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목회자와 평신도는 수직적 관계일까요? 목회자와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불순한 일일까요?
한국교회의 개혁을 모색하는 평신도들이 생각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평신도의 위상과 목회자의 권위에 대해 거침없는 의견이 오고갔습니다. 천수연 기잡니다.
[기자]
극우 정치적 행보로 비판을 받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지난 11일 임원회에서 한 발언입니다.
[전광훈 목사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지난 11일 한기총 임원회]
"손봉호 교수는 무슨 짓을 했냐하면 한기총 해산 1천만 명 서명운동을 했어요. 난 그 분이 한기총하고 무슨 원수를 졌는지 그리고 ‘일개 평신도 장로’가 ‘건방지게’ 말이죠. 기독교윤리실천? 본인이나 윤리실천 하십시오."
이 발언은 전 목사가 목사와 평신도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하지만 목사라는 신분적 권위를 내세우는 목회자에 대해서 평신도들의 생각은 좀 달라 보입니다.
한국교회 개혁을 위해 모인 평신도들의 이야기 나눔의 자리에서는 목사와 평신도의 관계, 권위에 대한 생각들이 거침없이 오갔습니다.
교회의 대표성이 목사에게 있는가에 대해 평신도들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백현수 변호사 / 기독법률가회]
"사실 하나님 나라 전체 진행에 있어서 주인공과 실제 플레이어는 평신도다, 목회자는 단지 코치에 불과하다 근데 코치가 모든 것을 대표하는 것처럼 평신도의 모든 것을 다 콘트롤 하는 것처럼 사실 실제로 결정해서 실제로 빛을 드러내고 실제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하는 사람은 평신도인데.."
일방적으로 말씀을 전하는 공적인 설교에서는 정치적, 사적이야기를 줄이고 성경에 입각한 설교만 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평신도와 목사가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평등한 논의문화도 제안했습니다.
[송하영 교사 / 좋은교사운동]
"평신도가 말씀을 같이 해석할 수 있는 근육도 스스로도 키우고 설교시간에는 듣기도 하고, 그 다음에 사회적인 이야기는 같이 논쟁할 수 있을 정도의 합리적이고 건전한 문화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한국교회탐구센터 송인규 교수는 목사와 평신도는 모두 ‘성도’라는 같은 신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단지 은사와 기능, 직분이 다를 뿐인데 한국교회 안에서는 이 관계가 왜곡돼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송인규 교수 / 한국교회탐구센터]
"자기(목회자) 의식에 있어서는 실제적으로는 자신이 일반 그리스도인과 다른 신분인 것처럼 여기고 행동한다. 사실 우리가 다 하나님의 종이거든요 신약시대에는 목회자만 하나님의 종 아닙니다. 구약과 달라요 그런 면에서."
이러다보니 목회자라는 직분을 내세운 권위가 실질적인 실력과 은사보다 더 앞서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송인규 교수 / 한국교회탐구센터]
"이런 경향 때문에 엉터리 박사학위, 졸업장 위조, 논문표절 왜 비윤리적인 이런 게 다 생겨날까요. 이 직분적 권위에 너무 집착하고 실질적 권위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날 모인 평신도들은 평신도라는 단어 자체가 계급적 용어로 사용되는 한계를 지적하고 목회자 중심인 교단 정치를 극복할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CBS뉴스 천수연입니다.
[영상 이정우 편집 전호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