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걸캅스 포스터
최근 개봉한 영화 '걸캅스'에 여성들의 이른바 '영혼보내기'가 유행처럼 번지고있다.
'영혼보내기'란 "몸은 집에 있지만 영혼은 영화관에 있다"는 말로 영화를 볼 여건이 되지 않거나 이미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이 영화의 흥행을 위해 남는 자리를 구매하는 행동을 뜻한다. 이들은 관객에게 주는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 조조나 심야 등 관객이 많지 않은 시간대의 맨 앞 좌석이나 끝 좌석을 예매한다.
영화 '걸캅스'는 디지털 성범죄를 주제로 다루며 배우 라미란과 이성경, 수영 등 여성 주인공들이 주축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많은 여성들은 남성 중심의 영화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여성 주연의 영화가 나와 이를 응원하기 위해 '영혼보내기'를 하고 있다. '걸캅스'가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흥행에 성공할 경우 이같은 여성 중심 영화가 더 나올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걸캅스'는 박스오피스 2위로 개봉 5일 만에 누적 관객수 66만명을 넘겼으며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140만명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영혼보내기' 물결에 배우 수영은 얼마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성분들이 응원을 그렇게 보내주시는 걸 보고 감사하다"고 밝힌 바 있다.
영혼보내기 인증 (사진=커뮤니티 캡처)
'영혼보내기' 운동은 영화 '미쓰백' 때 처음으로 시작됐다. 지난 해 10월 개봉한 '미쓰백'은 아동 학대에 관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였다. 여성 주연배우와 여성 감독이 협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성들은 '영혼보내기'를 통해 흥행을 응원했다. 이에 상영 2주차에 순위가 역주행해 올라가면서 결국 손익분기점 달성에 성공했다.
반면 이같은 '영혼보내기'운동을 비판하는 여론도 존재한다. 한 네티즌은 "'영혼보내기' 행위가 허용될 경우 배급사 측에서 홍보를 위해 팔리지 않은 표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행위에 있어서도 면죄부를 줄 수 있다"면서"관객수를 책정할 땐 실제로 관람한 관객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영혼보내기 운동이 무분별하게 진행될 경우 영화를 실제로 관람하려는 관객이 관람하지 못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 '영혼보내기' 운동은 대중이 각자 자신의 의사에 따라 돈을 써서 응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특히 형사 버디물의 경우 남자 두 명이 나오는게 대다수지만 모처럼 여성들이 이끌어나가고 또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다루기 때문에 페미니즘과 맞물려 여성 네티즌들이 영화를 응원하기 시작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반대 여론에 대해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하나의 운동 차원에서 하는 것과 회사에서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사재기와는 비교 할 수 없으며 이 같은 운동이 다른 관람객을 방해할 지경이 되면 자제해야 하지만 아직 그런 수준으로 보이진 않기 때문에 비난하기 보다는 대중이 영화를 밀어주는 사회적 현상 정도로 봐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