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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할 수밖에 없는 논픽션…드라마 속 학교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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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4-1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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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범죄 유의하고 '신고하면 해결' 메시지 분명히 전달해야"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사진=연합뉴스)

 

불길한 징조도, 불안한 예감도 없던 익숙하고 평범한 아침이었다. 아들 선호(남다름 분)가 옥상에서 떨어져 혼수상태란 얘기를 듣기 전까지는.

JTBC 금토극 '아름다운 세상' 속 박무진(박희순)-강인하(추자현) 부부가 예고도 없이 맞닥뜨리게 된 이날은 픽션이지만 동시에 학교폭력 피해 자녀를 둔 부모가 겪은 현실이기도 하다.

이야기일 뿐이라는 것을 알고 봐도 분노할 수밖에 없는 학교폭력 소재 드라마는 꾸준히 나온다. 최근에만 해도 '아름다운 세상'뿐만 아니라 MBC TV 월화극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등 복수의 작품이 학교폭력 현실을 그렸다.

특히 '아름다운 세상' 속 학교폭력은 범죄 묘사부터 학폭 피해자와 가해자, 학부모와 학교 관계자 등 주변 인물들 태도까지 현실을 쏙 빼닮았다.

가해자인 준석(서동현) 아빠이자 학교 재단 이사장인 오진표(오만석)은 선호의 사고가 학교 이미지 추락으로 이어질까 전전긍긍한다. 교감 역시 인하가 다른 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조차 꺼리며 진상을 파헤치기는커녕 은폐하는 데 일조했다.

경찰도 명확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선호의 자살미수라고 결론지으려 하고, 준석 외 가해자 학부모들도 침묵하면서 오히려 동네 집값 하락을 걱정하는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인다. 가해자들은 "장난 좀 친 거였는데"라며 자신들이 저지른 일의 무게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속 선우(김민규)가 당한 폭력 역시 수위가 심각하다. 피해자가 되려 가해자로 몰리고, 교사 조진갑(김동욱)은 선우를 구하려는 과정에서 폭력교사라는 누명을 쓰고 교단을 떠난 과정만 봐도 성인 조직의 범죄 못지않다.

이렇듯 학교폭력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드라마들에 시청자들은 각각 학생, 학부모, 교사 입장에서 분노한다. 고통스러운 과정에는 공감하고, 권선징악의 결말에는 충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통쾌함도 느낀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드라마가 학교폭력을 담을 때는 공감 기능 외에 더 많은 부분에서 조심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아름다운 세상'(사진=연합뉴스)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장은 14일 "피해자가 가해자로 몰리는 에피소드 등은 오히려 아이들에게 모방범죄 여지를 줄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상스러운 말 등으로 피해자를 욱하게 만들어서 '쌍방 피해'로 가게 되면 피해자가 오래 피해를 봤더라도 같이 처벌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 그런 걸 상세하게 재현하면 모방 범죄를 부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학교폭력을 신고하면 보호받을 수 있고 문제가 해결된다는 메시지도 충분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조 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애써도 권력 앞에선 안 된다'라는 메시지로 가면 폭력이 정당화된다"라며 "학교폭력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라면 '죄를 지으면 언제라도 벌을 받는다'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줘야 한다"라고 했다.

현직 교사 임모(33·여) 씨도 "현실은 잔혹하고 학교폭력에 대한 처벌도 그리 세지 않다"라며 "드라마에서라도 학교폭력위원회를 통해 정의가 구현되고 가해자 처벌이 강화되는 모습이 그려져서 현실도 개선이 되면 좋겠다"라고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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