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등 언론인이 만든 익명의 단톡방 내용 중 일부. (사진=제보자 제공)
불법촬영물과 성매매업소 정보 등을 공유해 논란이 된 이른바 '기자 단톡방' 문제와 관련해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언론계가 이번 사안을 계기로 성인지 감수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건을 트위터에 최초 폭로한 디지털성범죄 근절 운동단체 '디지털 성범죄 아웃'(DSO)가 지난 10일 '언론인 단톡방'을 불법촬영물 유포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한 가운데, 경찰도 정식 수사에 돌입했다.
민언련은 15일 논평을 내고 경찰의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며, 무엇보다 사건의 발단인 언론사 조직 내부에서 성인지 감수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언련은 "이번 사건은 남성 언론인들이 여성 역시 남성과 마찬가지로 인격을 갖춘, 존중받아야만 하는 존재임을 알았다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며 "더불어 최소한의 직업윤리, 즉 취재 목적으로 취득한 정보는 보도를 위해서만 사용하며, 보도를 할 때 그 대상의 사생활과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기본' 윤리만 갖추고 있었어도 발생하지 않았을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언론계가 이번 사안의 엄중함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문제라고 민언련은 지적했다.
DSO에서 사건을 폭로하자마자 언론사가 성범죄 가해 언론인이 자사 소속인지 조사·확인하고, 관련 내용을 추가 취재해 보도하고, 왜 이와 같은 사건이 발생했는지 언론사 내부 문화를 점검하고 조치하는 등의 작업을 했어야 함에도 이런 과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민언련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그나마 보도가 조금 늘어났지만, 선정성 짙은 제목을 앞세운 받아쓰기 기사들이 대부분이었다는 점도 언론이 반성해야 할 지점임을 설명했다.
민언련은 "언론사들은 지금 현재 조직문화와 함께 언론인 개개인의 성인지 감수성이 어느 수준인지 점검하고 개선을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한다"라며 "아울러 경찰 수사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 가해 언론인들을 확인하는 즉시 이들을 언론계 안에 남겨둘 수 없다는 단호한 원칙을 확인하고, 더 이상 성범죄 가해 언론인들에 대해 미온적인 잘못된 관행을 이어가지 않겠다는 선언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