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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의원들 '관광일정' 빼고 해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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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행자위 해외연수계획에 외부심사위원들 만장일치 통과
교통위원회 두 차례 심사 부결이 반면교사로 작용
다른 지방의회로 확산되는 계기될 듯

서울시의회(사진=연합뉴스 제공)

 

예천군의원들의 가이드폭행과 가이드에게 여성 접대부를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초, 광역의원들의 무분별한 '관광성 외유'에 대한 국민적 비판여론이 빗발치자 지방의회 해외출장에서 관광일정이 아예 자취를 감추고 있다.

특히 서울시의회는 선도적으로 자정 가이드라인까지 만들어 시행에 들어가는 등 지방의원 사이에서도 변화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들은(11명) 오는 7월2일부터 7박9일 일정으로 독일 출장길에 오른다. 출장 목적은 청소년 정책과 시설, 평생교육, 주민참여제도 탐구다.

우리나라에선 최근 청년수당이나 청년일자리 창출 등 청년정책이 주요 이슈로 부상한 상황이라 독일의 '바펙' 즉 청년실업대책과 청소년청의 시민참여예산, 숙의예산제 등은 한국 청소년 정책의 반면교사가 될 수 있고 이런 점에서 독일을 방문지로 택했다고 한다.

시의회의 출장기획 과정에서 눈에 띠는 대목은 예산과 관광이 빠진 실무형 일정이란 점이다. 사실상 7일동안 체류하면서 프랑크푸르트와 하이델베르크, 바이마르, 드레스덴, 베를린을 방문하는 일정으로 짜여 있는데 비해 1인당 예산은 일비 36만원씩을 포함해 360만원이고 총 지출예산은 3천630만원으로 과하지 않다. 일비 36만원은 하루 4만원 꼴이다.

일정에서는 '관광지 명단'이 사라졌다. 의원들의 방문지는 베를린시청과 청소년청, 베를린정치교육원, 베를린의회, 나우만재단, 드레스덴시청, 청소년 복지센터, 청소년센터, 시민대학 등으로 독일출장의 목적과 정확히 일치한다.

기존의 지방의회 외유일정이 'ooo시찰' 일색이었던 것과 달리 '청소년 시설 관리실태 자료수집'이나 '서울시 청소년시설 운영 개선안 마련' '청사에너지 절감방안 마련' '베를린시와 비교한 서울시 주민참여제 개선안 모색' 등으로 활동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바뀌었다.

워낙 오전 1차례, 오후 1차례로 빡빡한 일정을 짜다보니 일부 심사위원들은 '의원들이 수행하기에 너무 벅찬 것 아니냐'는 지적도 했다는 것이 시의회 관계자의 전언이다.

 

행자위원회는 지난달 교통위원회가 해외시찰계획을 엉성하게 짜서 올렸다가 2차례나 퇴짜를 맞았던 점을 감안, 관광을 빼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보고 최대한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방의회 차원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던 사전준비 일정. 위원회는 독일 출장을 준비하기 위해 이미 4월25일 김태권 작가를 강사로 초청해 독일인문학 강의를 들었고 '청소년 정책 및 시설' 주제강연(박철웅교수), 평생시민교육(Dr. Christian Taaks 나우만재단 한국지부대표) 강연 일정도 잡아뒀다.

행자위 관계자는 "의원들이 외유일정을 다 확정해놓고 통과의례로 심사해 온 것을 안좋게 봐왔던 게 사실이었다"며 "출장의 기본 골격만 만들어서 심사에 올린 뒤 보완이 가능하도록 충분한 여지를 남겨두고 출장계획을 짰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출장 일정에서는 항공권도 일체 사전예약을 하지 않았고 이런 부분에서 외부심사위원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서울시의회는 지난달말 채택한 자정결의안을 통해, 국민적 시선이 따가운 공무국외연수에 대해 사전 심의를 강화하고 심의내용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로 했으며 이번에도 해외출장 '경비의 상세내역'을 의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세세히 공개했다.

서울시의회의 선도적인 과거 적폐 개혁은 서울시는 물론 수도권 전체 지방의회의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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