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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전] '방문', 엄마를 이해하고 싶어 카메라를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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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7일 오늘의 반짝반짝] '방문'(감독 명소희)

광주독립영화관 GIFT-대구 오오극장-서울 아리랑시네센터-서울 인디스페이스에서 미개봉작 중 우수 작품 24편을 상영하는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이 5월 9일부터 6월 5일까지 열린다. 광주~대구~서울 세 지역의 독립영화 전용관들이 한국 독립영화가 얼마나 다채롭게 빛나는지 확인할 자리를 만든 것이다. CBS노컷뉴스는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에서 상영 기회를 얻은 감독들을 인터뷰해, 소감과 작품 소개를 들어봤다. 하루에 한 편씩 상영작을 소개하는 '오늘의 반짝반짝'은 매일 아침 5시에 배달된다. [편집자 주]

명소희 감독의 다큐멘터리 '방문'(2018)

 

2019년 5월 17일, 11번째 작품
명소희 감독의 '방문'(2018, DCP, 81분, 다큐멘터리)

▶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다큐멘터리 '방문' 연출을 맡은 명소희다. 2011년도 정말 우연한 계기에 부천시민미디어센터에서 다큐멘터리 제작 수업을 듣게 되었다. 그때 수료작을 마치고, "한 작품 더 해 봐"라는 주변의 말에 덥석 카메라를 들고 춘천으로 향했다. 그리고 춘천역에서 닭갈빗집 호객행위를 하는 엄마를 찍기 시작했다.

▶ '방문'은 어떤 작품인가.

'엄마를 이해하고 싶어'라는 단순한 이유에서 시작된 이 영화를 저는 6년이라는 시간 만에 완성했다. 6년 동안 다큐멘터리 '의자가 되는 법'이라는 좋은 작업에 조연출로 참여하며 '내가 든 카메라가 담고 있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동안 임신, 결혼, 출산, 육아라는 과정을 지나왔다. 그렇게 저의 삶에 변화를 겪게 되면서, 듬성듬성 엄마를 카메라에 담아냈다. 저의 삶이 변화할수록 제 카메라가 담는 엄마도 달라진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방문'은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엄마와 저의 변화하는 거리를 바라본다. 동시에 기억에는 존재하지만 그 모습은 점점 사라져가는 소양로라는 춘천의 작은 동네 모습을 그린 영화다.

명소희 감독의 다큐멘터리 '방문'(2018)

 

▶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에 참여하게 된 소감은.

​먼저 이렇게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에 함께하게 되어 무척 반가웠다. 작년 이맘때 저는 한참 영화의 마지막 편집단계였다. 그때, 이 영화가 완성되면 누군가가 내 영화를 봐줄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나의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한지, 깨달았던 시기였다. 함께 마음을 내어준 동료 감독님들과 편집 시작부터 함께 해주신 김일권 PD님, 작업 공간을 무상으로 내어 준 푸른영상 감독님들께 항상 죄송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나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받았는데 저의 미진함으로 영화가 어떤 곳에서도 상영되지 않으면 어쩌나 매일매일 불안했다. 독립영화는, 특히 다큐멘터리 영화는 영화제에서 찾아주지 않으면 거의 상영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이렇게 의미 있는 기획전에 평소 좋아하던 감독님들의 애정하던 작품들과 함께 상영하게 되어 참 기쁘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

▶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임신, 결혼, 출산, 육아라는 과정을 거치며 영화를 만들어 가는 동안 저는 '내가 이 영화를 완성할 수 있을까. 관객을 만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과 싸워야 했다. 6년 동안 수없이 많은 곳에 제작 지원을 냈고, 수없이 떨어졌다. 어떤 제작 지원 면접에서는 '여성 감독이 만드는 사적 다큐멘터리는 대부분 자기 연민적이다', '열정으로 가득 차 있는데 그 열정만으로는 영화를 완성할 수 없다' 같은 말을 들었다. 특히 제작지원금을 놓고 동료 감독들과 경쟁해야 하는 그 상황이 씁쓸하기만 했다. 나중에는 나는 왜 이토록 이 이야기를 세상에 꺼내놓으려 하는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 하면서 매 순간 '내일은 정말 그만해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아마 '반짝반짝전'에 함께하시는 감독님들 대부분이 제 말에 공감하실 거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많은 분들의 도움과 토닥임으로 영화를 완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기회에 다양한 지역의 사람들과 영화를 통해 만날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되었다. 이 시간이 저에게는 정말 감사하고 소중한 기억이 될 것이다. 다음 영화를 만들 때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오면, 저는 오늘을 떠올릴 것 같다. 나의 이야기를 발견해주신 분들, 기꺼이 시간을 내어 영화관을 찾아주신 분들을 떠올리며 '내일만 더 해보자'라는 생각을 할 것 같다. 여러분의 관심으로 또 어떤 감독들은 영화를 만들고 있다. 그들이 더 나은 환경 안에서, 누군가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세상의 다른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눌 수 있도록 관심 가져주세요. 다시 한번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표=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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