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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쁜 '워킹맘'은 없다…'슈퍼맘'이란 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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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 KBS2 '회사 가기 싫어' 제5회 '슈머우먼은 없다' 편

KBS2 '회사 가기 싫어' 제5회 '슈머우먼은 없다' 편 (사진=방송화면 캡처)

 

가상의 슈퍼 히어로의 고뇌는 이해해도, 현실의 슈퍼맘의 고뇌는 이해 못 하는 세상. 누군가는 평생을 모르고 살지만, 누군가는 평생을 바라보며 살아야 하는 방탄 유리천장, 그 속에서 '엄마'라는 이중의 유리천장에 숨 가쁘게 버텨내야 하는 '워킹맘'. 세상은 '슈퍼맘'을 요구하고, '슈퍼맘'이 되지 못한 '워킹맘'들은 죄인처럼 늘 "죄송합니다"를 입에 달고 산다. 그러나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게 있다. '슈퍼맘'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회가 만들어 낸 '허상'이라는 점을 말이다.

KBS2 '회사 가기 싫어' 제5회 '슈머우먼은 없다' 편 (사진=방송화면 캡처)

 

◇ 혹시 보이시나요? '방탄 유리천장'이요

지난 7일 방송된 KBS2 '회사 가기 싫어'(연출 조나은·서주완, 극본 박소영·강원영, 제작 몬스터유니온) 제5회 '슈퍼우먼은 없다' 편은 이 시대가 바라는 '다재다능한 엄마', 이른바 '슈퍼맘'을 조명했다.

12년차 직장인 양선영 과장(김국희 분)의 또 다른 타이틀은 '7년차 워킹맘'이다. 무려 쌍둥이의 엄마다. 양 과장은 아침부터 아픈 아이를 천안에 있는 시댁에 맡기고 서울까지 출근하느라 반차를 쓰면서 팀원들에게 미안해 한다. 회사에서는 '배려'라는 이름으로 양 과장이 일과 육아 두 가지를 병행하느라 업무에 소홀할까 봐 우려되어 양 과장을 '배제'하려 한다.

여기에 "아이고, 수고하십니다. 애 키우느라 회사 다니느라 힘드시죠?"부터 시작해서 "일과 양육까지, 이 시대가 원하는 진정한 여성상이네요" "그래, 일 욕심 많은 것도 좋지만 애들은 엄마가 봐야지" "애들은 어떻게 할 것이냐" 등 안 그래도 힘든 양 과장의 마음을 한 번, 두 번, 세 번, 그렇게 계속 짓누른다.

KBS2 '회사 가기 싫어' 제5회 '슈머우먼은 없다' 편 (사진=방송화면 캡처)

 

여자는 직장 생활을 하며 못해도 최소 세 번의 유리천장에 맞닥뜨린다. 처음 만나는 유리천장은 '여자라서', 그 다음 만나는 유리천장은 '여자인데 결혼해서', 그 다음은 '결혼한 여자인데 아이가 생겨서'이다.

'유리천장'이라는 건 누군가에게는 보이지 않을지 모른다. 우리는 애초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쉽게 그 존재를 믿지 못한다. 누군가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실제'이자 '실체'다.

"혹시 저거 안 보이세요? 역시 강차장님 눈엔 안 보이나 보네요. 내 눈엔 똑똑히 보이는데. 저기 있잖아요. 유리천장. 그것도 엄청 두터운 '방탄 유리천장'이요."(윤희수 과장)

'남자랑 여자랑 같냐'는 말에서 볼 수 있듯이 사회가 규정한 성역할은 '방탄 유리천장'을 만든 원인이자 깨지 못하는 원인이다.

KBS2 '회사 가기 싫어' 제5회 '슈머우먼은 없다' 편 (사진=방송화면 캡처)

 

◇ '슈퍼맘', 존재할 수 없는 것을 요구하다

사회가 규정한 성 역할은 '엄마'의 모습까지도 규정한다. 아이는 엄마가 돌봐야 하고, 일하는 엄마는 아이까지 잘 돌봐야 한다. 그냥 '여자', '엄마'도 힘든데, 사회는 일하며 양육까지 전담하는 엄마에게 '워킹맘'이라는 타이틀을 단 것도 모자라 이제는 '슈퍼맘'이라는 단어를 들이대고 있다. 사회가 할 수 없는 것을 대신해 줄 워킹맘에게 기대와 바람을 담아 씌운, '굉장히 다재다능한'이란 뜻의 '슈퍼(Super)'와 '엄마'라는 뜻의 '맘(Mom)'이 결합한 이상한 타이틀 말이다.

사회는 엄마들에게 일도 육아도 모두 '잘' 해내길 요구하지만, 정작 그들을 돕는 데는 인색하다. 오히려 '잘' 해내지 못한다고 타박한다. 그러다 보니 워킹맘들은 '반쪽짜리 직장인'에 '반쪽짜리 엄마'라는 죄책감에 늘 '죄송하다'와 '미안하다'를 입에 달고 마음에 담고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다. 커리어, 승진, 좋은 엄마, 좋은 아내, 그리고 '자신의 꿈'을 하나씩 포기하며 말이다.

"앗, 저 근데,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저는 이 세상에 '슈퍼맘'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저, 슈퍼맘이라는 단어가, 저는 좀 별로예요. 그러니까, 그 말에 맞춰서 따라가다 보니까, 제가 너무 힘들더라고요. 저는, 어떻게 해도, 사실 반쪽짜리 엄마고, 반쪽짜리 직원일 수밖에 없는데…. 죄송해요. 음…. 그럴 수밖에 없는데, 그 슈퍼맘이라는 말 때문에 그걸 인정하기까지가 너무 힘들었어요."(양선영 과장)

'슈퍼맘'이 되지 못해 죄송하다는 워킹맘들에게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은 세상에 나쁜 '워킹맘'은 없다는 걸 알려주는 거다. 그리고 '슈퍼맘'이라는 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우리가 먼저 인식하고 이야기하는 거다. 적어도 수많은 워킹맘이 "죄송하다"는 말만큼은 버릇처럼 내뱉지 않도록 말이다.

◇ 번외 : 편견에 지친 그대를 위로할 노래(feat. 실제 사연)

KBS2 '회사 가기 싫어' 제5회 '슈머우먼은 없다' 편 (사진=방송화면 캡처)

 

#1. 남녀 같이 다니면 여자에 대해서만 뒷말이 나온다.

Bad Girl Good Girl / Miss A

♬ 앞에선 한 마디도 못하더니 뒤에선 내 예길 안 좋게 해 참 어이가 없어

DJ윰(강유미) "앞에서 얘기할 거 아니면 Shut up~"

KBS2 '회사 가기 싫어' 제5회 '슈머우먼은 없다' 편 (사진=방송화면 캡처)

 


#2. 애 보면 업무에 전념할 수 없지 않을까?

그건 니 생각이고 / 장기하와 얼굴들

♬ 그냥 니 갈 길 가 미주알고주알 친절히 설명을 조곤 조곤 조곤 조곤 조곤 조곤 해도 못 알아들으면 이렇게 말해버려 그냥 니 갈 길 가

DJ윰(강유미) "미주알고주알 말고 니 갈 길 가세요~"

KBS2 '회사 가기 싫어' 제5회 '슈머우먼은 없다' 편 (사진=방송화면 캡처)

 

#3. 여자가 이 정도 하면 되지 뭘~

Monster / 드렁큰 타이거

♬ 밤 밤 바바바 밤 발라버려 밤 밤 바바바 밤 발라버려

DJ윰(강유미) "아우, 그런 말 하는 인간들 싹 다 발라버리세요~"

KBS2 '회사 가기 싫어' 제5회 '슈머우먼은 없다' 편 (사진=방송화면 캡처)

 

# 보너스 트랙

불타오르네(Fire) / 방탄소년단

♬ Fire Fire Fire Fire

DJ윰(강유미) "내 속 불태우는 사람들, 다 해고됐으면(Fired)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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