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친필메모 (사진=뉴스타파 제공)
뉴스타파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에 직접 작성한 친필 메모 266건을 공개했다.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는 21일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얻은 2003년 3월부터 2008년 2월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작성한 친필 메모 266건을 공개했다. 해당 메모는 노 전 대통령이 정상회담, 정부 부처 업무 보고, 각종 위원회 회의, 수석보좌관 회의 도중 직접 쓴 글이다.
뉴스타파 보도를 보면 노 전 대통령이 남긴 메모 중 "언론과의 숙명적인 대척"(2007년 3월 수석보좌관 회의), "식민지 독재 정치하에서 썩어빠진 언론"(2007년 3월 대통령 보고서 중) 등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친필메모 (사진=뉴스타파 제공)
"대통령 이후, 책임 없는 언론과의 투쟁을 계속할 것. 부당한 공격으로부터 정부를 방어할 것. 신뢰의 사회, 관용의 사회, 책임지는 사회를 위해서…. 독재하에서는 무책임한, 상업주의, 대결 주의 언론 환경에서는 신뢰, 관용이 발붙일 땅이 없기 때문이다."(노무현 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이후 147회 탄핵 공세에 시달렸다. 임기 동안 각종 개혁을 추진했던 노 전 대통령은 보수 세력과 대립 관계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개혁의 대상에는 '언론'도 포함됐다. 이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은 보수 언론을 비롯한 많은 언론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받았다. 유시민 작가는 지난 19일 방송된 SBS 'SBS 스페셜'에서 "언론인들에게 굽실거리지 않았기 때문에 좀 모질게 많이 당하셨다"라고 당시를 기억했다.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은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권력도 강한 권력이지만 언론 권력도 굉장히 강한 권력이다. 이 강한 권력 둘이 유착하거나 결탁하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라며 "차라리 거기에 긴장 관계를 갖고 있어야 우리도 몸가짐을 똑바르게 하고, 긴장 관계에 서 있을 때 똑바르게 할 수 있다는 대통령의 소신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친필메모 (사진=뉴스타파 제공)
한편 뉴스타파가 입수해 공개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필 메모는 모두 266건에 799페이지 분량으로, 대통령 취임 초인 2003년부터 퇴임 열흘 전인 2008년 2월 15일까지 작성된 메모다. 메모에 적힌 내용은 주제별로 △정책·행정 관련 92건 △경제·부동산 관련 53건 △외교·안보 관련 41건 △교육·과학기술 관련 33건 △언론·문화 관련 12건 순으로 나타났다. 노 전 대통령의 친필메모는 뉴스타파 홈페이지(https://newstapa.org/44144)에서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