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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랍 구출 한국인 '철수권고' 말리도 여행…"심리적 안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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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5-1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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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키나파소→베냉 버스 이동 중 습격당해…한국인·미국인만 납치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무장세력에게 붙잡혔다가 프랑스군에 구출된 40대 한국인 여성 A씨는 한국 정부가 철수를 권고하는 말리에도 머물렀던 것으로 나타났다.

약 1년 6개월 전 세계여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A씨는 올해 1월 북아프리카 모로코에 도착했고 세네갈, 말리, 부르키나파소를 거쳐 지난달 12일(이하 현지시간) 베냉 공화국으로 이동하던 중 납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는 모로코와 세네갈에는 여행경보 1단계 남색경보(여행유의)를, 말리와 부르키나파소 북부지역 4개주에는 3단계 적색경보(철수권고)를 발령한 상태다. 베냉에는 발령된 여행경보가 없다.

외교부는 홈페이지 등에서 "말리 중북부지역에서 이슬람 무장세력이 말리 정부군과 유엔 평화유지군 등을 상대로 테러를 하거나 여행객을 납치하는 사건이 발생해왔다"며 "긴급한 용무가 아닌 이상 가급적 여행을 삼가달라"고 권하고 있다.

현행 여권법에 따라 여행경보 4단계 흑색경보(여행금지)를 발령한 지역을 당국의 허가 없이 방문할 때에는 처벌이 가능하지만, 적색경보 지역을 여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다.

외교부 당국자는 "A씨의 경로를 살펴봤을 때 상당히 위험한 지역을 통과한 것은 객관적으로 맞다"고 말했다.

A씨는 부르키나파소 파다응구르마에서 버스를 타고 베냉으로 향하던 중 국경 인근 지역에서 무장괴한의 습격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 버스에는 10명이 타고 있었는데 A씨와 미국인 여성 1명만 데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현지 언론은 아프리카 말리에 근거지를 둔 무장세력 '카티바 마시나'가 이번 납치의 배후세력으로 보도하고 있으나, 피랍 후 한국 정부에 그 어떤 접촉도 없었다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무장세력의 납치 목적에 대해서는 프랑스 당국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A씨 역시 자신이 납치된 이유에 대해서 진술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A씨는 한 달 가까이 억류당하면서 학대를 당하지는 않았으며, 열악한 끼니가 제공됐으나 심리적인 이유로 절반 가까운 기간 동안 식사를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 결과 A씨의 영양 상태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심리적으로 안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이르면 13일 프랑스 군병원에서 퇴원할 예정인 A씨는 가능한 한 빨리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외국에서 사건·사고를 당하면 경제적으로 능력이 없는 경우만 정부가 긴급구난활동비를 지원하는데, A씨의 사례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외교부의 판단이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조금 더 정밀한 것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를 비롯해 무장세력에 억류됐던 프랑스인 2명과 미국인 1명 등은 지난 9일 밤과 10일 새벽 사이 프랑스군 특수부대의 작전 끝에 구출됐으며, 이 과정에서 프랑스군 장병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외교부는 이번 피랍 사건을 계기로 부르키나파소 동부지역에 대한 여행경보를 기존 2단계 황색경보(여행자제)에서 3단계인 철수 권고로 상향하고, 베냉에 여행경보를 발령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여행위험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 수준을 검토하는 한편 선진국과 위기관리 공조체제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프랑스와는 제3국에서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때 한국대사관이 없는 지역에서는 프랑스가, 프랑스대사관이 없는 지역에서는 한국이 상호 도움을 제공하는 위기관리 의향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국가별 여행경보 발령과 관련한 상세 정보는 외교부 해외여행안전 홈페이지(www.0404.go.kr/dev/main.mofa)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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