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정준영.(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으로 촬영하고 유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가수 정준영이 법정에 나와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강성수 부장판사)는 정씨의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없지만 이날 정씨는 머리를 짧게 깎고 검은색 양복 차림으로 법정에 나왔다. 정씨와 함께 준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클럽 버닝썬 MD(영업사원) 김모씨는 수형복을 입고 출석했다.
정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검찰이 제시한 증거에도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불법동영상 촬영·유포 피해자들과의 합의 의사를 밝히며 재판부가 피해자들에게 국선변호인을 선임해달라고 요청했다.
정씨는 2015년 말 아이돌 그룹 빅뱅의 승리(본명 이승현) 등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여성들과 성관계한 사실을 밝히며 11차례에 걸쳐 불법 촬영물을 전송했다. 정씨는 경찰 수사단계에서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재판에서는 피해자와 합의하고 선처를 호소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정씨는 전날 구속된 가수 최종훈과 한 여성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돼 경찰 조사도 받고 있다. 정씨 측 변호인은 해당 사건이 기소되면 함께 재판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이날 정씨는 재판에 나오긴 했지만 생년월일과 주소 등을 묻는 절차에만 짧게 답했다.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고개를 숙인 채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