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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혼'은 황혼이혼의 미화인가, 대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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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외수 졸혼 소식 알려지며 화제
배우 백일섭·차광수도 방송서 졸혼 소식 전해
아직까지는 '졸혼'과 관련해 비판 의식 높아
"졸혼은 이혼 대신 선택하는 가족 도피처"

이외수 작가 (사진=자료사진)

 

22일 작가 이외수와 부인 전영자씨의 졸혼 소식이 알려지며 '졸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씨는 우먼센스 5월호에 실린 인터뷰에서 "남편과의 이혼을 원치 않아 졸혼으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작년 말부터 전씨는 춘천에 이외수는 강원도 화천에 머무르며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씨는 "지금이라도 내 인생을 찾고 싶었다"면서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되지만 마음은 편안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 인생의 스승은 이외수"라면서 "나를 달구고 깨뜨리고 부쉈던 사람인 그를 존경하는 마음은 변함 없다"고 덧붙이며 응원했다.

지난 2004년 일본 작가 스기야마 유미코(杉山由美子)의 '졸혼 시대'(원제: 졸혼을 권함)에서 시작된 신조어인 '졸혼'은 말 그대로 '결혼 관계를 졸업한다'는 의미다.

법적으로 부부 관계는 유지하면서도 사는 공간과 각자의 생활, 취미 등을 간섭하지 않는 형태다.

과거 배우 백일섭, 차광수 등이 방송에 출연해 '졸혼' 했음을 공개적으로 알려 화제가 됐고, 졸혼에 대한 황혼 부부의 현실감 있는 사연을 전한 KBS 연속극 '아버지가 이상해' 역시 큰 호응을 받으며 종영했다. 이후 방송가에서는 부부를 별거시키는 설정의 예능을 쏟아내며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졸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아직까지 곱지 않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2018 은퇴백서'에 따르면 남성은 22%, 여성은 33% 정도만이 졸혼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부부의 개념을 넘어 제2의 삶을 찾는 계기' 보다는 '황혼 이혼을 미화하며 별거와 파경을 합리화하는 말'이라는 비판적 인식이 더 높은 셈이다.

문화평론가 김성수도 '졸혼'에 대해 "가정이 깨어진대도 법적 정리를 못해 차선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졸혼의 실체"라고 진단했다.

김성수는 "현재의 우리나라 가부장제에서 부부 관계를 정리하는 방법으로는 남성과 여성 모두 졸혼이 가장 유리하다"면서 "남성은 부양의 의무 등 이혼에 따른 재산 분할을 막을 수 있고, 여성은 집안일에서 자유로워지며 사회적 활동을 보장 받는 등의 장점이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졸혼은 이혼 대신 선택하는 가족도피처"라면서 "졸혼 자체는 비판적으로 봐야 하지만 졸혼을 선택하는 사람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가족 시스템은 부부가 이혼할 경우 (두 사람 가운데 상대적) 약자가 살아갈 수 없다"며 "정부가 나서서 이혼 가족에 대해 일정 부분 지원하는 제도 등이 필요하고, 이혼한 여성들을 이혼녀라고 부르는 등의 사회적 시선이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수는 "하지만 지금 같은 가족 시스템이 유지되면 졸혼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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