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황하나와 버닝썬-VIP들의 은밀한 사생활'이라는 주제를 방송했다. (사진='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황하나 씨와 클럽 버닝썬의 관계를 추적했다.
4일 '그것이 알고 싶다'는 '황하나와 버닝썬-VIP들의 은밀한 사생활'이라는 주제를 방송했다.
우선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인 황하나 씨와 가수 겸 박유천을 만난 적 있다는 제보자는, 황하나 씨가 당시 수배범이었던 지인에게 마약을 한 연예인 명단을 주고 검찰과 딜(거래)하라고 권했다고 전했다.
제보자는 이 명단에 누가 적혀 있었는지는 모른다고 답했고, 제작진은 해당 명단을 받은 이모 씨를 취재하려 했으나 취재에 응할 수 없다고 해 답을 듣지 못했다.
황하나 씨는 지난 2015년에도 대학생이었던 J 씨에게 직접 필로폰을 전달했고 함께 투약했으며 J 씨에게 주사까지 했으나, 정작 황 씨는 '무혐의'로 수사가 종결됐다.
통상 공급책이 더 중한 처벌을 받는 것과 달리 황 씨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에 의문을 제기하자, 수사를 맡았던 서울 종로경찰서 지능수사팀장은 당시 조계사로 들어간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체포가 시급해 전 지능팀 직원이 투입됐다며 그 이후론 기억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경찰의 행태에 김지미 변호사는 "마약사건은 한 명 잡히면 줄줄이 온다. 근데 전혀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건 특이한 걸 넘어서 있을 수가 없다"며 "(경찰의) 직무유기가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황하나 씨가 연관된 J 씨 사건의 공급책 중 한 명인 오모 씨는 승리와 친분 관계가 있었고 클럽 버닝썬에서 일한 적도 있는 DJ였다. 승리가 JTBC2 '하와유'란 예능에 출연했을 때 촉망받는 DJ라며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황 씨는 2015년에도 한 마약 사건에서 마약을 공급하고 투약한 것이 확인됐지만 제대로 수사를 받지 않았다. (사진='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강남 클럽 관계자, 버닝썬 관계자들은 황하나 씨가 버닝썬 이문호 대표와 친했고, 황 씨가 버닝썬에도 자주 드나들었다고 제보했다.
버닝썬에는 J 씨 마약 사건에서 공급책으로 확인된 오 씨뿐 아니라 마약과 연루된 사람들이 근무했다. 김무성 의원 사위 이 모 씨에게 필로폰, 코카인 판매한 혐의를 받는 버닝썬 MD 조모 씨가 대표적이다.
제보자들은 이문호 대표가 마약 공급책으로 조 씨를 버닝썬에 섭외했다고 추측했다. 강남 클럽 투자자는 "이문호가 걔를 데리고 와서 활용했을 것"이라며 "공급책이 필요한 이유는 VIP 관리해야 하니까"라고 전했다. 버닝썬 관계자는 "그래서 문호가 조 씨 변호사 (보조를) 해 주는 것 같다. 해 주는 데 이유가 있을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 "버닝썬 터지고 나서 약을 제일 걱정했다. 왜냐하면 다 하니까. MD들도 많이들 하고. 버닝썬 애들은 맨날 탈색하고 링거 주사 이런 거 피부과 가서 맞고 그러니까 혈액 검사하면 (양성 반응이) 안 나온다. 두발도 안 나온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문호 대표는 '그알' 제작진과 만나 마약 투약을 부인했다. 버닝썬에서 폭행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김상교 씨가 자신을 저격해, 경찰에서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자진해서 모발과 소변을 제출했다는 설명이었다.
이 대표는 "제가 마약 하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당당하니까 당연히 냈다"고 밝혔다. 그럼 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냐고 묻자 "아니 몸에 들어갔으니까 모발에서 나온 건 사실인데 제가 어떤 경로로 들어가서 양성이 나온 지는 저도 모른다"며 다른 사람이 준 술에 마약 성분이 들어가 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강남 클럽 관계자는 황 씨가 이문호 대표와 친했고 버닝썬에 다녔다고 제보했다. 또한 버닝썬 관계자는 폭행 사건이 보도됐을 때 버닝썬 측은 마약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걱정했을 거라고 말했다. (사진='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하지만 이 대표와 같이 술자리를 했다는 목격자 설명은 달랐다. 목격자는 검은색 종이에 싸여 있는 담배를 몇 톨 가지고 은박지로 파이프를 만들어 피웠다면서 "이 사람(이문호)이 마약 했다는 걸 100% 저는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두 개만 피워도 아가씨들이고 사람이고 뒤로 다 넘어갔다. 계속 웃고 그렇게 되는 거다. 계속 실실대고 침을 흘리고. 제가 '대마초냐?' 하니, '대마랑은 비교가 안 되는 거야'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결백을 주장하던 이 대표는 지난달 마약 투약 혐의가 인정돼 결국 구속됐다. 다만 마약류 유통 혐의는 범죄사실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알'은 버닝썬 게이트가 시작된 버닝썬 폭행 사건을 다루며, 사건 당일(2018년 11월 24일) 왔던 VIP 손님들의 은밀한 사생활을 감추기 위해 클럽 이사(장이사)가 또 다른 손님(김상교 씨)을 폭행한 것이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버닝썬 관계자들은 "김상교 씨 사건도 그냥 단순히 넘어갈 뻔한 사건인데 약까지 걸려서 이렇게 커졌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날 있었던 VIP석 손님에 대해 언급했다.
이들에 따르면 한 화장품 브랜드가 버닝썬 협찬을 해 줘서 회식 자리 겸 VIP존 테이블을 20개 정도 예약했다. 이때 화장품 회사 직원들과 30대 여성 배우 한 명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버닝썬 관계자는 이 배우가 자기보다 나이 많은 사람 얼굴을 클럽 야광봉으로 때렸고, 그때 눈이 충혈된다는 느낌도 있고 침을 많이 흘렸다고 말했다. 이 VIP존에는 또 다른 남성 연예인도 있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폭행사건 당일엔 연예인 외에도 버닝썬에서 'VIP'로 취급되는 유명한 손님들이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상교 씨 최초 폭행자 최모 씨는 그 VIP에 포함되는 나사팸이었다고.
'그것이 알고 싶다'는 버닝썬 폭행 사건이 발생한 2018년 11월 24일 버닝썬 VIP존에 한 화장품 회사 관계자들과 여성 배우, 남성 연예인, 나사팸 등이 있었다고 제보자들의 말을 빌려 보도했다. (사진='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이른바 '이문호 라인'으로 자리도 1순위고 VIP였다는 나사팸은 현금 동원 능력이 좋았다고 한다. 강남 클럽 관계자, 강남 클럽 투자자, 버닝썬 관계자 등은 나사팸이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 보이스 피싱 등으로 돈을 벌고 그 후로 다른 사업을 해 신분을 세탁했고, 늘 많은 현금을 보유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알'은 버닝썬이 마약 무법지대였으며 GHB(중추신경에 작용해 정신을 잃게 하는 신종 액체 마약)로 인한 피해자도 나왔다는 점을 짚었다.
버닝썬 관계자는 "쾌락에 대한 성과를 요구하는 시스템으로 변화하다 보니까 그 과정에서 약물이라든지 좀 불법적인 요소가 섞인 것"이라고 말했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버닝썬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한 사람 개인의 소비를 지나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한 범죄로, 그러니까 성적 자기 결정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범죄로 넘어가는 도구로 사용됐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혼자 숨어서 했던 마약이 종래의 패턴이었다면, 지금의 마약은 같이 더불어 마약이 연대 의식을 만드는 그런 단계로 변했다"며 "마약이 그들 사이의 사회적 고리 역할을 한다는 게 가장 무섭다"고 우려했다.
정준영 단톡방 공익 제보자인 방정현 변호사는 "버닝썬이라는 곳 자체가 마약을 공급하고 마약을 사용할 수 있고 마약을 가지고 범죄를 저지를 수 있게 만들어주는 하나의 조직체인데 이건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조직적인 범법행위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청률 집계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시청률은 5.7%(전국 가구 기준)였다.
(사진='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