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삼성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을 추진하면서 유령사업으로 기업가치를 부풀렸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23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삼정회계법인과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에 각각 의뢰해 작성한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삼성이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바이오'라는 유령사업을 동원해 제일모직의 기업가치를 3조원 가량 부풀려 이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시도한 증거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의 사업계획에도 그리고 이후에도 기미조차 보이지 않은 '에버랜드 동식물 활용 바이오 사업'이라 이름 붙여서 3조원으로 평가된 사업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안진회계법인이 작성한 보고서는 국민연금관리공단 등에 제공돼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비율을 산정하는 근거로 사용됐다고 부연했다.
안진회계법인 보고서. (사진=박희원 기자)
또 삼성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유리한 증권사 리포트만 뽑아 평가가치를 왜곡했다고도 주장했다.
심 의원은 "제일모직 가치를 높이는데 관건이 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평가는 증권사 리포트를 평균한 것이라 하는데, 확인한 바에 따르면 사실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증권사 평가액 중 유리한 것만 골라 그것도 왜곡해서 작성됐다"며 "익히 알려진 대로 수조원대에 달하는 콜옵션 부채는 두 보고서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계획적으로 저지른 범죄임을 입증하는 명백한 근거"라며 "일련의 합병 및 회계사기가 삼성 계열사 한두 곳에 의해 기획되고 실행된 것이 아니라, 삼성그룹이 나서고 미래전략실이 앞장서서 추진한 것임을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고의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증거인멸 정황에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이사가 관여한 혐의를 잡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삼성전자 사업지원TF소속 김모 부사장과 삼성전자 김모 부사장도 같은 혐의로 함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