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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 임종의 순간…병실을 채운 '시편 2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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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실한 기독교 신자 이희호 여사의 임종, '찬송가와 성경' 낭송
김홍업·김홍걸 "어머니, 사랑합니다. 편히 쉬세요" 작별인사

이희호 여사 영정(사진=김대중평화센터 제공)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차려 주시고 기름을 내 머리에 부으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임종 당시 병실에 성경 시편 23편이 울려퍼졌다.

시편 23편은 신실한 기독교 신자인 이 여사가 평소 좋아하는 구절로, 시의 작자는 다윗이다.

이 여사 임종 직전 김홍업 전 국회의원과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등을 비롯한 가족들, 동교동계 의원 등이 모두 함께 시편 23편을 낭송했다고 민주평화당 최경환 의원이 전했다.

최 의원은 "찬송과 성경을 읽을 때 이 여사님도 같이 부르려고 하시는 것처렴 보였다"고 말했다.

김홍업 전 의원과 김홍걸 위원장은 차례로 말 없이 누워 있는 이 여사에게 "어머니, 사랑합니다. 편히 쉬십시오. 감사합니다"라고 작별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이 여사는 10일 오후 늦게부터 혈압이 떨어지면서 위중해졌고, 이에 가족들이 오후 10~11시쯤 다 모여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병원에 머물렀다.

최 의원은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여사님은 단순히 (김 전 대통령의) 내조자, 영부인으로서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김 전 대통령과 동행하신 분"이라며 "특히 여권 신장을 위해 독보적인 활동을 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1962년 김 전 대통령과 결혼한 뒤 고난의 시절을 보냈다. 김대중 대통령 납치사건, 감옥 생활, 망명 등 30년 가까운 고난의 생활이었다"며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사신 분"이라고 부연했다.

이 여사의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11일 오전에 마련되고, 조문은 오후 2시부터 가능하다.

발인은 14일이고, 당일 오전 7시 고인이 장로를 지낸 신촌 창천교회에서 장례 예배가 있을 예정이다. 장지는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이다. 이 여사의 장례는 사회장으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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