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핀란드 의회를 방문해 마띠 반하넨 핀란드 의회 의장과 각 교섭단체 대표 등 의회 관계자들을 만나 사회적 대타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핀란드의 독립과 민주주의의 성지인 의회를 방문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핀란드는 혁신과 성장, 포용과 복지의 나라다. 국민이 체감하는 삶의 만족도도 높다"고 말했다.
또 "핀란드의 성취가 위대한 것은 스스로 운명을 개척했다는 데 있다"며 "특히 사회, 경제적 위기 때마다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펼치는 데는 의회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평가했다.
이어 "의회와 정부는 강대국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현실을 인식하고 때로는 함께, 때로는 서로 견제하며 국가경영에 임해왔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패스트트랙 정국으로 파행을 빚고 있는 국내 정치상황에 대한 우회적 비판으로도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한국도 오랜 경험을 통해 사회적 협의를 이루며 함께 전진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올해 초에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노사가 함께 대타협으로 상생의 일자리를 만드는 성과를 거뒀다"고 소개했다.
또 "오늘 면담이 사회적 대타협과 수준 높은 협치, 복지국가 실현에 대한 지혜와 경험을 나누는 시간이 되리라 믿는다"며 "핀란드와 한국이 성숙한 민주주의를 향해 함께 걸어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하넨 의장은 "한국과 핀란드의 관계는 아주 좋다"며 "지리적으로 멀리 있는 것 같지만 양국은 비슷한 점이 많다"고 화답했다.
또 "양국은 신기술 개발에도 관심이 많으며, 핀란드에서 서울까지 가는 항공편 덕분에 관광 교류도 많아졌다"며 "양국 관계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진 비공개 면담에서 양국간 인적 교류가 꾸준히 증가한 배경에는 반하넨 의장의 총리 재직 시절 연결된 인천-헬싱키 간 직항 노선의 기여가 크다고 언급했다.
또 향후 부산-헬싱키 간 노선이 신설되면 양국 간 인적·물적 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를 표명했다고 청와대측은 설명했다.
이어 핀란드의 지속적인 성장 및 포용적 복지제도에 대해 논의하면서 핀란드가 유럽 최초로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하고 세계 최초로 여성이 의회에 진출하는 등 여성권 신장의 귀감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최근 한반도 정세를 반하넨 의장에게 설명하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핀란드 의회의 지속적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
이에 반하넨 의장은 문 대통령과 우리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