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바루 감독의 다큐멘터리 '두 번째 행군'(2017)
광주독립영화관 GIFT-대구 오오극장-서울 아리랑시네센터-서울 인디스페이스에서 미개봉작 중 우수 작품 24편을 상영하는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이 5월 9일부터 6월 5일까지 열린다. 광주~대구~서울 세 지역의 독립영화 전용관들이 한국 독립영화가 얼마나 다채롭게 빛나는지 확인할 자리를 만든 것이다. CBS노컷뉴스는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에서 상영 기회를 얻은 감독들을 인터뷰해, 소감과 작품 소개를 들어봤다. 하루에 한 편씩 상영작을 소개하는 '오늘의 반짝반짝'은 매일 아침 5시에 배달된다. [편집자 주]2019년 5월 9일, 1번째 작품
나바루 감독의 '두 번째 행군'(2017, MOV, 88분, 다큐멘터리)▶ 자기소개를 부탁한다.저는 '두 번째 행군'을 만든 나바루다. 다큐멘터리 영화 작업은 2013년에 시작했다.
▶ '두 번째 행군'은 어떤 작품인가.
'두 번째 행군'은 거창한 기획을 잡고 시작했다기보다 저의 첫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인 '바보들의 행군'이 모든 영화제에 떨어지게 되어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저 스스로를 카메라로 기록하면서 시작된 작품이다. '두 번째 행군'은 관객을 만날 기회가 없던 초짜 감독이 직접 관객을 만나러 다니는 여정을 통해 독립영화 배급에 대한 파란만장하고 반복되는 고민을 재치 있게 담아내고 있다. 결국 영화는 무엇을 통해 생명을 얻게 되는지… 더불어 영화는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완성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에 참여하게 된 소감은.일단 기분이 좋고 영광스럽긴 했지만 다른 작품들에 비해 '두 번째 행군'이 독립영화 씬에서 그다지 주목을 받지 않은 작품이라 나에게 왜 이런 제안을 하셨을까…, 참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은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작품이나 이런 기회가 오지… 제가 만든 작품은 영화제에서 늘 외면받은 작품이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배급은커녕 이 작품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감독 스스로가 포기한 영화인 셈이었다. 그렇지만 기획전을 준비하면서 '두 번째 행군'을 오랜만에 보게 됐는데 '이 작품이 [독립영화 반짝반짝전] 취지에는 참 잘 맞는 영화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 의도치 않게 작품의 내용이 이번 기획전 취지와 맞은 셈이다. 정작 감독 스스로는 포기한 영화이지만 이 작품이 나름대로 쓰임새가 있다는 생각에 솔직히 좀 신기했던 것 같다.
▶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한 해에도 정말 수없이 많은 독립영화들이 알게 모르게 만들어지지만 그나마 개봉 기회가 있는 작품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 개봉되는 작품들도 관객에게 외면받기 십상이다. 솔직히 말하면 작품이 재미없어서 외면받는 것보다 배급 환경적인 측면에서 평가받을 기회조차 없는 게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작품들, 또 그리고 영화제에서조차 상영되지 못한 작품들은 더 기회가 없다. 저는 이런 독립영화들이 재미없고 못났기 때문에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영할 기회만 주어졌다면 충분히 그 가치를 인정받을만한 작품들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작품을 다 상영할 수는 없겠지만, 이번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은 그동안 쉽게 관객을 만나지 못했던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
(표=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