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저녁 방송된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에는 중견 배우 오미연이 출연했다. (사진='사람이 좋다' 캡처)
확대이미지
중견 배우 오미연이 과거 교통사고를 당해 몸이 성한 데가 없었다고 밝혔다.
7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에서는 올해 67세가 된 배우 오미연이 출연했다.
오미연은 1987년 겨울 CF 촬영 후 귀가하다가 교통사고가 났다. 저녁 여섯 시 반쯤 음주운전을 한 운전자가 중앙선을 넘어와 오미연 차에 부딪힌 것이다.
오미연은 "이마가 다 찢어지고 코도 절단되고 양쪽 무릎이 다 깨졌던 것 같다. 성한 건 오른쪽 손 하나였다. 왼쪽 손도 부러지고. 갈비 세 대 나가고 성한 데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임신 4개월째였던 오미연은 특별한 약을 쓸 수 없었고 전신마취하는 수술을 하면 아이를 지워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는 "여러 가지 어려운 결정을 해야 했는데 제가 그걸 다 거부했다. 그냥 자연으로 낫는 시간을 기다리느라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사고 여파는 컸다. 얼굴을 600여 바늘 꿰맨 큰 사고였다. 아기는 달수를 채우지 못하고 31주 만에 세상에 나왔다.
또한 오미연은 배우로 데뷔하게 된 계기도 전했다. 그는 집안의 맏딸로 집안에 보탬이 되고자 고민하다가 탤런트 공개 채용에 응시했다고 밝혔다. 사무실에서 근무하며 일하는 것은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았다고.
오미연은 "MBC에서 6기 탤런트 모집을 했다, 공채로. 저희가 40명을 뽑았는데 4300명 정도가 지원했다. 그 당시엔 (경쟁률이) 굉장히 센 거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생각도 못 했는데 나중에 합격하고 인사하러 갈 때 제가 맨 앞줄에 서 있기에 왜 그런가 그랬더니 1등으로 합격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때 오미연의 동기는 임채무, 유인촌 등이었다.
7일 저녁 방송된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에는 중견 배우 오미연이 출연했다. (사진='사람이 좋다' 캡처)
확대이미지
드라마 '왜 그러지'로 신인 연기자상을 받고 '거인의 숲', '고백' 등에 연달아 출연하며 인기를 얻은 그는 여성 배우의 활동 기간이 짧은 것을 보고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오미연은 "우리 시대에는 주인공을 하는 예쁜 여자 배우들이 굉장히 단명했다. 20대를 넘기고 결혼하면 배우를 그만둬야 하는 시대였다"며 "제가 연기를 계속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살펴보니까 조연하는 분들은 굉장히 오래 하시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나는 조연으로 커야겠다, 나이 먹어서 늙어 죽을 때까지 힘이 없을 때까지 배우 생활을 해야겠다"라고 부연했다.
오미연은 배우 생활을 지금까지 할 수 있게 해 준 버팀목으로 가족, 그중에서도 엄마를 들었다. 오미연은 "SOS는 맨날 엄마다. 나 내일 뭐 하는데 엄마가 빨리 와야 해, 했다"라며 "만만한 게 엄마였지 뭐. 만만한 게"라고 회상했다.
오미연의 어머니 최순애 씨는 "내가 추천해서 (배우) 하라고 돈도 다 대주고 그랬다. 학원도 보내고"라며 "탤런트 되고 나서 돈 많이 벌어오니까 좋다. 그때만 해도 월급쟁이가 그렇게는 못 번다. 그래서 직업을 잘 골라줬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순애 씨는 오미연이 이민 갔을 때도 일을 아예 그만두고 가지는 말라고 권했다. 최 씨는 "직장 관두고 가려고 해서 일은 놔두고 그냥 가라고 했다. 캐나다에 있어도 방송사에서 부르면 와서 일할 수 있으니 지금까지 일한 거다. 내가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삶이 우리 시대에 외치는 목소리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