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스트레이트-정 마담의 유럽 출장과 YG 공화국' 편 (사진=방송화면 캡처)
"빅뱅 멤버가 국내외를 돌아다니며 벌어들이는 수익이 YG 공연 수익의 '최대' 80%까지도 차지했다. 빅뱅의 수익이 회사 경영 지표와 직결되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상장된 YG에 빅뱅은 가장 중요한 존재였다. 빅뱅의 군 입대 이후 YG가 어떻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가에 대해서 당시 양현석 대표도 고민이 깊었고, 사업 다각화를 준비하고 있었다. 특히 아이돌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은 아시아권 국가 진출이 중요하게 검토된 것으로 알고 있다."(YG 엔터테인먼트 관계자)2017년 2월부터 YG 엔터테인먼트(이하 YG) 소속 빅뱅의 멤버들이 차례로 군대에 입대한다. YG 최대 수입원인 빅뱅의 입대는 YG에게는 큰 타격일 수밖에 없고, YG에게는 해외 진출을 통한 수입원의 확대가 필요했을 것이란 의문이 제기됐다. 그리고 돌파구가 된 해외 진출을 위해 '하이소'라 불리는 동남아시아 '상류층'이라는 발판이 필요했고, 발판을 놓을 수단이 '성 접대'였다는 의혹이 또다시 불거졌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양현석 전 YG 대표가 거듭 부인해 온 '조 로우'와 '정 마담'이 있었다.
24일 방송된 MBC '스트레이트-정 마담의 유럽 출장과 YG 공화국' 편에서는 YG 측과 말레이시아 재력가 조 로우로 대표되는 해외재력가들이 지속적으로 만난 정황을 확보해 보도했다.
앞서 방송을 통해 해외재력가들에 대한 YG 측의 성 접대 의혹이 불거졌고, 당시 자리에 동석했다고 알려진 양현석 전 대표와 가수 싸이는 이를 부인했다. 그러나 '스트레이트'는 목격자 증언 등을 통해 지난 2014년 9월 조 로우 일행 8명이 서울에 도착한 당일부터 양 전 대표와 싸이가 정 마담의 유흥업소에서 회동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당시 자리에는 현재 YGX 대표이사인 김모 이사가 YG 직원으로 참석했다.
MBC '스트레이트-정 마담의 유럽 출장과 YG 공화국' 편 (사진=방송화면 캡처)
조 로우 한국 체류 이틀 동안 양현석 전 대표와 싸이는 내내 함께한 것은 물론, 양 전 대표는 두 달 전인 2014년 7월에도 조 로우 일행을 만났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7월 만남의 장소는 공교롭게도 가수 승리가 일본인 투자자 일행을 성 접대하기 위해 유흥업소 여성 4명을 불러 식사를 했던 곳이다.
양현석과 조 로우가 만난 지 한 달 뒤인 2014년 10월, '정 마담'을 매개로 조 로우 등 해외재력가들과 여성 10여 명과 프랑스, 모나코 등 유럽에서 초호화 여행을 즐겼다고 '스트레이트'는 보도했다.
이처럼 YG 측과 조 로우 등 이른바 '하이소'로 불리는 동남아시아 상류층이 긴밀한 관계를 이어간 데에는 YG의 태국 등 동남아시아 진출과 연관이 있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됐다. YG 최대 수입원인 빅뱅의 입대 이후 계획이 필요했고, 그 돌파구를 해외 진출을 통해 찾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2016년 빅뱅의 입대에 따라 실적이 불확실해지고 있다며 증권가에서는 YG의 목표 주가를 하향조정했다.
2017년 4월, 한류와 케이팝을 주제로 한 태국 방콕 대규모 쇼핑몰 '쇼디시(SHOWDC)'가 개장한다. 개장 축하 자리에 가수 싸이뿐 아니라 다른 한국 가수들도 동원됐다. 1만5000㎡ 부지에 조성된 쇼핑몰 최상층과 루프탑 등 이른바 알짜배기 공간은 'YG 공화국(YG Republic)'으로 불리며 빅뱅의 이름을 내건 카페를 비롯해 YG 외식사업 브랜드로 채워졌다. YG 외식사업 브랜드 YG 리퍼블릭은 태국을 발판으로 넉 달 뒤 말레이시아에도 진출했고, 이때 당시 승리와 이른바 승리의 단톡방 멤버들인 가수 정준영, 최종훈 등이 현지에서 홍보를 진행했다.
태국 등 동남아 큰손들이 1조원을 투자한 대형 사업 '쇼디시'와 이곳에 진출한 YG. 동남아시아에서 사업으로 성공하기 위한 열쇠는 투자금이 아닌 상류층과의 인맥이라는 태국 현지 교민의 증언. 지난 2018년 실각한 나집 나자크 전 총리의 최측근인 말레이시아 재력가 조 로우. 2014년 9월 회동에 참석한 YGX 김 대표가 특히 신경 썼다는 태국 거대 외식업 투자 회사를 이끌고 있는 밥. 2018년 12월 15일 '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마약 의심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된 밥.
이처럼 '스트레이트'의 보도에 따르면 2014년 양현석 전 대표는 조 로우 등 해외재력가들을 만났고, 2015년 말 YG 푸즈가 태국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그리고 2017년 태국에 'YG 공화국'이 들어섰다.
MBC '스트레이트-정 마담의 유럽 출장과 YG 공화국' 편 (사진=방송화면 캡처)
양현석 전 대표는 거듭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양 전 대표를 둘러싼 의혹들이 하나둘 추가로 제기될 때마다 YG와 양현석 전 대표에 대한 국민의 의구심만 커져가고 있는 것은 왜일까.
YG 소속 가수였던 승리의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마약 등 각종 의혹, 그리고 수사기관과의 유착 의혹. 이어진 YG 소속 아티스트들의 마약 의혹과 양 전 대표의 성 접대 의혹과 더불어 수사기관과의 유착 의혹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 듯 YG와 양현석 전 대표를 둘러싼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거듭된 의혹에 이미 YG와 양현석 전 대표에 대한 신뢰는 추락한 지 오래다.
어느덧 YG는 의혹과 불신의 아이콘처럼 되어 버렸다. 그런 가운데 국민의 의구심만 더해질 양현석 전 대표의 해명이 이어지고 있다.
양현석 전 대표는 '스트레이트' 제작진에 "성 접대 의혹에 대해서만큼은 조만간 경찰에서 혐의없음으로 내사 종결될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입장을 밝혀왔다.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스스로의 입으로 '혐의없음'이라 말한 양 전 대표의 해명을 이미 YG에 대한 신뢰가 하락한 속에서 불신과 의혹만 더하지 않을까.
거듭된 수사기관과 YG의 유착 의혹 속에서 검경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불신이 만연한 가운데, YG와 양현석 전 대표를 둘러싼 모든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이를 통한 진실 규명은 신뢰 회복의 마지막 발판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