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교육청 전경(자료사진)
성적을 올리기 위해 또는 올려주기 위해 누군가의 잘못 쓴 답을 고친 것이 아니라 맞는 답을 쓴 다른 학생의 서술형 답지를 오답으로 고쳐 쓴 다소 이례적인 답안지 조작사건이 발생했다.
강원도 삼척의 한 고교에서 3학년 중간고사 영어와 국어 서술형 답지가 수정된 정황이 드러나 강원도교육청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강원도교육청은 13일 삼척 모 고등학교에서 지난 1~3일 실시한 3학년 중간고사에서 학생 10여명의 영어과목 서술형 2문항과 국어과목 서술형 6문항 답안이 시험 이후 수정된 것을 지난 7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은 서술형 답지 정답을 채점하던 영어 교사가 일부 학생들의 답안이 수정된 것을 이상히 여겨 다른 과목까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국어 과목에서도 같은 사안이 발생된 것으로 확인되자 학교측은 당일 관계관 회의를 거쳐 삼척교육지원청에 보고했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국어와 영어 과목 서술형 답지에서 누군가 동일 필체로 다른 학생이 쓴 정답을 오답으로 만들어 오답처리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즉 조작사건의 당사자가 만약 학생이라면 자신의 틀린 답을 고친 것이 아니라 다른 학생이 쓴 맞는 답에 오답을 더하거나 정답을 일부 삭제하는 수법으로 오답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학교측은 고3 수험생으로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학부모 운영위원회 등을 통해 설명하고 오는 17일 국어와 영어과목에 대해 재시험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강원도교육청은 학교 교사들의 시험지 관리 실태를 파악하고 있다.
해당 학교 교사들이 OMR 답지는 별도 잠금장치가 있는 캐비넷에 보관하고 있었으나 서술형 답지는 수시 채첨을 이유로 개인 책상 서랍에 보관했다는 진술을 확보한데 따른 것이다.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서술형 답지를 학생인지 또는 일반인이 수정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경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며 성급한 추측에 대해 자제를 당부하고 "고교 내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답안지 관리, 보안 강화 등을 더욱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