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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팀 이뤄 서울시향 명성 높일 것" 벤스케 신임 감독의 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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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팀' 강조한 벤스케 감독의 소통의 리더십
"전용 콘서트홀 필요하다고 박원순 시장에 건의"

"단원들이 자신의 파트만을 연주하는 것만이 아니라 오케스트라 안의 여러 파트가 서로의 소리를 들으면서 반응하며 유기적으로 하나의 팀이 되어 음악을 만드는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발언하는 오스모 벤스케 서울시향 신임 음악감독 (사진=서울시향 제공)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 신임 음악감독으로 선임된 오스모 벤스케(66)는 24일 '원팀(One Team)'에 대한 포부를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후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벤스케는 "악장과 노동조합까지 모두 하나의 팀으로 함께 연주하는 것을 강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전 미네소타 오케스트라나 다른 심포니에서도 한팀에서 단결력을 주장해왔다"며 "연주를 잘하는 것을 따지기보다는 갖고 있는 재능과 기술을 서로가 협력하는 것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핀란드 출신의 벤스케 지휘자는 단원들과 직접 소통을 하는 온화한 리더십으로 유명하다. 특히 지역 수준의 악단이던 미네소타 오케스트라를 글로벌 수준으로 성장시키며 '오케스트라 빌더'라는 이명을 얻은 바 있다.

강은경 서울시향 대표도 이러한 점을 이유로 들어 벤스케 신임 음악감독의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벤스케가 음악감독을 맡았던 미네소타 오케스트라는 과거 경영진과 단원이 대치하면서 미국 오케스트라 사상 최장기인 16개월의 직장폐쇄라는 아픔을 겪었다. 단원들은 하나둘 떠났고 조직은 외상을 입었다. 이 과정에서 소통과 협력을 전제로 한 '오케스트라 거버넌스 모델'이 작동했고 벤스케 감독은 '리빌더(Rebuilder)'로의 면모를 보이며 안정적으로 오케스트라를 재건했다.

강은경 서울시향 대표이사 (사진=서울시향 제공)

 

강 대표는 이러한 미네소타 오케스트라 모델에 대해 "이 모델이 근간으로 하고 있었던 여러 요소들이 서울시향과 제가 만나서 지금까지 새로운 비전하에 추구해온 여러 가지 혁신의 모델과 유사하다고 봤다"면서 "이러한 모델을 구축해 온 벤스케와 함께 서울시향만의 독보적 모델을 구축하려고 한다. 소통과 화합의 오케스트라 모델은 음악을 넘어서 지역과의 협력도 구축해 나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벤스케 감독은 서울시향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서울시향의 전용 콘서트홀 마련, 음반 작업, 명성 쌓기 등 세가지 전략을 구상했다.

벤스케 감독은 "이 세 가지 전략은 따로따로 추구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이 돼 있고, 이를 통해 국제적일 뿐만 아니라 지역적 명성도 같이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과정에서 벤스케는 관객이 음악을 들으려고 서울시향을 찾는 것이 아닌 서울시향이 관객을 찾아 음악을 들려주는 형태로 관객 발굴을 꾀할 것이라는 목표도 내세웠다.

벤스케는 "서울시향이 진출해야 할 곳들은 도쿄, 런던 등 세계의 문화도시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한국 안에 특히 평소 오케스트라 공연을 들을 수 없었던 지역을 찾아가 그들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벤스케 감독은 미네소타 오케스트라 감독 중 콘서트홀 공연뿐만 아니라 지역 곳곳을 찾는 공연으로 지역 사회와의 깊은 유대관계를 형성했다.

벤스케 감독은 또 음악을 통해 외교적 갈등을 잘 해결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벤스케 감독은 지난 2015년 미국과 쿠바의 국교 단절이 막 회복됐을 당시 미네소타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쿠바에서 최초로 오케스트라 투어를 펼친 바 있다.

그는 이날 공연을 회상하며 "쿠바에 가서 미국과 쿠바 양국의 국가 연주를 시도했는데 처음에 금지를 당했다. 그러다 계속해서 '내가 책임질 테니 연주하게 해달라' 설득을 했고 결국 연주했다"면서 "쿠바 국가를 연주할 때 청중들이 그것을 따라부르기 시작했고 눈물 흘리고 그런 장면들이 있었는데, 그때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갈등을 겪고 있었던 상황에서 음악이 외교의 다리를 하는 것을 경험했다"면서 "한국과 떨어져 있는 공동체인 북한에서 하나의 연주를 하는 그런 기회가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북한 공연에 대한 목표도 열어뒀다.

세계적으로 명망이 높은 사령탑인 벤스케 감독은 서울시향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벤스케 감독은 서울시향에 대해 "언제나 가능성이 열려있는 오케스트라"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유명한 오케스트라를 많이 지휘해봤는데 지쳐있고 진부한 단체들이 있었다"면서 "지휘자로 새로운 시도를 하거나 좀 더 다른 접근을 추구할 때 기존에 반복해왔던 레파토리를 이유로 거부반응을 보이는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서울시향과는 그런 게 없었고, 언제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고 한계를 느낄 수 없는 잠재력이 있는 오케스트라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벤스케는 지난 2015년 11월 베토벤 교향곡 5번 연주를 시작으로 서울시향과의 연을 맺었다. 이후 4차례 객원 지휘를 통해 서울시향 단원과 청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러한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벤스케 감독은 새로운 레파토리의 시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벤스케 감독은 "베토벤, 브람스 등 유명 작품 또한 당연히 연주하겠지만, 현재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어도 훗날 명 작곡가로 인정받을 젊은 작곡가들의 작품도 조명할 것"이라면서 "최고의 협연자와 함께 훌륭한 작품을 계속해서 연주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벤스케 감독은 또 서울시향의 염원인 콘서트홀에 대해서도 목표로 내세웠다. 벤스케 감독은 "전용 콘서트홀 없이는 앞서 언급했던 전략의 성취가 불가능하다"면서 콘서트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원순 시장에게도 리허설 하는 장소와 공연하는 장소가 일치되는 것이 오케스트라의 연주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면서 "뉴욕 오케스트라도 공연하는 장소에서 리허설 하는 방식을 추구하는데 이러한 장치가 서울시향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벤스케 서울시향 신임 음악감독의 임기는 2020년 1월부터 3년간이다. 벤스케 감독의 취임 연주회는 2020년 2월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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