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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위, 검찰의 '무분별한 피의사실 공표' 개선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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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율 국가보안법위반사건', '강기훈 유서대필사건' 등 사례 제시
수사기관이 피의사실 공표했으나 재판 단계서 '무죄' 선고 많아
과거사위 "기소 전 피의사실 공표는 법관 등에 예단 줄 우려"

지난 20일 문준영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 위원이 '장자연 사건' 관련 최종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제공)

 

검찰 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가 수사기관의 피의사실공표 행위를 엄격히 처벌할 수 있도록 법체계를 개선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과거사위는 "검찰은 수사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공소 제기 전 피의사실공표를 통해 피의자를 압박하고, 유죄의 심증을 부추기는 여론전을 벌이는 등 관행적으로 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그러면서 "반대로 수사에 부담이 되는 경우 형법 규정에 기대어 언론의 취재를 (수사 부담에서) 회피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검찰의 무분별한 피의사실공표 행위를 지적했다.

과거사위는 '송두율 국가보안법위반사건'을 예로 들며, 당시 검찰이 공식 브리핑을 통해 송 교수에게 적용한 구체적인 혐의 사실, 처벌 가능성·혐의 시인 여부 등을 언론에 알렸다고 밝혔다.

검찰은 2003년 11월 송 교수를 구속기소했으나 재판 과정에서 송 교수의 국가보안법위반 혐의 중 상당 부분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다.

이에 송 교수 측이 곧바로 당시 서울중앙지검 2차장 등을 피의사실공표죄로 고발했으나, 검찰은 2005년 11월 해당 사건을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

1991년 발생한 '강기훈 유서대필사건' 역시 검찰의 대표적인 피의사실공표 사례로 지목됐다.

1991년 5월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소속 김기설 씨가 분신 후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검찰은 곧바로 수사팀을 꾸려 당시 전민련 총무부장 강기훈 씨를 배후로 지목한다.

검찰은 강씨가 김씨의 유서를 대필해 자살을 방조했다고 판단해 그를 재판에 넘겼다.

과거사위는 당시 검찰이 이를 입증할 확실한 증거가 있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유서 필적감정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관련 내용을 언론에 구두로 알렸다고 봤다.

강씨는 1992년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했으나, 23년이 지난 2015년 5월 재심에서 무죄를 확정 받는다.

과거사위는 '이석기 국가보안법위반사건(2013)', 'PD수첩 사건(2008)'에서도 수사기관의 이와 같은 피의사실공표 문제가 자행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과거사위는 수사공보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법상 허용되는 수사공보 행위와 처벌 대상이 되는 피의사실공표 행위를 분명히 구분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장차 재판 과정에서 입증해야하는 주요 혐의 사실들은 원칙적으로 공개 혹은 수사공보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도 밝혔다.

수사기관이 공소를 제기하기 전 공표한 피의사실은 법관이나 국민참여재판의 배심원들에게 예단을 줄 우려가 있어서다.

또 수사공보 대상자의 반론권 등 권리보장 절차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과거사위는 전날 과거사진상조사단으로부터 '피의사실공표사건'에 대한 최종 조사결과를 보고받고 이날 이에 대한 심의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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