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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짜기 세대’의 설움, 韓 축구 ‘새 역사’로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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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용호'의 위대한 도전, 2019 FIFA U-20 월드컵 준우승 마무리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2019 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1983년 멕시코 4강 신화를 뛰어넘는 최초의 결승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사진=대한축구협회)

 

‘골짜기 세대’ 설움은 없다. 당당히 실력으로 세계 정상의 문을 두드렸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16일(한국시각) 폴란드 우치의 우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 2019 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결승에서 1대3으로 역전패했다.

한국은 경기 시작 5분 만에 이강인(발렌시아)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앞섰지만 전반 34분과 후반 7분에 블라디슬라프 수프리아하에게 연이어 실점했다. 동점골을 넣기 위해 기세를 올리던 후반 44분에는 헤오르히 치타이슈빌리에게 쐐기골을 내주고 고개를 숙였다.

비록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최초 FIFA U-20 월드컵 우승 도전은 실패로 끝이 났지만 한국 남자축구 역사상 최초로 FIFA 주관대회 결승을 밟은 ‘정정용호’는 값진 준우승과 함께 대회를 마무리했다.

무엇보다 '정정용호'의 U-20 월드컵 준우승은 ‘골짜기 세대’라는 평가를 딛고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값지다.

한국 축구는 2년 전 국내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 출전한 선수들을 ‘황금세대’라고 평가했다. 어려서부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던 백승호(지로나)와 이승우(헬라스 베로나)를 중심으로 프로와 아마에서 주목받는 선수들이 대거 소집됐기 때문이다.

이들을 향한 큰 기대에 대한축구협회는 역사상 처음으로 U-20 월드컵도 유치해 안방에서 이들의 1983년 멕시코대회 4강 신화 재현에 힘을 보탰다.

당시 U-20 대표팀 연령대 선수들을 오래 지도했던 이광종 감독이 갑작스러운 병환으로 세상을 떠나며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 조별예선에서 아르헨티나를 꺾는 등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포르투갈에 덜미를 잡혀 16강에서 대회를 일찌감치 마무리했다.

U-20 월드컵 16강 진출은 분명 한국 축구의 경쟁력을 확인한 성과지만 당시 U-20 대표팀을 향한 기대가 워낙 컸던 탓에 반대로 실망도 컸다.

‘황금 세대’의 그늘에 가려 상대적으로 기량이 떨어지는 ‘골짜기 세대’라는 평가를 받아야 했던 동생들이 형들의 아쉬움을 씻고도 남을 만큼 제대로 사고를 쳤다.

정정용 감독과 함께 폴란드로 떠난 21명 중에는 K리그2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6명, 아마추어에 속하는 대학 소속 선수도 두 명이다. 상대적으로 주목이 덜 할 수밖에 없다. 공격진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수비 불안도 약점으로 지적됐다. 오죽하면 18세 막내 이강인이 이 팀의 중심이라는 자존심 상할 평가까지 받아야 했다.

오히려 낮은 기대는 이들에게 약이 됐다.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를 극복하고 ‘죽음의 조’로 평가됐던 조별예선에서 당당히 16강 진출에 성공했고, 이후 일본과 세네갈, 에콰도르를 차례로 꺾고 당당히 결승까지 진출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정정용 감독이 준비한 전술은 빛이 났고, 오랫동안 공들인 체력 강화는 대회 기간 단 한 명의 부상자도 나오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대회를 앞두고 ‘정정용호’ 선수들이 우승을 이야기할 때만 해도 16강 진출이 현실적인 목표로 평가됐지만 이들은 그라운드에서 당당히 우승에 도전할 실력을 펼쳤다.

아쉽게 우승 도전은 실패했지만 더는 골짜기 세대의 설움은 없다. 한국 남자축구 역사상 최초의 FIFA 주관대회 결승 무대를 밟은 ‘정정용호’는 마치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달성한 선배들의 뒤를 이어 미래 한국 축구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주자로 확실한 입지를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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