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0일 개봉한 영화 '사바하' (사진=㈜외유내강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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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이자 대종교 교조인 홍암 나철의 유족이, 홍암 나철의 합성 사진을 극중 사이비 교주 역할에 쓴 것을 '만행'이라고 강력 비판하며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암 나철 대종사 유족 일동은 15일 성명을 내어 이같이 밝혔다. 유족들은 "㈜외유내강(대표 강혜정)이 제작한 영화 '사바하'(2019)는 서거한 지 100년도 지난 현재, 홍암 나철(弘巖 羅喆, 1863~1916) 대종사의 사진을 합성해 배우의 얼굴을 입히고 사이비 종교 지도자로 비하했다"면서 "참을 수 없는 경악과 억누를 수 없는 분노에 우리 유족들은 단호한 입장을 밝힌다"고 전했다.
유족들은 "일반인의 사진을 합성해도 문제가 될 일인데, 독립운동가의 사진으로 이런 만행을 저지르는 일들이 식민지배를 당했던 나라에서 일어났다. 일제강점기 우리나라 독립운동 역사가 현재 우리 사회에서 어떠한 위치에 놓여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제작사 ㈜외유내강에 △홍암 나철 대종사의 얼굴을 도려내고 남의 얼굴을 갖다 붙여 사이비 교주로 둔갑시킨 과정 배경·의도를 거짓 없이 고백할 것 △현재 사태가 한민족에 대한 역사적 대죄임을 깨닫고 그에 따른 단죄와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는 '사바하'에 대한 관리·감독과 중재를 정부 본연의 역할에 맞게 이행했는지, 현 사태를 어떻게 인식하고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지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유족들은 "이번 사태의 책임 주체인 문제의 영화 '사바하' 제작사 ㈜외유내강과 주무부처 문화체육관광부가 우리의 결의를 거부할 경우, 그 해결의 최종까지 이 시대 민족진영을 위시하여 시민사회 원로, 독립운동단체, 심각히 침해받은 해당 종교단체들, 그리고 뜻을 같이하는 모든 시민단체들과 지속적인 연대투쟁을 벌여 나갈 것임을 강력히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2월 20일 개봉한 영화 '사바하'에는 사이비 교주 풍사 김제석(정동환 분)이 나오는데, 이때 홍암 나철의 사진에서 얼굴만 바꾼 합성 사진을 썼다.
지난달 28일 이와 관련한 첫 보도가 나오자, 제작사 ㈜외유내강 측은 "제작진의 명백한 실수다. 정말 죄송하다"며 빠른 시일 내에 본편에서 문제의 사진을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종교는 지난 9일 서울동부지검에 '사바하' 제작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