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건아. (사진=KBL 제공)
"건아도 선수들에게 이기적으로 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더라고요."
현대모비스는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전자랜드에 충격패를 당했다. 70대89, 19점 차 대패였다. 공격이 전혀 풀리지 않았다. 여기에 찰스 로드에게 31점 15리바운드를 헌납했다. 라건아는 14점 7리바운드.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17일 3차전에 앞서 "팀으로 진 경기"라면서 "선수들도 비디오를 보면서 자기 잘못을 이야기했다. 라건아도 선수들에게 이기적으로 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런 분위기로 싸울 것"이라고 팀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기적 마인드를 버린 라건아는 달랐다.
로드에게 두 번은 당하지 않았다. 로드가 3점 라인 밖에서 공을 잡으면 평소처럼 떨어져 수비하지 않고 찰싹 달라붙었다. 가뜩이나 기디 팟츠 없이 홀로 싸우는 로드가 지칠 수밖에 없었다. 로드는 14점 9리바운드에 그쳤다. 라건아는 19점에 리바운드 18개를 걷어냈다. 89대67 스코어도, 개인 성적으로도 완승이었다.
유재학 감독도 "라건아가 잘했다. 공격 리바운드 참여도 좋았고, 2차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다"면서 "로드가 1, 2차전에서 미드레인지 점퍼 시도가 많았고, 확률도 높았다. 공을 잡았을 때 보통 적극적으로 수비하지 않는데 나름 자기가 생각한 게 있으니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라건아도 "2차전에서 너무 못했다. 수비가 잘 풀리면 공격은 자연스럽게 풀리기에 후비에 집중했다"면서 "로드는 에너지가 넘치고 좋은 선수다. 2차전에서 많이 당했기에 공을 잡으면 무조건 압박해서 최대한 힘든 공격을 하도록 했다. 로드가 공격이 풀리면 덩크도 하고, 소리를 지르면서 분위기를 이끌기에 최대한 못하게 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라이벌이라 생각은 안 한다. 로드는 KBL에서 훌륭한 업적을 남겼다"면서 "워낙 잘하는 선수다. 필리핀에서도 상대하면서 느꼈다. 다만 라이벌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자랜드는 기디 팟츠가 부상으로 빠졌다. 대체 외국인 선수로 투 할로웨이를 데려올 예정. 빠르면 4차전부터 출전할 가능성도 있다.
라건아는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이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2016-2017시즌 삼성 유니폼을 입고 KGC에게 패한 기억이다. 당시 KGC는 키퍼 사익스가 1차전에서 쓰러졌다. 그럼에도 2~5차전을 2승2패로 마쳤다. 이후 6차전에서 새 외국인 선수 마이클 테일러가 합류하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라건아에게는 아픈 기억.
라건아는 "정규리그에서 머피 할로웨이가 다쳤을 때도 승리하기도 했다. 강팀이기에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면서 "대체 선수가 와도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 2년 전 챔피언결정전에서 사익스가 다쳐 테일러가 왔다. 다시는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집중하겠다. 정규리그 내내 있었던 선수처럼 상대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