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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20차 공판까지 핵심 증인과 증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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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재명, 핵심 증인들 통해 일진일퇴 공방
핵심 증거는 소견서? 기록문서? 녹취록?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월 1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직권남용·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이 3개월이 넘는 대장정 끝에 선고만을 남긴 채 마무리됐다.

지난 25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최창훈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이 지사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벌금 600만 원을 각각 구형했다.

이 지사의 재판은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사건, 검사 사칭 사건, 친형 강제입원 시도 사건 등 3가지 사건으로 진행됐다.

재판부는 지난 1월 10일 첫 공판을 시작으로 이달 25일 결심공판까지 총 20차례의 공판을 열었다. 증인만 50여명에 달했다.

이번 재판의 핵심은 이 지사의 친형인 재선 씨에 대한 강제 입원 시도 사건이다. 이 사건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당시인 2012년 보건소장 등에게 재선 씨에 대한 강제입원을 지시하며 직권을 남용했다는 것이다.

◇ 검찰-이재명, 핵심 증인들 통해 일진일퇴 공방

재선 씨의 부인과 두 명의 분당구보건소장, 성남시정신건강센터장, 심리 부검 전문 권위자인 전문의 등이 핵심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증인으로 신청한 재선 씨의 부인에게 "재선 씨가 2012년까지 정신질환으로 진단이나 치료를 받은 적이 없고,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행패를 부려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정신과 전문의인 성남시정신건강센터장은 "재선 씨가 조울증 진단을 받지 않은 사실을 알았다면 절대 (강제 입원 절차에 필요한) 진단 및 보호 신청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검찰에 유리한 증언을 했다.

반면, 재선 씨에 대한 평가문건을 작성한 것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조울증 증상에 대한) 교과서적인 내용을 추가했을 뿐 정식 문서가 아니다"며 검찰 측 증인임에도 불구하고 이 지사 측에 유리한 증언도 내놨다.

검찰은 전 분당구보건소장들을 통해 우위를 점하는 양상을 보였다.

전 분당구보건소 A 소장은 "당시 이 시장이 굉장히 얼굴이 빨개져서 나와 자신을 힐끗 쳐다보며 (강제 입원이) 안 되는 이유를 천가지 이상 가져오라고 하면서 시장실을 나갔다"고 주장했다.

재선 씨에 대한 강제입원을 수차례 반대했던 A 소장은 또 "창피하지만 그 당시에 힘들어서 굉장히 많이 울었다"면서 "2002년부터 지금까지 보건소장으로 재직하면서 1년 만에 교체된 적이 없었는데 이후 1년마다 움직였다"고 강조했다.

특히, A 소장은 일관된 진술로 이 지사 측을 궁지에 몰았다.

하지만 성남시정신건강센터장에게 재선 씨의 가족 설득용으로 평가 문건을 수정해줄 것을 부탁했다고 진술해 이 지사 측의 방어 논리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재선 씨에 대한 강제입원이 시도된 2012년 5월 수차례 반대 의견을 냈던 A 소장과 교체된 B 소장도 이 시장으로부터 수차례 질책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B 소장은 "당시 브라질로 출장을 간 이 시장으로부터 3차례 전화를 받았는데 '보건소장님 뭐하고 계십니까, (구 정신보건법) 25조에 의한 시장 입원이 가능한데 일련의 조치 안 하나, 이 양반아, 당신 보건소장 맞나'라는 질책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 시장은 "A 소장이 하기 싫어하는 걸 알았기 때문에 싫어서 갔나 보다 라고 생각했다"면서 "B 소장에게는 브라질 출장 중 전화를 건 사실 자체가 없다"고 부인했다.

이 지사 측은 마지막 증인신문인 18차 공판에서 대한신경정신의학회로부터 추천받은 '심리 부검' 전문 권위자인 정신과 전문의 백모 씨를 증인으로 내세워 반격에 나섰다.

변호인은 백 씨가 재선 씨와 관련된 의료기록과 녹취록 등 증거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감정증인 의견서'도 재판부에 제출했다.

백 씨는 재선 씨의 정신 상태에 대해 양극성 장애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양극성장애는 질병 경과 중 조증 혹은 경조증과 우울증삽화(Depressive Episode)가 모두 나타나는 기분장애를 말한다.

◇ 핵심 증거는 소견서? 기록문서? 녹취록?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월 1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이 지사 측은 17차 공판에서 재선 씨가 2012년 당시 정신병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의사 소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해 주목을 받았다.

소견서에는 "상기 환자(이재선 씨)는 2012년부터 과잉행동, 과대망상, 수면욕구 감소 등의 증상이 시작됐으며, 울증과 조증 증상(이) 반복되다 2014년 재발된 과대망상, 피해망상 및 과잉행동 등의 증상으로 본원에서 입원 치료했다"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2012년 당시 재선 씨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가지고 판단한 것이 아니었다. 소견서는 재선 씨가 2014년 11월 21일부터 12월 29일까지 재선 씨의 부인과 딸에 의해 국립부곡병원에 강제 입원된 당시에 작성된 것이다.

검찰은 전직 분당구보건소 보건행정과장이 사건 당시 작성한 일지 형식의 기록문서를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문서는 보건행정과장이 부임한 뒤 이 지사를 처음 만난 2012년 8월 17일부터 같은 해 10월 2일까지 일자별로 간략히 기록한 A4용지 2∼3장 분량이었다. 보건행정과장은 8월 17일 분당구보건소장, 팀장과 함께 시장실로 불려가 '사표를 내라'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아 부당한 지시를 해도 반대의견을 냈다는 것을 남기기 위해 기록한 것이었다.

이 지사 측은 문서 원본이 저장된 USB를 확보하지 않았다며 증거로 동의할 수 없다고 맞섰다. 검찰은 그러자 USB를 임의 제출 받아 결심공판에서 제출했다.

하지만 이 지사 측은 컴퓨터의 날짜를 변경하고 문서를 저장하면 언제든지 문서 작성 날짜를 조작할 수 있다며 법정에서 직접 시연해 검찰이 이를 반박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 지사 측은 재선 씨가 당시 정상적인 상태가 아님을 알 수 있는 녹취파일을 갖고도 다른 수사를 했다고 검찰을 비난했다.

변호인은 또 "재선 씨가 회계사무소 직원을 폭행한 의심이 드는 자료도 알려주지 않았다"며 "의도적이 아닐 수 있지만, 저희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 사건 수사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거기에 부합하는 증거들만 수집해서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검찰은 녹취록을 통해 이 지사가 친형과 형수에게 한 심한 욕설을 법정에서 하나하나 거론하며 역공을 펼쳤다.

검찰은 "피고인은 친형을 걱정하는 마음에 진단을 받으려고 했다고 주장하나 녹취록을 보면 친형에게 아주 심한 욕설을 계속하며 (정신병원에) 집어 넣어버리겠다고 했다"며 "형수에게는 일방적으로 욕설을 했는데 과연 이런 피고인의 태도가 당시에 정말 친형을 걱정하는 마음에 진단을 받으려고 한 건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또 "피고인은 친형을 걱정하는 마음에 강제진단을 검토했다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는 등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이에 상응하는 처벌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최후변론에서 자신이 살아온 길을 상세히 언급한 뒤 "재판장님, 두 배석 판사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도 앞서 변론에서 "(지사직을 잃게 되면)피고인의 (선거)반환 금액이 38억 원"이라며 "본인 입장에서는 파산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 지사의 운명을 가를 1심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6일 오후 3시 성남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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