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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연수 SNS 논란…여성에 요구되는 고분고분 '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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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논란과 유사한 모양새…내용보다 '태도'에 대한 불편함 제기
'불친절'한 여성 연예인의 발화는 왜 문제일까
여성과 女연예인에게 친절함 바라는 사회

배우 하연수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배우 하연수가 SNS에 올린 댓글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불친절'하고 '까칠'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연수는 지난 18일 SNS에 "작년에 작업한 '화조도' 판매합니다. 벽에 걸 수 있는 족자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

해당 게시물에 한 누리꾼은 "연수님이 직접 작업한 건가요?"라고 댓글을 달았고, 이에 하연수는 "500번 정도 받은 질문이라 씁쓸하네요. 이젠 좀 알아주셨으면. 그렇습니다. 그림 그린 지는 20년 됐고요"라는 답변을 남겼다.

문제는 이 같은 하연수의 답변이 '불친절'하거나 '까칠'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태도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누리꾼들이 문제제기 하는 지점은 하연수의 '불친절함'이다.

지난 2016년에도 하연수는 자신의 SNS에 스위스 화가 지기스문트 리기니의 그림과 화가의 이름을 올렸는데, 한 누리꾼이 댓글로 작품명을 묻자 하연수가 "방법은 당연히 도록을 구매하시거나 구글링인데, 구글링하실 용의가 없어 보여서 답변 드린다, selbstportat 1914년 작품이다"라고 답변했다.

당시에도 하연수의 답변의 '태도'가 까칠하고 무례하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하연수는 자필 사과문까지 올리며 누리꾼들에게 사과했다.

이번 SNS 논란에서도 문제가 되는 부분은 '태도'다. 일종의 서비스직인 연예인, 특히 여성 연예인은 상냥하고 친절한 언어와 발화를 해야 한다는 암묵적인 요구가 밑바탕에 자리 잡은 것이다. 여성은 항상 미소 짓고 나긋하고 상냥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사회 전반에 깔려 있다는 사실은 이번 논란을 통해 다시금 드러났다.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남자 연예인에 있어서는 그가 까칠하거나 나이브한 태도를 보여도 비난의 표적이 되지 않는데 여성 연예인에게는 맡겨 놓은 인격이 있나 싶을 정도로 태도와 인격에 대해 많은 것을 요구한다"라며 "언제나 여성을 통해서 위로와 위안을 받고자 하는 것이 뿌리깊은 문화로 존재하는 것 아닌가 싶다. 여성은 자기 의견을 갖고 개성을 가진 존재로 내 앞에 있는 게 아니라 언제든 친절한 말투로 이야기하고 나에게 거슬리지 않는 상태로 말하는 존재이길 원한다"라고 지적했다.

황 평론가는 "이른바 '성질'을 드러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고 언제든 서비스하고 감정노동을 하는 존재로서만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나 SNS는 그 사람의 퍼스널리티가 드러나는 곳"이라며 "방송에서는 안 그랬는데 SNS에서는 왜 고분고분하게 말하지 않는지, 내용은 맞아도 태도가 왜 그러는지 등을 이야기하는 것은 도대체 여성 연예인에게 무슨 태도를 원했기에 그토록 화들짝 놀라느냐 반문해야 하는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어 황 평론가는 이번 문제를 통해 과연 일부 누리꾼이 불쾌해하는 지점이 어디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다.

황 평론가는 "공중이 젊은 여성 연예인에게 바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바라는 자체가 얼마나 문제적이라는 걸 문제제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하연수의 2019년 SNS 논란은 2016년과 비교했을 때 동어반복이라 할 수 있다. 2016년 논란 당시 배우 김의성이 자신의 SNS에 남긴 질문은 지금도 유효할지 모른다.

"하연수 씨가 한 얘기를 중년 남자배우가 했어도 저리 반응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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