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시중은행에서 새마을금고로 주거래 계좌를 바꾸면서 휴대전화요금과 월세 등의 자동이체 계좌 변경을 시도했다. 그러나 계좌이동 서비스가 제2금융권은 도입되지 않아 불편을 겪었다.
B씨는 통신비, 정수기 렌탈비, 아파트 관리비를 신용카드로 자동납부하고 있다. 그러다 주거래 카드를 바꿔 자동납부 일괄변경을 시도해봤으나, 결국 가맹점에 일일이 전화해 변경해야 했다.
C씨는 그동안 잊고 있던 은행계좌에서 군대 가기 전 모아둔 예금과 세뱃돈 등을 찾을 수 있었다. 농협 계좌에도 돈이 있는 것을 확인했지만, 직접 방문해야 출금·해지가 가능해 그냥 놔두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앞으로 이같은 금융소비자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은행권을 중심으로 제공돼온 계좌이동 서비스, 숨은 금융자산 찾기 서비스의 제2금융권 확대 시행을 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관계기관TF 등을 통해 세부방안을 확정하고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새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계좌이동 서비스'는 올해 하반기 제2금융권끼리, 내년 상반기 은행·제2금융권간 개시를 목표로 추진된다. 이는 자동이체 내역을 한번에 조회·해지는 물론 일괄변경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로, 은행권에 2015년 도입됐다. 현재 제2금융권은 조회·해지는 되지만 변경이 불가능하다.
금융위는 이를 통해 소비자 편의 증진은 물론, 금융산업의 건전한 발전도 기대하고 있다. 제2금융권에 대한 국민 인식·접근성이 제고돼 경쟁력 향상을 꾀할 수 있고, 신규고객 유치를 위한 혜택 확대 등 업권·업체간 건전한 경쟁이 촉진될 것으로 금융위는 전망했다.
'카드이동 서비스'도 추진된다. 주거래 카드가 바뀌어 자동납부 변경을 하려면 개별 가맹점에 일일이 전화해야 하는 현실을 개선해, 각종 자동납부 사항을 카드사를 통해 일괄 변경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올해 안에 자동납부 내역 조회, 내년 중 자동납부 해지·변경이 도입될 계획이다.
아울러 숨은 예금을 찾아 주거래 계좌로 잔고이전하거나 기부는 '숨은 금융자산 찾기' 서비스가 제2금융권·증권사에 도입된다. 올해 8월 제2금융권 잔고이전·해지, 10월 증권사 조회·잔고이전·해지가 각각 예정됐다. 50만원 이하 소액, 1년 이상 미거래의 비활동성 계좌도 서비스 대상이 된다.
이를 통해 약 1억1000만개로 7조5000억원에 달하는 비활동성 계좌의 주인을 찾을 수 있어, 국민의 가처분 소득 증대와 서민금융 재원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금융위는 기대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같은 '국민체감형 금융거래 서비스 확대' 정책과 관련해 이날 오전 금융결제원을 현장방문했다. 행사에서는 금융서비스 개선 도입방안 발표와 서비스 시연, 금융결제원과 금융기관간 업무협약 체결 등이 이뤄졌다.
최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금융이 수행해야할 주요 미션이 '소비자 보호'를 넘어 '소비자 만족'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서비스로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기존 고객 유지를 위한 부담이 단기적으로는 생길 수 있으나, 나의 가족 등 일반 국민의 금융생활이 편리해지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