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A매치 때 손흥민과 이강인의 모습. (자료사진)
지난 3월 A매치(볼리비아, 콜롬비아).
축구 팬들은 설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강인(18, 발렌시아CF)을 처음으로 대표팀에 발탁했기 때문이다. 역대 7번째로 어린 나이에 단 태극마크. 무엇보다 한국 축구의 현재 손흥민(27, 토트넘 핫스퍼)과 미래 이강인의 만남에 기대가 컸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강인은 경기에 뛰지 못했다. 벤투 감독은 볼리비아, 콜롬비아전에서 이강인을 벤치에만 앉혔다.
손흥민은 "한국 축구를 나중에 이끌어갈 선수다. 열흘이라는 시간 동안 발전하는 모습을 내 눈으로 봤기 때문에 경기에 나서지 못했어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면서 "당장 경기에 나오지 않아 아쉬워하는 팬들이 많겠지만, 장기 레이스이고 길게 봐야 한다. 묵묵히 뒤에서 응원해준다면, 알아서 큰 선수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동생을 챙겼다.
6월 A매치(호주, 이란). 이번에도 손흥민과 이강인 조합을 볼 수 없었다. 다름 아닌 20세 이하(U-20) 월드컵 출전으로 이강인이 빠졌기 때문이었다.
이강인은 U-20 대표팀에서도 막내다.
하지만 '막내 형'이라는 애칭답게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7경기 2골 4도움을 기록하면서 한국 남자 축구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준우승이라는 역사를 썼고,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까지 들어올렸다.
또래 사이에서는 적수가 없었다. 이강인의 화려한 드리블에 다른 나라 유망주들은 넘어졌고, 이강인의 패스는 골로 연결됐다.
이변이 없다면 9월 시작되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 이강인이 호출될 가능성이 크다. 벤투 감독도 3월 A매치가 끝난 뒤 "앞으로 어떤 활약을 하는지 계속 체크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U-20 월드컵에 2명의 코칭스태프를 파견해 이강인을 관찰했다. 이강인은 골든볼이라는 최고의 활약으로 화답했다. 늘 여유있게 명단을 꾸리는 벤투 감독이기에 이강인의 발탁 가능성은 크다.
이강인의 패스를 손흥민이 마무리하는, 한국 축구 팬들이 꿈에 그리던 장면이 조금씩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