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선 문무일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문 총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대입장을 밝혔다. (사진=이한형 기자)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수사권조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사실상 반기를 든 문무일 검찰총장이 이번 주 중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문 총장은 다음날 대검찰청 간부회의를 소집해 내부 의견수렴을 거친 뒤 이번 주 중 대국민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해외일정을 취소하고 지난 4일 귀국한 문 총장은 공항에서 취재진들을 만나 "어떤 경우에도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생기는 경우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반발 기조를 이어갔다.
문 총장은 지난 1일에도 입장문을 통해 "현재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법률안들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며 국민의 기본권인 '민주주의'를 강조했다.
따라서 문 총장은 향후 대국민 입장 발표에서도 검찰의 조직보호 논리가 아닌, 국민의 권리를 명분으로 현 검경수사권조정 법안 내용이 가진 문제점을 적극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사법경찰과 행정경찰이 완전히 분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까지 부여하면, 국민 입장에서는 사법통제를 받을 기회가 한 차례 줄어들어 결국 권리 박탈로 이어진다는 게 검찰 측 논리다.
지금까지 검찰이 수사지휘를 통해 경찰수사가 재판에 가서도 유죄로 이어질 수 있도록 법리검토를 하는 역할을 했는데, 그 기능이 사라진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법안은 경찰이 사건을 송치하기 전까진 검찰이 사실상 수사지휘를 하지 못한다. 따라서 경찰의 초동수사 미비 및 인권침해 상황을 사전에 인지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총장이 공항에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라고 밝힌 만큼, 대국민 입장 발표에서 향후 거취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총장 임기가 고작 두 달여 남은 상황에서 문 총장이 당장 사퇴하기보단, 국회와 국민을 상대로 설득에 전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검찰 내부 중론인 것으로 전해진다.
패스트트랙 법안에는 여야가 합의해서 수정안을 만드는 경우, 그 수정안을 패스트트랙 법안으로 본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향후 논의 가능성은 열려있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이상민 위원장도 앞으로 검찰·경찰 측과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듯이, 향후 법 개정이 완료되는 최장 330일 동안 검찰이 논의를 어떻게 이어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