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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명째 희생자예요" 가습기 살균제 유족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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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어머니 숨지고 아들도 25일 사망
"특정 증상으로만 판정하는 기준이 문제"

(사진=김형준 기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한 집에서 어머니와 아들이 모두 숨지는 비극이 생겼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습기넷)는 29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행 판정기준을 바꿔 모든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를 피해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습기넷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3년 전부터 투병한 조덕진 씨가 폐렴으로 입원한 지 5일 만인 지난 25일 숨졌다"며 "지난 2012년 간질성 폐렴을 앓다 사망한 어머니 박월복씨에 이어 한 가정에서 모자가 모두 목숨을 잃은 가슴아픈 사례가 되고 말았다"고 밝혔다.

이어 "희생자가 1403명에 달하고, 남은 피해자도 6000명을 넘는 상황"이라며 "어느 한 개인이 해결할 수가 없는 문제이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대로 관심을 갖고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숨진 조덕진 씨는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가족과 함께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을 매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는 지난 2016년 간질성 폐렴과 폐섬유화 진단을 받으면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라고 신고했지만, 환경부에서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특징적인 폐섬유화 증상과 조씨의 증상이 다르다며 '폐손상 가능성 거의 없음' 수준인 4단계로 판정했다.

이 때문에 사실상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유족들은 폐 아래쪽 말단기관지 중심의 폐섬유화만을 기준으로 등급을 나눈 것이 문제라며, 판정 방법을 바꿔 증상별 기준을 만드는 등 노출이 확인된 사람을 모두 피해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천식을 앓고 있다는 숨진 조 씨의 아버지 조오섭 씨는 "7년 전 아내가 숨졌고, 이번엔 아들도 떠나고 나도 언제 갈지 모른다"며 "정부가 어째서 피해자들을 1~4등급으로 나눠 돈 몇 푼 주고 말도 하지 못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씨의 큰딸 조은해씨도 "피해자는 피해자일 뿐인데 왜 우리가 피해를 봤다는 것을 주장하고 인정받아야 하느냐"며 "가해자가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정당하게 배상하겠다고 해야지 왜 피해자가 고통받고 있음을 피력해야 하느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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