼니스트
◇ 정관용> 금요일 저녁 우리 대중문화계의 이슈를 되짚어보는 시간. 백투더컬쳐. 대중문화평론가 김선영 씨,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위근우 씨 어서 오십시오.
◆ 김선영> 안녕하세요.
◆ 위근우> 안녕하세요.
◇ 정관용> 오늘 따져볼 주제가 성상품화, 그것도 아동의 성상품화. 최근에 한 아이스크림 업체 광고 때문이죠?
◆ 위근우> 맞습니다. 굉장히 유명한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2008년생 여아 모델을 모델로 내세워서 광고를 냈는데요.
◇ 정관용> 2008년생. 그럼 만 11살.
◆ 위근우> 만 11살인 거죠.
◇ 정관용> 우리나라 어린이가 아니죠?
◆ 김선영> 한인 그러니까 뭐라고 해야 하나요. 혼혈 모델이죠.
◇ 정관용> 지금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어린이인가요?
◆ 김선영> 외국에서도 활동을 하고 있고요.
◆ 위근우> 한국 뿐 아니라 해외무대를 하고 있는데요.
◆ 김선영> 소속사가 국내 소속사로 최근에 계약을 했습니다.
◆ 위근우> 우선 메이크업 자체가 굉장히 성인 여성 기준으로 하더라도 굉장히 강력한 풀메이크업이고 이런 이미지나 이런 거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거나 이럴 때 입술을 클로즈업하는 샷이라거나. 예전에도 여아 아동모델을 해당 프랜차인츠에서 쓴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보이는 않았었던 훨씬 섹슈얼한 이미지들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이런 데 이의를 제기하고 또 불매운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 정관용> 우선 광고 영상을 보고 이게 아동의 성상품화다. 이게 왜 아동의 성상품화냐. 그 논란부터 있더라고요. 보는 사람에 따라서.
◆ 김선영>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성상품화다라고 하는 규정이 상당히 강했죠.
◆ 김선영> 왜냐하면 기존에 광고에서 사용하고 있는 노골적인 섹스어필하는 연출기법을, 아동에게는 관습적으로 잘 사용하지 않는 그런 연출기법을 노골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사실은 그런 광고 이미지에 좀 익숙한 시청자들이 먼저 그걸 캐치를 했고요. 뒤늦게 논란이 불거지면서 여기에 대해 광고 그냥 빠르게 지나가서 잘 몰랐는데, 그게 굳이 문제 삼아야 되나 이런 의견이 나오면서 좀 의견이 갈리기 시작했죠.
◇ 정관용> 또 논란이 지속되니까 해당 업체는 바로 사과문을 올리고 광고를 내렸죠.
◆ 김선영> 그러니까 사실 업체에서 사과문을 게재를 한 게 그것도 좀 논란이 됐었거든요. 왜냐하면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어떻게 해명을 했냐면, 일반적인 어린이 모델 수준의 메이크업을 했고 평소 활동했던 아동복 브랜드 의상을 착용을 했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이게 사실은 이런 메이크업과 의상도 문제였지만 그 광고에서 노골적으로 성적인 이미지를 연출한 그 연출기법 때문에 문제가 된 거였는데.
◇ 정관용> 입술을 클로즈업한 이 대목이 좀 많이 지적이 되죠.
◆ 김선영> 네, 그리고 문구도 굉장히 묘해요. 이번에 이런 여름은 나에게 처음이었다 이런 식으로 성인 여성의 내래이션이 거기 들어가거든요. 약간 굉장히 그런 성적인 함의가 담긴 그런 연출들을 사용했는데 그런 의도가 없었다라고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 정관용> 사과문에서?
◆ 위근우> 사실은 그렇기 때문에 사과문이라기보다는 거의 변명문에 가까웠다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본인들의 의도는 그게 아니었다는 이야기만 하고 우리가 어떠어떠한 것들을 어떤 의도로 만들었으나 어떻게 소비된 부분, 어떻게 소비될 수 있는 맥락이라는 것을 고려하지 못했다라고 하는 것에 대한 사과는 사실 없었거든요. 그냥 불편하다고 하니 내리겠다는 거였죠.
◇ 정관용> 그 모델 아동의 어머니도 또 입장문을 썼다면서요?
◆ 김선영> 어머니 같은 경우에는, 이게 사실은 사람들이 광고를 문제 삼은 건 광고 제작자와 아동을 이런 식으로 소비하는 환경에 대해서 비판을 한 건데 그 어머니는 이걸 좀 모델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이셨나 봐요.
◇ 정관용> 어린이 잘못은 없죠.
◆ 김선영> 그렇죠.
◆ 위근우> 없었고 사실은 그 광고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 정관용> 어린이를 탓하는 게 아니죠.
◆ 위근우> 그 모델을 탓하지 않았었거든요.
◆ 김선영> 오히려 그 반대하는, 그 광고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한 사람들에게 그 반대가 오히려 아이에게 상처를 줬다. 이렇게 또 얘기를 하고 있어서 사람들이 이건 사실은 부모의 책임도 약간 있지 않느냐. 왜냐하면 해당 업체가 해명문을 냈을 때 이 광고는 사전에 부모와 해당 소속사와 충분히 사전 논의를 거쳤다라고 얘기를 했거든요.
이게 그러니까 어떤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다시 부모에게 책임을 돌리는, 이런 식의 해명을 했고 부모 입장에서는 우리 아이는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또다시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로 해명을 했기 때문에 사실은 왜 사람들이 이게 사회적으로 해악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좀 파악을 못하고 있다고 봐야죠.
◇ 정관용> 두 분 어떻게 평가하세요? 한쪽에서는 그게 왜 성상품화냐 하는 반론도 있고 그다음 해당 아동의 어머니는 우리 아이가 오히려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그만 공격해 달라 이런 얘기하고 있잖아요.
◆ 위근우> 이건 그런 것 같아요. 이게 아무래도 활자화 되지 않은 이미지다 보니까 이거의 이미지에 대한 리터러시 때문에 이것이 왜 성상품화냐고 반박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생길 것 같습니다. 가령 같은 모델이 해외 의류브랜드에서 찍었던 모델 사진을 보면 훨씬 더 자연스럽고 소위 말하는 꾸밈이라는 부분이 과도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표현을 보여주는 반면에 한국에서 하는 화보, 그리고 이번에 있었던 아이스크림 광고 같은 경우는 굉장히 정말 엄청나게 많이 공들인 풀메이크업과 그래서 훨씬 더 젠더클리셰라고 할 수 있을 만한 것들을 굉장히 많이 집어넣었다는 거죠.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듯이 여러 성적인 연출 같은 게 들어갔기 때문에 사실은 두 가지 이미지를 비교해 보면 바로 이것이 얼마나 한국에서 이 여아에 대해서 섹슈얼한 이미지를 강제하는가라는 걸 증명하기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거에 대한 소비 맥락에 있어서 사실은 그 모델의, 여아 모델의 어머니께서 분노하셨지만 사실은 그 광고를 보고서 정말로 성적으로 소비하는 남성들의 댓글이나 이런 것들이 꽤 있었거든요.
◆ 김선영> 성희롱적인 댓글이 분명히 있었거든요.
◇ 정관용> 성희롱적 댓글까지.
◆ 위근우> 사실은 그렇기 때문에 이 광고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한국의 이런 맥락에서 이런 광고를 찍는 것은 좀 무책임하다고 문제제기를 했었던 건데, 거기에 대해서 오히려 이제 그 부모님은 그 비판하는 사람들을 어떤 면에 있어서는.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알겠어요. 그러니까 제작자도 우리들의 의도는 그런 게 전혀 없었다는 식의 변명조의 사과문을 올렸다는 거 아닙니까?
◆ 김선영> 그렇죠.
◇ 정관용> 그리고 우리는 이걸 찍으면서 그 부모님과도 충분히 합의했다고 했다는 거 아니에요? 다시 말하면 부모님도 제작자도 별로 문제의식이 없었다는 거 아닐까요?
◆ 김선영> 그렇죠. 애초에 문제의식이 있었다면 일단은 그런 광고 자체가 나오지가 않았을 것이고 그리고 사후에 그것을 비판하는 의견도 충분히 받아들였을 텐데, 거기에 대해서 오히려 합리화를 한다거나 이거는 어떤 사회적인 차원이 아니라 개인들의 문제로 다시 이렇게 축소시키려는 이런 태도를 보면, 확실히 문제의식을 거의 가지지 못하고 있다고 봐야죠.
◇ 정관용> 영국 같은 경우가 이런 게 오래전부터 쟁점화 됐다 그러지 않습니까?
◆ 김선영> 해외는 한 됐죠
◆ 위근우> 영국 광고 심의기관에서는 18세 미만 아동이거나, 이 다음도 중요한데 18세 미만 아동처럼 보이는 누구든.
◇ 정관용> 성인이라 하더라도.
◆ 위근우> 성인 모델이라 하더라도. 성적인 방식으로 묘사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하고요. 비슷한 사례가 호주에서 있었는데 남성의류인 로저 데이비드라는 브랜드에서 광고를, 18세 모델이 광고를 했는데 성적인 이미지로 활용이 됐는데 18세니까 문제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 호주에서는 18세 미만의 여아처럼 묘사가 됐다.
◇ 정관용> (그렇게) 보인다?
◆ 위근우> (그렇게) 보이게 묘사가 됐기 때문에 이 광고가 내려졌던 그런 케이스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1명의 개인으로서 모델 개인의 성적 착취를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성인 이하의 미성년 여성들이 성적으로, 그렇게 섹슈얼하게 묘사될 수 있다는 것을 그런 관점 자체를 없애버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죠.
◇ 정관용> 바로 그런 호주나 영국의 사례들이 제작자의 의도가 중요한 게 아니다.
◆ 위근우> 그렇죠. 사회적 책임이죠.
◇ 정관용> 소비자들이 어떻게 평가하게 되느냐가 중요하다 이거죠?
◆ 위근우> 네, 맞습니다. 그러니까 이것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소비될지 어떤 식으로 이해될지에 대한 맥락까지 고려하고 (제작)해야 하는 거죠. 어떤 선의로 했던 간에, 중요한 것은 그것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지는 거고 사실 그 광고를 내린 것은 잘한 일이기는 합니다마는, 사과문에서는 그럼 본인들이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는 딱히 얘기를 안 하는 부분이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동안 이런 성상품화, 특히 아동 성상품화가 우리 사회에서 논란이 됐던 사례가 또 있나요?
◆ 위근우> 우선은 최근입니다. 최근에 지난 2월에 유명 아동복 쇼핑몰에서, 여아의 옷들은 아동복이라기보다는 성인 여성의 옷을 되게 작게 만들어놓은 것에 되게 가깝거든요. 그런 광고, 그런 사진들을 찍고 어떤 문구들이 있냐면 인형 같은 그녀랑 연애할까. 섹시토끼의 오후, 이런 문구들이 들어가요.
◇ 정관용> 그건 좀 적나라하네요.
◆ 위근우> 적나라합니다. 이게 너무 노골적이에요. 그런데 그렇게 해서 3월에 이런 것들에 대한 처벌이나 촬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지 않느냐라는 그런 청와대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는데 이런 일이 사실 꽤 비일비재합니다. 그런 여아 모델을 이용한 비키니나 래쉬가드 사진이나 이런 것들. 그리고 그 사진들이 제품 착장만이 아니라 그런 성인모델들이 섹슈얼하게 한 포즈 같은 것들은 여아들에게 보이게 한다는 거죠. 그리고 또 플러스, 굉장히 말랐어요. 여아 모델들이. 그러니까 어떤 하나의 또 다른 여성들에 대한, 특히나 여아들에 대한 또 다른 젠더클리셰가 강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 정관용> 또 어떤 사례가 있었어요?
◆ 김선영> 실제로 이런 쇼핑몰뿐만이 아니라 이런 논의들이 어디까지 이어지고 있냐 하면 최근에 K-POP 걸그룹들이 굉장히 어린 10대 나이 때부터 많이 데뷔를 하지 않습니까?
◇ 정관용> 미성년자가 많죠.
◆ 김선영> 그렇죠. 그래서 실제 무대의상 같은 걸 보면, 교복을 섹슈얼하게 다시 리폼을 해서 입는다거나 그리고 실제로 그들이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하는 것을 보면 어떤 성적인 측면을 굉장히 돋보이게 하는 그런 퍼포먼스를 하고 있잖아요. 이런 것들이 사실은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그냥 소비가 되고 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이런 K-POP 아이돌이 인기가 좀 많아지면서 해외 공연을 다닐 때 해외에서 먼저 이건 굉장히 아동학대 아니냐 이런 식으로 아동 미성년자 연예인들을 성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고 해외에서 먼저 논의, 논란이 되면서 그런 문제의식이 국내까지 들어오게 됐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이러한 아이스크림 이 광고도 그렇고 K-POP 아이돌 논란도 그렇고 우리가 얼마나 그 여아의 성상품화에 대해서 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채 그걸 받아들이고 있었나 이걸 깨닫는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김선영 평론가(왼쪽), 위근우 칼럼니스트(오른쪽)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유튜브 캡쳐)
◇ 정관용> 좀 크게 말하면 여성 전체에 대한 성상품화 그 수준과 강도도 대단히 높고.
◆ 김선영> 그렇죠.
◇ 정관용> 그러다 보니 여성 아동까지도 무분별하게 막 가고. 좀 아까 언급한 아이돌 그룹에 대해서 아예 문제의식도 없고 이런 거 아닐까요?
◆ 김선영> 그렇죠. 이게 좀 젠더적인 관점에서도 여성 인권이 아직 성숙하지 못한 사회에다 또 아동 인권도 성숙하지 못한 사회다 보니까 그게 이렇게 겹쳐서 나타난 문제인 것 같거든요.
◇ 정관용> 얼마 전에 빅히트 했다는 미스트롯, 그게 뜨거운 이런 논란이 대단히 뜨거웠잖아요.
◆ 위근우> 미스코리아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그것도 과거 미스코리아의 행진 같은 모습을 그대로 갖고 왔었던. 그냥 단순히 여성 출전자들이 있다가 끝이 아니라 섹슈얼한 여성 출전자로서 규정하는 그런 프로그램이 있었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우리는 가이드라인이나 무슨 그런 제도가 별로 없어요?
◆ 김선영> 그러니까 이게 어떤 아동복지법의 차원에서 아동들을 이러한 성희롱을 금지하는 성적 학대 금지 조항 같은 건 있을지 몰라도 사실은 미디어에서 어떻게 연출을 하느냐. 사람들의 해석이 들어가는 차원의 좀 더 복잡한 논의가 필요한 부분에서는 아직 가이드라인이 없죠.
◇ 정관용> 없어요? 그런데 아까 말한 영국이나 호주 이런 데는 가이드라인이 다 있어요?
◆ 위근우> 그러니까 제가 말씀드린 그런 18세 미만 아동이나 그렇게 보이는 누구도 성적인 방식으로 묘사되어서는 안 된다고 하는데 그 성적인 방식이라는 것에 대한 것이 이게 또 해석의 영역이 있어요.
◇ 정관용> 애매하고 주관적이잖아요.
◆ 위근우> 주관적인 부분이 되는데. 다만 저는 한국은 특히나 이 해석에 있어서 너무 느슨하다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게 이번 광고에서도 그런 얘기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거 되게 너무 성인 여성처럼 꾸몄다는 건 알겠다. 그럼 무조건 성상품화냐는 식의 반박이 있었는데 맞습니다. 젠더클리셰, 여성에게 요구되는 젠더클리셰가 모두 다 성적대상화는 아닐 수 있어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여성들에게 요구하는 거의 미적으로 요구하는 거의 대부분의 것들은 그것은 사회가 요구한다기보다는 사실은 남성들의 관점에서 이러이러한 미적 관점을 요구하는 것에 가깝단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강요되는 미적 기준이라는 것들에 이미 상당히 많은 부분이 성적 대상화라는 것들이 되어 있고 그것이 여아들에게 가게 되었을 때도 당연히 그런 성상품화 문제가 나올 수 있는데, 이걸 되게 항상 분리시켜서 뭔가 그거는 그냥 아이들이 어른처럼 꾸미고 싶어서 한 건데 뭐가 문제냐는 식의 굉장히 낮은 단계의 논의들이 아직까지 되고 있다는 거죠. 사실 그 부분을 뛰어넘고 나서 우리가 이제 이 얘기를 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정관용> 이런 게 우선 포착되고 논란이 되고 문제제기가 되는 것 자체가 극히 최근 일 아닙니까? 과거에는 문제의식 없이 그냥 봤던 거고.
◆ 김선영> 그렇죠. 그리고 이번 기회를 통해서 우리 사회가 좀 아동 청소년을 바라보는 이중적인 시각도 같이 논의가 되어야 한다고 보는데 사실 저희가 아청법이 있잖아요. 아청법에서도.
◇ 정관용> 아동청소년보호법
◆ 김선영> 그렇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죠. 그런데 거기에서도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것들이 피해 아동이 있고 대상 아동이 따로 있어서, 대상 아동 같은 경우에는 어떤 동의하에 성관계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같이 또 처벌대상이 되거든요. 성매매라든지 성행위에 있어서. 그러니까 이게 사실은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다른 결정권들은 우리 사회가 주지 않으면서 이런 어떤 성적인 측면에서만 아동 청소년의 자기 결정권을 너그럽게 바라보는 그런 굉장히 이중적인 태도가 있잖아요. 얼마 전에도 35살 남성이 10살 여아 아동을.
◇ 정관용> 초등학생.
◆ 김선영> 성폭행을 했는데 그게 1심에서는 징역 8년이 선고됐는데 2심에서는 이게 사실은 강간이 아니라 의제강간이라고 취급이 돼서감형이 됐거든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 김선영> 여기에서도 뭔가 위력에 의한 그런 성관계, 성폭행을 좀 관대하게 해석을 한 거잖아요.
◆ 위근우> (성관계에서) 합의의 가능성을 열어둔 거죠.
◆ 김선영> 그렇죠, 여지를 둔 거죠.
◆ 위근우> 항상 이런 얘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모델들이나 여아들이 본인들이 원해서 했을 수 있지 않냐. 본인들이 원해서 섹슈얼한 이미지를 했을 수도 있지 않느냐.
◇ 정관용> 본인들이 원하거나 동의해서.
◆ 위근우> 그럴 수도 있겠죠. 그런데 사실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기본적으로 한국 사회에서 여성들에게 혹은 여아들에게 요구하는 수많은 사회적 강제라는 것들이 있고 그런 상황에서 그걸 수행하고 있는 부분들을 그냥 주체적이라고 말을 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저는 생각을 하고요. 또 김선영 씨가 말씀해 주셨듯이 굉장히 많은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가 아동의 판단 능력에 대해서 상당히 불신하고 잘 인정해 주지 않는데, 남성 성인과의 이런 관계에 있어서만 갑자기 거기서 모든 것을 결정할 줄 아는 주체가 된다는 것 이것이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우리 대중문화에서 여성을 바라보는, 특히 여성 아동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그동안 별 문제의식 없이 봤다면 이제부터는 문제의식을 갖고 봅시다, 가져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제작자의 의도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출연한 아동이 동의했건 말았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이거 아니겠습니까?
◆ 위근우> 맞습니다.
◆ 김선영> 그렇죠. 그리고 실제로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아동, 청소년 대중문화 예술인에 대해서 부모의 동의가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 김선영> 부모의 권리가 훨씬 더 세기 때문에 이게 아동의 결정권을 중시하자는 의견이 상당히 설득력이 없다고 보고요. 외국에서도 사실은 이런 논란이 먼저 시작이 되고 그다음 가이드라인이 생겼어요.
◇ 정관용> 지금 우리는 논란이 시작된 단계고요. 가이드라인 고민해야 하는 순간에 왔습니다.
◆ 김선영> 시점입니다.
◇ 정관용> 백투더컬쳐, 대중문화평론가 김선영 씨, 대중문화칼럼니스트 위근우 씨 오늘 두 분 고맙습니다.
◆ 위근우> 감사합니다.
◆ 김선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