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북한 선원 4명이 탄 어선이 연안에서 조업 중인 어민의 신고로 발견됐다는 정부 당국의 발표와 달리 삼척항에 정박했다고 KBS가 18일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 어선이 삼척항 내에 정박한 뒤 우리 주민과 대화하는 모습. (캡처=KBS/연합뉴스)
지난 15일 강원도 삼척항에서 발견된 북한 목재 어선은 지난 9일 함경북도에서 출항한 뒤 12일 밤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남측으로 내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군 당국에 따르면 이 북한 선박은 지난 9일 함경북도에서 출항, 10일 NLL 북방에서 조업 중이던 북한 어선군에 합류해 11~12일 위장조업을 하다 12일 오후 9시쯤 NLL을 월선했다.
이 선박은 13일 오전 6시쯤 울릉도 동북방 30해리(약 56km) 해상에 도착한 뒤 정지했고, 이날 오후 8시쯤부터 기상 악화로 표류하다 최단거리 육지를 목표로 항해를 시작했다.
이어 14일 오후 9시쯤에는 삼척 동쪽 2~3해리 해상에서 엔진 정지 사태로 대기하다 15일 일출 시간이 지난 뒤 삼척항을 향해 출발해 오전 6시 20분쯤 삼척항 방파제 부두 끝에 접안했다.
이 선박은 약 30분 뒤인 오전 6시 50분쯤 산책 나온 지역 주민이 발견해 112로 경찰에 신고했다. 동해 해경은 오전 7시 35분부터 오전 8시 45분까지 이 선박을 동해안으로 예인했다.
1차 조사 결과 신고자는 삼척항에서 차림새가 특이한 4명의 행적을 수상히 여겨 어디에서 왔는지를 물었고 북한에서 왔다는 답변을 들었다. 당시 4명 중 2명은 선박 내부에 있었고 2명은 방파제로 넘어와 앉거나 서있었다.
이들 가운데 1명은 서울에 사는 이모와 통화를 할 수 있게 핸드폰을 빌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4명 가운데 2명은 처음부터 귀순 의도를 갖고 출항했다고 1차 진술했고 현재 귀순 절차를 진행 중이지만 중앙합동조사에서 세부 사항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상태다. 나머지 2명은 지난 18일 본인 의사를 존중해 판문점을 통해 북측으로 송환했다.
이들 4명은 1명은 인민복, 1명은 얼룩무늬 전투복, 2명은 작업복을 입고 있었다. 군 당국은 당시 복장 상태와 관계없이 모두 민간인인 것으로 1차 확인됐지만 구체적인 신분 확인 작업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이 선박이 NLL을 넘어와 삼척항으로 이동할 때까지 발견하지 못한 사실에 대해 경비함정과 해상초계기가 정상적인 경비 및 초계활동을 벌이고 있었지만 감시에 제한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해안 감시 레이더의 경우도 북한 소형 목선으로 추정되는 희미한 점이 포착됐지만 당시 파도의 반사신호와 혼재돼 감시 요원이 제대로 식별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안에서 운용되는 해안선 감시용 지능형 영상감시체계도 이 선박이 삼척항으로 진입할 때 약 1초간 2회 포착했지만 우리 어선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