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15~18:55)
■ 방송일 : 2019년 6월 28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허경주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 정관용> 화물선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사고 기억하시죠. 지난 2017년 3월입니다. 브라질을 떠나서 중국으로 향하다가 우루과이 해상에서 침몰된 선박사고. 24명 선원 가운데 한국인 포함 22명 여전히 실종 상태죠. 그리고 오늘이 스텔라데이지호 수색을 맡은 그 업체의 심해수색계약이 끝나는 날이라고 하는데 가족대책위원회가 외교부를 상대로 계약내용을 공개하라, 행정소송을 제기했네요. 자세한 이야기 들어봅니다.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의 허경주 공동대표 나와 계십니다. 허 대표님, 안녕하세요.
◆ 허경주> 안녕하세요.
◇ 정관용> 심해 수색 계약을 맺어서 수색을 시작한 게 언제였습니까?
◆ 허경주> 작년 12월 28일에 계약이 됐었고요. 그리고 수색을 시작했던 것은 올해 2월이었습니다.
◇ 정관용> 수색의 목적은 뭐였죠?
◆ 허경주> 외교부에서 밝혔던 목적은 딱 두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사고 당시에 발견하지 못한 채로 그냥 수색을 종료해버렸던 구명벌 2척의 행방을 확인하는 것이었고요. 그리고 두 번째는 사고원인을 정확하게 밝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두 가지가 둘 다 해결되지 못한 채로 수색이 갑자기 끝나버렸죠.
◇ 정관용> 그러니까 금년 2월에 심해 수색을 하기는 했어요. 그렇죠? 그 심해 수색 결과 뭐를 봤는지 뭘 발견했는지 어떤 조치를 했는지까지는 다 가족들한테 통보가 됐습니까?
◆ 허경주> 저희 가족들도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있었던 것이 가족이 실제 심해 수색 선박에 탑승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수색을 통해서 배가 72조각으로 산산조각 부서져 있다. 그리고 심해 3500m 정도 되는 곳에 침몰해 있다. 이것은 확인이 됐어요. 그렇지만 사고 원인도 전혀 밝혀지지 않았고 미발견 구명벌도 찾지 못한 채였고 그때 심해 수색 당시 선박의 블랙박스를 건져냈거든요. 그런데 그 블랙박스도 4개월째 분석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서 지금 알고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사람의 뼈로 보이는 유해 일부가 발견됐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그것도 맞나요?
◆ 허경주> 맞습니다. 실제 사진과 영상을 보면 사람의 뼈라는 것이 아주 명확하게 드러나거든요. 그것이 심해 수색한 지 7일 만에 발견이 됐었는데 수습하지 않고 그냥 철수했습니다.
◇ 정관용> 왜요? 왜 수습을 안 했죠?
◆ 허경주> 계약 조항에 없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심해수색업체가 현장에서 유해를 발견하고 난 다음에 외교부에 48시간 동안 여유를 주고 이 가불을 결정할 것을 기다렸다고 해요. 그런데 외교부는 수습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고 48시간이 지난 뒤에 업체는 철수를 했고요. 그때 당시 외교부 과장이 저희 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유해 수습이 필요한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 정관용> 그게 왜 검토 대상입니까? 유해가 있으면 당연히 수습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
◆ 허경주> 저희도 그렇게 생각을 하죠. 대한민국 국민이 바닷속에 있는 게 발견이 됐는데 못 찾았다면 모를까. 발견이 됐고 눈앞에 뻔히 보이고 그것을 수습할 수 있는 장비도 있었고 기술도 있었고 한데, 필요한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 정관용> 심해 3500m니까 이거는 특수잠수정이 아마 들어가서 수색을 할 겁니다. 그렇죠?
◆ 허경주> 심해무인잠수정이 들어갑니다.
◇ 정관용> 그리고 거기에 로봇팔 이런 것도 있겠죠? 그러면 카메라를 통해서 유해 조각이 발견됐어요. 그러면 로봇팔로 집어 올리는 게 그렇게 어려운가요?
◆ 허경주> 저희가 알기로는 이렇게 바스킷 같은 걸로 긁어서 퍼 담는 식으로 가지고 올라온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는데 그런데 외교부가 안 했죠.
◇ 정관용> 우선 수색업체도 그냥 현장에서 즉각 판단해서 바스킷으로 긁어온 게 아니라 이거 긁어올까요 말까요를 외교부한테 물어봤다. 그걸 왜 굳이 물어봐야 하고 외교부는 왜 그걸 48시간이나 걸려서 검토해야 했을까요?
◆ 허경주> 저희도 그게 참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에요. 사실 이런 바다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수색을 하러 나간 것이 아니었어도 유해 같은 게 발견되면 인도주의적인 관점에서 건져온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 업체의 행동도 저희는 이해가 안 되고 그 와중에 48시간이라는 시간 동안 필요한 지 여부를 검토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업체를 그냥 철수시켜버렸던 외교부의 행태는 정말 이해가 안 됩니다.
◇ 정관용> 거기에 대해서 외교부한테 물어봤죠?
◆ 허경주> 네.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와 시민대책위 등 관계자들이 2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외교부의 정보공개거부에 대한 행정소송 제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뭐라고 답하던가요.
◆ 허경주> 저희가 외교부에 왜 유해를 수습하지 않았냐라고 했더니 계약 조항에 들어가 있지 않았다라는 말을 했고요. 또 가족들이 유해를 수습해 달라고 요청한 적이 없지 않느냐 이렇게 말을 하는 거예요. 그런데 저희는 정말 화가 났던 것이 심해 수색 시작 이전에 저희 가족들에게 외교부가 어떻게 설명을 했었냐면 그렇게 깊은 바다에서 사람의 유해를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랬어요. 저희는 불가능하다고 들었기 때문에 그러면 수습해 달라는 말을 당연히 못했던 거죠. 그런데 나중에 심지어는 유해가 발견될 수 있고 수습이 가능하다는 것을 외교부는 계약 이전부터 알고 있었는데도 안 했더라고요.
◇ 정관용> 그래서 그 계약조항이 어떻게 돼 있느냐라고 지난 5월 달에 정보 공개 청구하셨었죠.
◆ 허경주> 네.
◇ 정관용> 그런데 또 그걸 거부했죠, 외교부는?
◆ 허경주> 맞습니다.
◇ 정관용> 거부하는 이유는 또 뭐였습니까?
◆ 허경주> 심해 수색 업체와의 영업상 비밀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라고 했습니다.
◇ 정관용> 그 수습업체는 어느 나라 업체예요?
◆ 허경주> 미국에 있는 심해수색 전문업체입니다. 오션 인피니티라고요.
◇ 정관용> 그래서 급기야 계약서 정보공개 청구까지 거절당했으니 공개하라고 행정소송을 오늘 제기하신 거군요.
◆ 허경주> 맞습니다.
◇ 정관용> 그 소송을 통해서 만약 계약서가 공개되면 뭘 지금 밝혀내고 싶으신 겁니까?
◆ 허경주> 이 심해 수색은 애초에 2차에 걸쳐서 25일 동안 진행하기로 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업체가 일방적으로 9일 만에 끝내고 돌아갔거든요. 그리고 업체가 과업을 다 완수했다라고 주장을 하고 있어요. 저희는 계약서에 도대체 과업을 완수하는 기준이 무엇이라고 되어 있는지 그리고 수색의 구체적인 내용이 어떻게 계약서에 포함돼 있는지 그리고 유해 수습에 대한 논의가 분명히 사전에 있었음에도 외교부가 계약 내용에 유해 수습을 포함하지 않았는데 그런 이유가 무엇인지 이런 것들을 계약서와 그 관련 서류들을 통해서 확인하고 싶은 거죠.
◇ 정관용> 저희가 사실 2년여 전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이후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후에도 저희 프로그램에서 가족분들 연결해서 어떻게든 좀 더 실종자를 찾아봅시다, 혹시라도 구명벌 타고 살아계실지 모릅니다, 이런 방송을 했던 기억이 나는데. 안타까운 2년여 시간이 흘렀습니다마는 소송이 이번이 처음이시라면서요.
◆ 허경주> 처음입니다.
◇ 정관용> 여기서는 도저히 못 참겠다 이런 거군요.
◆ 허경주> 네, 저희도 알고 보니 정보공개법이란 게 있고 그 정보공개법은 국민의 알 권리를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만들어진 법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정보공개법이 그렇게 있는데도 이렇게 외교부가 그저 거부 처분을 하면 저희들이 이해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방도를 알지 못한다는 게 답답해서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일단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허경주> 고맙습니다.
◇ 정관용>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의 허경주 공동대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