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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 부인 끝 인정' 범죄심리학자가 본 박유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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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딥이슈] 기자회견부터 혐의 인정까지…19일 간 이어진 '부인'
국과수 양성 반응에도 입장 굽히지 않다가 29일에야 혐의 인정
"심리적 압박감과 버림 받는 것 두려워 거짓말 반복"
"구속돼 조사 받는 과정에서 형량 걱정해 혐의 인정했을 것"

필로폰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겸 배우 박유천씨(32)가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저는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1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한 이야기다.

취재진 앞에 나서 마약 투약 의혹을 부인한지 정확히 19일 만에 박유천은 사실상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과 언론 보도를 통해 쏟아지는 증거에도 박유천의 입장은 하나였다. 자신은 결백하다는 것이었다.

직접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 이후 박유천은 법률대리인인 권창범 변호사를 통해 네 번의 크고 작은 의혹을 부인했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자신의 혐의를 인정할 기회도 많았다는 이야기다.

제모로 증거 인멸 의혹이 불거졌을 때는 "과거 왕성한 활동을 할 당시부터 주기적으로 제모했다"고 밝혔고, 마약 거래 정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자료에도 "경찰과 입장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박유천도 설명이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손등 바늘자국에 대해서는 "수개월 전 다친 손"이라고 일축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의 마약 반응 검사 결과가 결국 양성이 나왔음에도 박유천은 "어떻게 필로폰이 체내에 들어갔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해명해 논란을 빚었다.

그러나 29일 박유천은 구속 사흘 만에 입장을 바꿔 "나 자신을 내려놓기 두려웠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죄할 건 사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마약 투약 혐의 대부분을 시인했다.

여론을 의식하는 유명인들은 사회적 물의를 빚을 경우 '거짓말'이 부르는 역효과를 우려해 박유천처럼 '부인'으로 일관하는 전략을 취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박유천은 5번의 부인 끝에 결국 혐의를 인정한 것일까.

일단 기자회견 당시에는 자신의 범죄 혐의가 입증되지 않으리라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행동이라는 분석이다.

김상균 한국범죄심리학회 전 회장은 "박유천씨는 마약 반응 검사에 대해 체모를 잘 제거하고 검사를 받으면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하지 않았나 싶다. 본인이 지금까지 마약을 해왔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듣고 그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믿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회가 있었음에도 거듭한 부인은 오히려 그가 유명인으로서의 자신을 놓을 수 없었던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김 전 회장은 "마약 범죄는 연예인으로서 국민들에게 버림 받을 가능성이 많아 박유천씨 역시 그게 거짓말의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며 "연예인이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기 쉽지 않았고, 이에 따른 심리적 방어기제가 '부정'으로 발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국과수 검사 양성 결과에도 심리적 압박감에 따라 결백을 주장했지만 실제 형량에 영향이 있을 수 있어 혐의 인정을 한 것으로 파악했다.

김 전 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한 이야기가 있으니 국과수 양성 결과에도 한 번 거부하고 싶은 심리적 급박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렇지만 정황 증거들이 계속 쏟아지는 상황에서 혐의 부인하게 되면 오히려 형량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이 혐의 인정에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 재판 과정을 통해 마약 복용이 규명될 가능성이 많다고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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