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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배구 대표팀, 감독 선임 난항…'독이 든 성배'를 누가 마시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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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배구협회가 김호철 전 감독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남자배구 대표팀 사령탑 구하기에 나섰지만 지원자가 없어 고민에 빠졌다. (사진=대한배구협회 제공)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사령탑 선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원자가 단 한 명에 그치면서 결국 재공모에 돌입했다.

당초 대한배구협회는 김호철 전 감독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대표팀 감독 공모를 20일에 마감했다. 하지만 김 전 감독을 보좌한 임도헌 전 삼성화재 감독만이 신청했을 뿐 다른 후보가 등장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배구협회는 공모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마감일은 24일 오후 5시까지다. 그러나 추가 지원자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배구협회가 김 전 감독이 몰아내는 과정에서 잡음이 적잖았기 때문이다.

김 전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 재임 기간 프로구단과 협상을 벌였다는 이유만으로 배구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1년 자격 정지의 중징계를 받았다.

프로팀과 협상 과정을 알렸고 배구협회 역시 김 전 감독의 이적을 알고 있던 상황에서 여론이 나빠지자 막무가내 징계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계약서상에도 위약금만 낸다면 이적을 허용하는 조항이 있었지만 배구협회는 대표팀 감독의 품위를 손상했다는 이유를 들어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이다.

일련의 과정을 지켜본 한 배구인도 대표팀 감독 공모 의사가 있었지만 김 전 감독을 향한 배구협회의 행동을 보고 마음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 참가비가 없어 제대로 소집도 하지 못한 남자배구 대표팀.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선뜻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겠다고 나서는 감독도 없는 실정이다.

사실상 현재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다는 것은 '독이 든 성배'를 드는 것과 다름없다. 제대로 된 지원도 없고 명예보다는 책임만 더 따르는 자리에 과연 누가 지원하겠느냐는 지적이다.

새로운 감독이 오면 대표팀이 바뀔 것이라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단순히 감독만 교체할 것이 아닌 배구협회 역시 달라져야 한다. 자신들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고위 인사들 역시 물갈이가 필요한 시점이다.

왜 대표팀 감독을 맡으려는 배구인이 없을까하는 고민을 진지하게 해볼 필요가 있는 배구협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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