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개발자들의 축제 애플 '연례 개발자회의(WWDC 2019)'가 3일(한국시간 4일 오전 2시)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차세대 모바일 플랫폼 iOS 13과 맥OS 등을 선보일 예정인 가운데, 애플이 지난 18년간 핵심 서비스로 제공해왔던 아이튠즈를 폐지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 아이튠즈, 18년 애플 핵심 서비스 '셧다운' 수순폐지설은 2년 전부터 나왔다. 2016년 5월 미국 디지털뮤직뉴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2년 내 아이튠즈의 다운로드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애플 대변인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지만 스트리밍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애플의 새로운 서비스가 출시되면서 아이튠즈 성장세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평균 35억달러(약 4조원) 수준이었던 매출은 이미 2012년 4분기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아이튠즈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한 음원 다운로드는 안드로이드 플랫폼과 스트리밍 서비스가 강세를 보이면서 플랫폼에 균열이 발생했다. 2014년 역대 최대 규모인 30억달러(약 3조원)에 비츠(Beats)를 인수해 이듬해 '애플뮤직'을 론칭한 것이 대표적이다.
애플은 2013년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인 아이튠즈 라디오를 통해 스트리밍 업체들의 공세에 맞서는 노력을 보였지만 아이튠즈가 비약적인 음악 시장의 변화를 감내하기 이미 어려워진 상태였다. 넷플릭스를 중심 축으로 비디오 시장 역시 스트리밍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아이튠즈 페이스북 계정과 아이튠즈 구동 화면
아이튠즈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까.
애플은 최근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아이튠즈 계정 콘텐츠를 모두 삭제하고 애플TV 계정과 연동시켰다. 다만 트위터 계정은 게시물을 유지했지만 5월 22일을 마지막으로 애플TV 게시물을 리트윗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튠즈 서비스를 종료하고 음악 앱, TV 앱, 팟캐스트 앱 등으로 분할 해 서비스 할 것으로 알려졌다.
MP3 미디어 플레이어로 출발한 아이튠즈는 아이폰, 아이팟, 아이패드, 맥 등에서 음악, TV 프로그램, 동영상, 사진, 팟캐스트 등을 재생하고 다운로드 및 전송할 수 있는 스티브 잡스가 생전 구축한 애플 서비스 생태계의 핵심 플랫폼이다. 가입자 수는 8억 명에 달한다.
2001년 맥월드(Mac World) 행사에서 아이튠즈 1.0이 처음으로 소개되었다.
◇ 애플 'WWDC 2019' 새로운 운영체제와 통합 서비스아이튠즈 종료 여부는 WWDC 2019 기조연설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애플 화법상 '종료' '단종' '폐지'라는 용어 대신 '진화(evolution)' 또는 '새로운(New)'과 같은 발전적 용어를 차용한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3일(한국시간 7일 오전 2시) iOS 13, 맥OS 10.15, 워치OS 6, tvOS 13 등의 개선된 운영체제와 함께 여기에 녹아든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공개한다.
■ iOS 13 =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지탱하는 모바일 iOS는 매년 크고 작은 대규모 업데이트가 담긴다. iOS 13에서 가능성이 높은 기능은 '다크모드(Dark Mode)'다. 이 기능을 켜면 전체 인터페이스가 어두워진다. 그동안 밝은 스크린, 화려한 배경화면을 강조해왔던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배경과 앱 인터페이스가 어두워지면 실내 또는 야간 환경에 눈을 보호할 수 있고 주변에 끼칠 수 있는 에티켓 문제도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배터리 수명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아이메시지(iMessage)는 그동안 단순한 문자에서 채팅 앱으로 차분히 진화해왔다. 이번 업데이트 항목에는 사용자가 프로필 사진과 표시 이름을 직접 설정할 수 있게 할 전망이다.
이 외에도 iOS 가상 키보드에 타사 iOS 앱, 안드로이드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스와이프(Swype)'를 추가하고, 주변 아이폰 사용자를 찾아주는 '친구찾기(Find My Friends)', 사용자 아이폰을 찾아주는 '내 아이폰 찾기(Find My iPhone)'를 하나의 앱으로 통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위치확인 앱을 이용한 새로운 물리적 장치를 선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아이패드의 경우 iOS 12에서 두 개의 앱을 동시에 이용 가능한 멀티 태스킹을 개선해 화면에서 최대 3~4개의 앱을 동시에 작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맥(Mac)과 연결해 듀얼 스크린(모니터2)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일부 맥 제어 기능이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맥과 윈도우를 지원하는 '듀엣 디스플레이(Duet Display)' 앱은 유명하다. 가격은 약 12000원 안팎으로 맥 사용자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 맥OS 10.15 = 차기 맥OS 10.15의 기장 기대되는 변화는 개발자가 기존 아이패드 앱을 맥OS로 가져올 수 있느냐다. 애플이 내부 프로젝트명 '마지팬(Marzipan)'으로 부르는 이 기술은 OS간 충돌을 피하기 위해 비교적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 작년 맥OS 10.14에서는 '뉴스'와 '홈' 같은 일부 아이폰 기본 앱을 가져왔다. 올해는 iOS 앱이 대거 맥OS로 이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례로 비대한 맥OS용 아이튠즈 앱은 이번 업데이트에서 뮤직, 팟캐스트, TV 앱 등으로 분할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아이튠즈 '셧다운' 가능성이 이같은 변화를 짐작케 한다. 맥OS에서는 앞으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처럼 개별 서비스 앱을 필요에 따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iupdate 캡처)
북(Book) 앱은 새로운 인터페이스 적용이 예상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새로운 디자인에는 라이브러리, 스토어, 오디오북 스토어 전용 탭이 있는 새로운 사이드 바를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 음성비서 시리(Siri)를 활용한 단축어 기능 '시리 숏컷'이 맥OS에도 지원 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온다. 시리 숏컷을 활용하면 호환되는 앱을 사용해 특정 작업 또는 작업에 대한 사용자 지정 바로가기를 만들 수 있어 작업 뎁스(Depth)를 크게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 워치OS 6 및 tvOS 13 = 자체 앱스토어를 가진 워치OS에서는 더 많은 앱들이 추가되고 시계 모드 외에도 다양한 시각 데이터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워치OS 전용 앱이 공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화를 녹음 할 수있는 실시간 음성 메모 앱이 포함되고 새로운 계산기 앱이 추가돼 아이폰 없이도 연산 작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tvOS에 대한 소식은 아직 이렇다할 것이 없다. 앱이나 영화 시청을 위한 백업 기능에 한정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애플이 새롭게 선보일 'TV플러스'에 대한 소개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모듈식 올 뉴 '맥 프로' 콘셉트 이미지 (출처=Curved)
■ 새로운 하드웨어 '올 뉴 맥 프로' = 올해 연례 개발자회의에 대한 별다른 하드웨어 예고는 없었지만 새로운 하드웨어 제품을 소개하는 일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17년 WWDC에서는 새로운 아이맥 프로, 홈팟, 아이패드가 소개됐다.
작년 톰 보거 애플 맥하드웨어 마케팅 부문 수석 디렉터는 "2019년 새로운 맥 프로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소문이 무성했던 모듈식 디자인이 적용된 새로운 데스크톱 컴퓨터가 등장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013년 첫 선을 보인 원통형 맥 프로는 현재까지 뚜렷한 변화 없이 일부 성능을 업그레이드 하는데 그쳤다. 소식통에 따르면 신형 맥 프로는 사용자가 CPU와 GPU를 쉽게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모듈식 디자인이 채택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신형 맥 프로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전문가용 31.6인치 6K 디스플레이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