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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상화 논의 원점으로...여야 '다시 냉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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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 한국 합의 불발 책임 두고 강 대 강 대치
커진 여야 불신에 한달째 국회 파행 장기화 조짐
원내 협상 결과 따라 한국당 '장외투쟁 시즌 2' 압박
여야 팽팽한 기싸움에 어려워지는 협상 타결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호프집에서 '맥주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오신환 바른미래당,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패스트트랙' 국면을 전후해 2개월간 지속되고 있는 국회 파행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국회법에서 열도록 권고하고 있는 6월 임시국회마저 물건너 갈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이 전망도 나온다.

여야 원내대표가 '호프 회동'까지 해가며 물꼬를 텄던 국회 정상화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국회 정상화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여야는 정상화 협상이 이처럼 챗바퀴 도는 이유는 패스트트랙에 대한 근본적인 입장차이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당 3당 원내대표는 그동안 패스트트랙에 올려진 법안들에 대한 합의 처리 여부를 두고 서로의 입장 차를 좁혀왔다. 패스트트랙 대상 법안에 대한 '무조건 협상 처리'를 원하는 한국당과 이를 받을 수 없는 민주당 사이 타협점을 찾는 중이었다.

민주당으로서는 한국당의 요구대로 패스트트랙에 실린 법안에 대해 합의처리를 못박을 경우 패스트트랙 자체가 좌초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이런 이유로 민주당이 원하는 '합의 처리를 위해 노력한다'는 문구와 '합의 처리 한다'라는 문구 사이에서 조정 중이었다.

이견을 좁혀가는 사이 원내대표 간 협상에서는 27일 시정연설 일정 등 국회의 대체적인 일정까지 조율을 마쳤다고 한다. 사실상 국회 정상화가 마무리 단계였던 셈이다.

하지만 한국당이 지난 21일 갑작스럽 입장 변화와 함께 사과 뿐 아니라, 패스트트랙 법안 철회,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 고발 취하와 정치개혁.사법개혁특위 해체 등 강경한 입장의 새로운 협상 조건들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 협상에 들어갔던 민주당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는 당시 한국당의 새 합의 조건에 민주당 원내대표단은 "황당하고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일관성 없이 조건을 바꿨다"며 "시간만 끌려는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당은 오히려 민주당이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민주당 이원욱 수석원내부대표가 26일 여야간의 협상 내용을 기자간담회에서 설명한 것을 두고도 협상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물밑 대화를 공개한 것은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게 한국당의 판단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수석끼리 한번 만나 놓고 내용을 다 밝히면 어떻게 하느냐"며 "불만이 있어도 언론보다는 협상 당사자에게 얘기해야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따라 당초 27일 국무총리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추가경정예산 심사와 법안 심사 등 국회 일정에 들어갈 것으로 여야간의 협의 중이었지만, 시간표가 완전히 꼬여버린 상황이 됐다.

국회 예결특별위원회 위원 임기 종료가 오는 29일로 현재로서는 사실상 추경 예산안의 5월 처리도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예상했던 시간표가 틀어져 서두를 이유가 없어진 민주당으로서도 당분간 냉각기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며 협상 초반 '눈치 게임'을 다시 벌일 모양새다.

이처럼 여야의 대치가 계속될 조짐이 커지면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단초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파행 장기화 우려에 한국당은 '장외투쟁 시즌2'를 시작할 수 있다고 압박 하고 있다.

당내 핵심관계자는 지난 25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국회가 정상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다보니 당 지도부도 현재로선 2차 장외투쟁을 이어가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며 "다음주 초부터 일산 신도시 등 수도권 중심으로 방문하며 숨고르기 후 구체적인 일정을 잡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지난 18일간 이어온 '민생투쟁 대장정'을 마무리하면서 의원정수를 줄이는 내용의 선거법을 국회 정상화의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이는 현재 패스트트랙에 올려진 선거제 개편안과 괴리가 큰 내용이어서 원내대표 간 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상화를 위해선 여야가 한발씩 물러서야 하는데 '서로 밀리지 않겠다'며 벌이는 기(氣) 싸움에 협상 타결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여당은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압박하기만 하고, 야당은 야당대로 얌전히 돌아오지 않는 극단적인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서로가 구체적인 협상안을 가지고 양보할 껀 양보하면서 좀 더 적극적인 협상을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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