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고혈압은 아니더라도 혈압 수치가 고혈압 전 단계(Pre-Hypertension)에 해당하면 뇌경색, 뇌 미세출혈 등의 위험이 높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보라매병원 신경과 권형민 교수,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진호 교수 연구팀은 2006∼2013년까지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한 성인 2천460명을 대상으로 고혈압 전 단계와 대뇌 소혈관질환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의 고혈압 진단기준은 수축기혈압 140㎜Hg 이상, 또는 이완기혈압 90㎜Hg 이상이다. 고혈압 전단계는 수축기혈압 130∼139㎜Hg 또는 이완기혈압 80∼89㎜Hg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고혈압 진단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 미국심장학회도 2017년 우리와 같았던 기존의 진단기준을 수축기혈압 130㎜Hg 이상, 또는 이완기혈압 80㎜Hg 이상으로 변경했다.
연구팀은 고혈압 전 단계로 진단된 환자 중 뇌백질 고신호병변(WMH), 열공성 경색(lacunar infarct), 뇌미세출혈(CMB) 및 확장성 혈관주위공간(EPVS) 등 대뇌 소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분석한 결과 뚜렷한 연관성을 발견했다.
열공성 뇌경색의 경우 정상혈압 그룹보다 고혈압 전 단계 그룹에서 발병 위험이 1.7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뇌 미세출혈 발생 위험은 2.5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권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혈압 전 단계에서도 뇌 소혈관 질환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고혈압 전 단계는 안심해야 할 단계가 아니라 적극적인 초기 관리가 필요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혈압 진단 가이드라인 수정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고혈압'(Hypertension) 온라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